[창업트렌드] 4차 산업혁명, 피하지 말고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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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409 등록일등록일: 2017-06-15본문
로봇이 만든 음식 품질 균일…들쑥날쑥 사람보다 실력좋아
효율성 좋고 인건비도 절감…미래 창업에 대세될수도
▲얌샘김밥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살아남을 것과 없어질 것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가 대신할 화이트칼라 직종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거기에는 회계사 변호사 의사 같은 전문직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심지어 고액 과외도 로봇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인간 역사 이래 모든 법률 지식을 담고 분석하는 로봇 법학자가 그렇듯이 모든 교과 지식과 시험의 유형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사람이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이미 로봇 가정교사가 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이 개발한 로봇 가정교사도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다.
요즘 최저시급 논란으로 자영업자들 마음을 졸이게 하는 매장 서비스직과 주방직도 '최고 수준'만 남기고 어중간한 경쟁력을 가진 사람들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카지노딜러, 로봇 판매원, 로봇 셰프들이 그들을 대신할 것이다.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서는 절대로 손님에게 화를 내지 않는 로봇 판매원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음식점 계산대는 사람 대신 무인 포스가 보편화하고 있다. 한두 달치 인건비를 투자하면 무인 포스를 설치하고 영원히 캐셔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푸드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최고급 식당이 아니라면 셰프들이 설 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식품공장에서 나오는 완제품 수준의 가공품과 수제 요리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히트한 오뚜기피자는 냉동 제품임에도 저렴한 가격에 웬만한 음식점 뺨치는 가성비로 피자 전문점들을 위협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매장에는 센트럴키친, 즉 중앙집중식 주방에서 공급된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어떤 경우는 수제보다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는다. 음식점의 핵심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변함없이 동일한 맛을 내는 일관성인데 사람이 조리할 경우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푸드테크를 고도화하면 들쑥날쑥한 사람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균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대를 이어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한촌설렁탕 정보연 사장은 부모님의 손맛을 공장에서 구현했다. 사람이 손으로 육수를 만들면 맛이 계속 바뀌는데 공장에서 만든 육수는 그렇지 않다. 수제 육수가 편차가 심해서 최고점 100점과 최저점 50점 사이에서 평균 70점 정도의 맛을 구현한다면 공장에서는 평균 87점 수준에서 한결같은 맛을 낼 수 있다.
정 사장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밤새워서 육수를 만드는 위험하고 고생스러운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사람 손맛은 항상 동일한 맛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표준화된 맛의 육수 개발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17년 역사를 가진 분식 브랜드인 얌샘김밥은 프리미엄 김밥 브랜드임에도 식사에서 돈가스 메뉴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거기에는 '품질 경쟁력'을 만드는 숨은 이유가 있다. 바로 푸드테크놀로지다. 얌샘김밥의 돈가스는 냉장육을 사용한 것이다. 시중에는 냉장육으로 만든 돈가스가 거의 없다. 냉장육 사용 시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해 대량 생산이 힘들다. 얌샘은 냉장육을 활용해 수제 방식으로 돈가스를 대량 생산하는 설비를 개발해 오래전에 특허를 받았다. 지난해에도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 인증 식품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자체 공장과 연계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 개발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얌샘김밥은 매장 공급품의 80%를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연구소'나 '자체 공장'을 가지는 것은 가맹본부 몸집을 무겁게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푸드테크'가 외식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황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아웃소싱이든 내재화된 기능이든 '연구개발 전문성'에 대한 관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6평, 10평 매장에서 4000만원대, 5000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 탄생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반찬 전문점 '국선생'의 경우 70여 개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2000만원대가 넘는다. '국선생'의 성공 뒤에는 '푸드테크'와 '식품에 대한 철학'이 공존하고 있다. 기술력을 활용해 최대한 완성도를 높인 메뉴를 공급하면서도 원재료 선정에는 건강과 안전이라는 원칙과 철학을 고수해 중산층 주부들의 마음을 얻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4차 산업혁명을 거대 기업에나 해당하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당장의 현실이 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성과는 빠른 속도로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라면 10년이 아니라 이미 5년 후면 강산이 바뀌는 일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 지금 새 승용차를 구매해야 하는 고객들은 2~3년 전의 자동차 구매 때와는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 외식업이나 식문화사업, 창업자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금 업종 선정 기준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과 활용을 극대화한 업종을 택할 것인지, 4차 산업혁명이 대체할 수 없는 업태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새로 생길 것인지, 어떤 것이 경쟁우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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