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곳으로 확장 이전 후 매출 2배 껑충! 고깃집의 스마트한 성공비결
페이지 정보
조회:514 등록일등록일: 2024-11-28본문
대박 식당들 중에는 사업에 변화를 줬는데 갑자기 손님이 뚝 끊기고 잘 안되기 시작했다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확장 이전을 할 때는 더 조심해야 한다.
강원도 횡성의 <함밭식당>이 확장이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위험하다며 말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사 잘되던 자리를 버리고 인적 드문 곳으로 이전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함밭식당>은 이전 후 외진 자리에서 더 잘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아버지가 하던 식당 물려받다
<함밭식당>의 김남규 사장(48)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을 물려받아 22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강원도 횡성에서 나고 자라 대학에서 축산가공학을 전공했다. 그 후 잠깐의 직장생활을 한 뒤, 2002년 아버지가 하던 <함밭식당>을 물려받았다.
<함밭식당>의 전신은 김 사장의 조부모가 횡성시장에서 운영하던 식당이다. 조부는 횡성 우시장에서 소 도축 및 유통을 했는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 사람들을 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많이 대접했다. 그게 확장이 돼 조부모님이 횡성시장에 식당을 차렸다. 그게 1975년경이다. 사람들이 그 식당을 함바집이라고 불렀다. 함바집은 공사장에서 운영되는 식당이라, 차별화를 두기 위해 <함밭집>이라고 이름 지었다.
1982년에는 그 식당을 김남규 사장의 부모님이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함밭식당>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2002년 김 사장이 물려받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확장 이전 후 매출이 두 배 오르다
김남규 사장은 2002년 식당을 물려받으며 확장 이전했다. 위치는 강원도 횡성읍 섬강로다. 강가 근처이다. 외곽지역이고, 주변에 건물도 없다. 뒤편에 종합운동장과 체육시설이 약간 있다. 확장 이전하며 든 비용은 땅 매입비용 포함해 5~6억 정도다. 1~2층 건물이고, 건평이 100평이다. 주방은 25~30평 정도다.
횡성의 맛집이었던 식당이 외곽 지역으로 옮기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누가 멀리까지 와서 먹겠느냐, 왜 잘 되던 식당을 옮기냐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김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기존의 식당은 주차시설이 부족했다. 앞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주차장이 없으면 장사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식 맛이 좋으면 다 찾아오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사장의 생각은 맞았다. 확장 이전을 한 뒤 매출이 두 배로 올랐다. 식당이 150석인데, 평일 낮에도 100석 이상이 다 들어찰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이름만으로 그냥 잘된 건 아니다. 잘되는 집은 고객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비결이 있다.
<함밭식당>의 성공 뒤에는 맛 관리, 마케팅,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 특히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도 참여해 디지털 사이니지를 도입하는 등 스마트식당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다.
확장 이전 이후 매출은 점점 우상향해 <함밭식당은> 현재 연간 7억5천만 원 정도를 올린다. 순수익은 20% 정도다. 비결은 무엇일까?
◆90% 이상 횡성 암소고기 사용
첫째, ‘횡성 암소고기 사용’이다.
김 사장은 횡성축협에서 일주일에 나오는 암소 중에 원하는 등급과 원하는 부위를 매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90%이상이 암소고기다. 원하는 등급이 안 나왔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거세우를 쓰기도 한다. 거세우란 생식기능을 제거한 수소다. 횡성은 거세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암소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축협에서 받은 고기는 김 사장이 손질해서 숙성을 시킨다. 대학에서 배운 고기숙성기술에 김 사장 나름대로 연구한 숙성비법을 접목했다. 숙성의 포인트는 일정한 온도와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다.
◆꼼꼼한 고기 손질...“내가 못 먹는 것은 손님도 못 먹는다”
둘째, ‘꼼꼼한 고기 손질’이다.
김 사장은 축협에서 고기가 발골된 상태로 진공포장 되어 들어오면 다시 손질을 한다. 특히 육회용 고기는 실핏줄, 근막 같은 것도 다 제거를 한다. 육회를 먹을 때 가끔 껌처럼 씹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김 사장만의 장사철학이 있다. 바로 ‘내가 못 먹는 것은 손님도 못 먹는다’이다. 내가,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식당 음식을 만든다.
셋째, ‘끊임없는 메뉴개발’이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식당이지만 메뉴 개발도 꾸준히 직접한다.
올 여름에 개발해 출시한 ‘육회냉면’은 명태회냉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횡성 한우의 특징을 살린 냉면에 육회가 올라가는 냉면이다. 야채가 너무 많으면 쫄면 같고, 야채가 적으면 일반 냉면과 다를 바 없어서 배와 오이만 넣고 만들었다.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올여름 대히트를 했다. 가격은 1만1천 원이다.
된장소면도 인기 메뉴다. 된장찌개를 시킨 뒤 소면을 찾는 손님들에서 착안해 된장찌개에 소면을 넣어서 내놓으니 반응이 좋다. 가격은 소자가 5천 원, 대자가 1만 원이다.
<함밭식당>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한우 로스구이다. 고기는 식당 옆에서 운영 중인 정육점에서 손님이 직접 구매해 먹는 시스템이다. 고기 메뉴 주문 시 상차림비가 4000원 있다. 학생은 받지 않는다.
그밖에 ‘육개장’, ‘백반류’, ‘두루치기’, ‘육회 비빔밥’ 등의 식사메뉴도 인기 메뉴다. 식사 메뉴의 평균 가격은 1만 원대이다.
