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더 퍼부어라' 피자마루 이영존 대표의 경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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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051 등록일등록일: 2017-04-18본문
2017년 3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수는 560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중에서 가맹점수 100개가 넘는 브랜드는 400개가 채 안된다.
브랜드는 많지만, 정작 가맹점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탄탄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적다는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이런 현실에서 돋보이는 브랜드 중 하나가 ‘피자마루’다. 피자마루는 2017년 3월 현재 62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 무한 경쟁 시대에 가맹점 매출 3% 신장
최근 피자전문점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브런치 카페는 물론 중국집 심지어 떡볶이전문점에서도 피자를 파는 시대다. 최근에는 대형 식품업체가 프리미엄급 피자를 냉동피자로 출시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자업계의 경영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자마루는 지난해 가맹점 연평균 매출 3% 상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진출도 활발하다. 2016년 1월 미국 뉴욕에 90평 규모의 1호점을 열었으며 올해 3월에는 뉴저지에 495㎡ 규모 매장을 오픈했다. 조만간 뉴욕 맨해튼에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홍콩 매장은 처음에는 코스웨이베이에 있는 푸드코트에 10평 규모로 출점했으나 현지의 반응이 좋아서 80평규모로 확장 이전했다. 이 곳의 한 달 매출액은 1억8000만원대에 달한다. 현지에서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콩 매장을 보고 싱가폴에서도 문의가 들어와 이달 중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베이징에 2개의 매장이 있다. 1호점은 330㎡이며, 2호점은 595㎡이다. 3호점은 우리나라 한식 브랜드 이바돔과 함께 콜라보 매장으로 출점할 계획이다. 총 2000㎡규모의 이바돔 매장안에 265㎡대 규모로 출점하게 된다.
2006년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10년만에 600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지금도 안정적인 영업을 계속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이영존 피자마루 대표./피자마루 제공
피자마루의 이영존 대표는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었다. 군 지휘관 출신인 그는 전역 후 500만원으로 분식점을 창업했다. 이후 치킨, 주점 등 다양한 업종에 도전했으나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만나게 된 천직, 인생템이 바로 피자였다.
그는 피자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피자헛, 도미노 등 대형 브랜드의 서슬이 시퍼런 가운데서 다윗처럼 맞섰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품질로 한국 소형 피자점의 매운 맛을 제대로 과시하며 성공적으로 지역 사회에 자리를 잡았다. 개인 피자 사업에서 성공한 이후 레스토랑형 피자전문점을 운영하며 소형피자 브랜드의 프랜차이즈화를 꾀했으나 첫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시행착오를 통해서 쌓은 탄탄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6년에 설립한 브랜드가 바로 ‘피자마루’다. 피자마루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영존 대표의 노하우가 집약됐다.
이 대표는 피자의 품질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그 핵심은 피자의 기본인 도우다. 12가지 곡물을 사용한 도우, 녹차와 클로렐라 등을 넣은 그린웰빙도우까지 도우를 차별화해 승부를 걸었다.
가성비를 내세운 영업전략도 제대로 통했다. 피자마루는 배달을 하지 않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피자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가 배달 대신 테이크 아웃을 택한 이유는 배달 직원의 잦은 사고때문이었다. 배달 피자점은 임대료가 저렴한 대신 홍보비가 많이 들고 배달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피자마루는 입지가 좋은 자리에 입점해 홍보비와 배달인건비를 절약하면서 테이크 아웃을 통해 가맹점주들이 피자 품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 피자마루의 도우 공장./피자마루 제공
◆ 불황에 더 공격적인 경영, 도우공장 건립과 지속적인 신메뉴 출시
피자마루는 최근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도우 공장을 건립했다. 연면적 2900㎡에 이르는 도우 공장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의 도우 공장보다 규모가 더 크다. 요즘 같은 불황에 과감한 투자를 한 배경에는 본질에 대한 투자와 이를 통한 경쟁력 확보만이 살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째도 가맹점 매출, 둘째도 가맹점 매출을 강조하는 이 대표는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동업종은 물론 외식업계 전반의 흐름을 살피면서 트렌드를 반영하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피자마루의 대표 상품인 ‘몽뻬르피자’의 경우 엣지 부분을 수제식으로 꼬은 것이 특징이다. 피자 도우 엣지 부분을 잘 먹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상큼한 크림치즈무스와 쫄깃한 스트링치즈를 가미해 엣지를 먹는 즐거움을 높였다.
