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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트렌드] 창업시장은 지금 '60 스타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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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132 등록일등록일: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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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선 은퇴할 나이지만 창업·업종전환 시도 늘어

지자체, 시니어 창업자위한 교육 프로그램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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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형씨가 인천에서 창업한 오븐구이 전문점.


인천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던 이익형 씨(61)는 올해 6월 '돈치킨' 인천제물포점을 열어 업종을 전환했다. 


10년 동안 운영했던 족발집을 닫은 건 수익 악화 때문이었다. 2016년 초 인근에 깔끔하고 현대적인 족발 전문점이 들어오고, 무한리필 삼겹살 전문점까지 생기면서 매출이 40%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식자재비,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이익은 더욱 줄어들었다.

고정비용을 줄이려고 직원을 대폭 줄이고 주방 찬모 한 명과 홀 서빙 한 명만으로 매장을 운영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못 됐다.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적자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업종 전환을 택했다. 60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이씨는 과감히 변화를 선택했다. 본인 나이를 고려해서 건강에 좋은 음식 위주로 새로운 메뉴를 살펴보다가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 오븐구이 치킨집을 열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씨는 현재 22평 매장에서 평일 140만원, 주말 17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직 배달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데도 올린 성과로 더 고무적이다. 앞으로 배달앱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점차 신경을 쓰면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반 기업체에서 60세는 은퇴 연령이다. 하지만 창업시장에선 아니다. 과감한 재투자와 업종 변경으로 성공한 이씨처럼 60세는 은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나이다. 


출산율은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령화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50대와 60대 인구는 1300만명에 육박한다. 공기업 등을 제외한 일반 기업의 은퇴 연령은 5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이다. 실제로 50대 중반에 은퇴를 하면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건강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창업도 엄두를 못 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소상공인들 중에는 60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업가들이 많다. 현장 업무에 적응만 되면 이씨처럼 60대 나이에도 얼마든지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 칼국수 전문점 '밀겨울' 가산디폴리스점을 운영하는 방미영 씨(62·여)가 그런 사례다. 방씨는 오랫동안 은행에 근무하다가 2013년 김밥 전문점을 창업했다. 오픈 당시만 해도 인근에 경쟁점이 없어서 안정된 매출을 올렸지만 인근에 브랜드 김밥 전문점이 새로 생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물 2층에 백반 전문점이 추가로 문을 열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올해 나이 62세. 기업에서 은퇴했고 편하게 쉴 나이도 됐다는 게 주변 생각이었지만 4년 동안 자영업 현장에서 단련된 몸이라 기꺼이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대신 나이를 고려해서 주방이 간편한 업종을 선택했다. 2017년 5월 '가격파괴' 칼국수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육수 우려내기 등 복잡한 주방일 없이 라면처럼 간단하게 칼국수를 조리할 수 있는 곳이다. 품이 덜 드는 대신 모든 메뉴를 3000~4000원대에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를 끄는 곳이다. 본인 나이를 감안해 1일 매출 목표 50만원만 달성해도 만족스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루 1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요즘은 제대로 된 '60 스타트'를 위해 50대 중반부터 미리 창업에 도전해 감을 익히는 사람들도 있다. 창업에 관심을 가진 시니어들이 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나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도 60대 창업자들을 겨낭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니어 사업가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건 현장 감각과 건강, 사업의 안정성이다. 사업 운영은 일단 2~3년만 적응하면 예순이 넘어서도 현장을 너끈히 지킬 수 있다. 비슷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업종이나 부동산·금융자산 등 본인이 가진 여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찾는 것이 좋다. 생활과 사업이 하나가 되는 업종도 인기다. 자녀들과 함께하는 세대융합 창업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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