◆1년 담그는 김치만 1500포기...식사메뉴 퀄리티도 높아
넷째, ‘직접 담근 김치와 장 맛’이다.
<함밭식당>에는 40년 된 단골손님들이 많다. 음식 맛이 조금만 변해도 손님들은 금방 알아챈다. 재료 하나만 바뀌어도 주방장이 바뀌었냐, 무슨 일 있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김 사장은 식재료 선정부터 음식 조리에 굉장한 정성을 쏟는다.
특히 김치와 장맛에 신경을 맛이 쓴다. 김 사장은 매년 김치와 장을 직접 담근다. 김치는 김장철에 국내산 고춧가루로 1500포기씩 만들어 보관한다. 식당 뒤편의 5평 크기의 김치저장고가 꽉 찬다.
장도 국산콩으로 메주를 띄우고, 띄운 메주를 가지고 장을 만들어 그 장으로 쌈장과 된장찌개를 제공한다.
다섯째, ‘퀄리티 높은 식사메뉴’이다. 보통 고깃집에서는 식사메뉴에는 신경을 덜 쓰는 경우가 많다. <함밭식당>은 식사메뉴 퀄리티도 뛰어나다. 특히 ‘두루치기’와 ‘육개장’이 반응이 좋다.
‘두루치기’는 직접 만든 묵은지와 삼겹살이 들어간다. 다른 식당은 보통 앞다리살을 쓰지만 삼겹살을 써서 퀄리티를 높였다.
‘육개장’의 포인트는 ‘두태기름’이다. 두태기름은 소를 도축할 때 나오는 콩팥 밑에 조그만 기름덩이이다. 굉장히 고소하다. 그 두태기름을 직접 소 도축장에 가서 가져온다. 두태기름을 모아서 잘게 다져서 끓인 뒤 마늘하고 생강, 고춧가루를 넣고 다대기를 만들어 육개장을 끓인다. 이런 정성이 들어간 육개장의 가격이 1만 원이다.
◆오직 육회 먹기 위해 서울에서 온 손님
여섯째, ‘고객의 충성도’이다.
<함밭식당>은 재방문율이 60% 이상이다. 지역주민은 물론, 타지역 손님들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김남규 사장이 잊지 못하는 손님이 있다.
김 사장은 “80대 대학교수가 있었다. 서울에서 오로지 우리 식당 육회를 먹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방문했다. 4시간 거리를 사모님이 운전해서 같이 와서 먹고 가다가 어느 날부터 오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 사모님이 자녀들과 함께 와서 육회를 포장해 갔다. 교수님과 왜 같이 오지 않았냐고 묻자 돌아가셨다고 했다. 제사상에 올리려고 포장해가는 거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왈칵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높은 재방문율과 충성고객의 비결은 당연히 좋은 식재료와 정성이 깃든 음식의 퀄리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언제 식당에 와도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맛도 고객을 다시 발걸음하게 만드는 중요한 비결일 것이다.
광고 효과도 컸다. 확장 이전을 하며 SNS에 광고를 많이 한 게 효과를 봤다. 주말에 횡성 한우를 먹으러 오는 손님과, 평일에 육개장과 두루치기 등의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
◆사이니지 도입으로 매장 스마트화
일곱째, ‘재투자 통한 식당의 시설 개선’이다.
주변에 보면 오래되고 낡은 시설을 개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식당들이 의외로 많다. <함밭식당>은 반대다.
김 사장은 2002년 식당을 확장이전 후에도 새로운 매장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인테리어와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시설에 재투자하는 이유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신경 쓰지 않아도 식당이 잘 운영되면 시설 개선에 게을러질 수 있다. 하지만 단골들과 신규고객을 모으기 위해서는 항상 식당을 잘 꾸며놓아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올해는 식당개선을 위해 디지털사이니지와 사이니지 웨이팅보드를 도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에 선정이 되어 도입하게 되었다.
사이니지 효과는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이니지에 식당의 메뉴와 음식 먹는 방법을 틀어놓자 손님들이 따라하는 것을 봤다. 홍보효과도 있을 것 같아서 도입했다. 사이니지 웨이팅보드는 수기로 작성하던 대기표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 들여놓았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웨이팅이 있을 때가 많아 필요한 스마트기기다.
도입비용은 부가세 포함 188만6000원이 들었다. 국비 지원율은 80%이다. 김 사장은 장애인 지원을 받았다. 김 사장은 군대에 있을 때 무릎을 다쳐 장애 판정을 받은 국가유공자다.
◆전문인력 도입 필요...시그니처 메뉴로 제2 식당 차리는 게 목표
7억 원대 연매출을 올리는 사장님의 고충은 무엇일까? 김 사장은 구인난과 전문인력의 부족을 꼽는다.
김 사장은 말한다. “횡성은 인구 5만이 안 되는 작은 도시다. 인력이 부족하고, 구인난이 심각하다. 고기 손질과 주방 메뉴 조리를 맡아서 할 전문 인력이 없다. 그래서 나와 아내가 다 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가족경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도다.”
김 사장은 인력난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함밭식당>에 대한 애착이 크다. 1975년에 작은 시장통의 식당에서 시작되어 50년을 이어왔다. 앞으로 힘 닿는 데까지 일을 해 백년식당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더불어 <함밭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육개장과 두루치기를 별도로 판매하는 제2 식당을 열어보는 것도 계획 중이다. 레시피를 표준화해 전문 요리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게 김 사장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