‘몬스터피자’는 매장에서 이미 사용하던 원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프리미엄화 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특별히 손이 더 가지 않아도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기존 메뉴의 가격은 6900원이나 몬스터 피자는 10900원대이다.
2015년 중심가에서 젊은층들 사이에 시카고 피자 붐이 일자 피자마루는 주택가에서도 시카고피자를 맛볼 수 있도록 신메뉴로 도입했다. 고품질 저가격에, 개성있는 도우, 가성비 높은 품질은 어려운 피자 업계의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는 핵심 성공비결이다.
▲ 피자마루의 프리미엄 피자인 ‘몬스터피자’./피자마루 제공
◆ 글로벌 사업 확장에 번 수익금으로 가맹점포 환경 개선 지원
브랜드 역사가 10년이 넘어서면서 안게 된 과제 중에 하나는 오래되고 낡은 매장들의 점포환경개선이다. 이 대표는 2016년부터 오래된 매장의 점포환경개선을 가맹본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를 위해 5000만원을 책정해서 지원했으나 올해는 2억원을 책정해 뒀다. 현재 해외 매장에서 들어오는 로얄티 수입으로 기존 가맹점의 점포환경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피자마루 가맹점은 10평대의 소형매장이 대부분으로 점포환경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1개 매장당 700만원이면 충분하다. 가맹본사가 300만원 정도를 지원하면 가맹점이 400만~500만원을 투자한다.
사람들의 마음 자세는 변하기 어렵다. 하지만 점포의 환경이 바뀌면서 가맹점주들의 마음가짐이 바뀌고 있다. 덩달아 고객만족도도 높아져 가맹점의 매출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피자마루의 목표는 가맹점 연평균 매출 10% 증대이다. 이를 위해 가맹점주 워크샵을 통해서 어려운 시장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정신 무장을 시키는 한편 가맹점주들로 구성된 마케팅협의회를 통해서 매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 피자마루 매장 전경. 피자마루는 가성비를 강조하지만 깨끗한 인테리어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피자마루 제공
◆ 성공하는 가맹점주 VS 실패하는 가맹점주
이영존 대표에 따르면 매출이 높고 사업을 잘 하는 가맹점주들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판매하는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둘째, 맛에 대한 열정을 갖고 제품을 만들 때 정성을 다한다. 셋째,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서비스를 잘 한다. 넷째, 위생관리에 뛰어나다. 다섯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한다.
반면 실패하는 사업자들은 이익만 따지고 자신이 힘들다고 생각해 품질관리를 대충한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말투나 표정이 나쁘다. 가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이 매장을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해 마케팅을 하지 않으며, 위생관리 상태도 엉망이다.
이 대표는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생각으로 가맹본부를 설립하지만, 가맹점 숫자만큼의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게 프랜차이즈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직영점은 가맹본부만 손해보면 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가맹점의 실패를 방치하면 안되므로 지속가능 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CEO의 이런 생각이 피자마루의 지속 성장 비결이다.
▲ 이영존 피자마루 대표./피자마루 제공
◆ 이영존 대표를 통해 배우는 성공비결
1. 가맹점주 마음을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다양한 자영업 경험을 갖고 있어 누구보다 가맹점주의 어려운 사정을 잘 안다. 상권을 보장해주고 가맹점주와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키는 기업 문화는 여기서 비롯된다.
2. 피자에 대한 열정이다. 스스로 피자에 미쳤다고 표현할 만큼 피자의 맛과 품질에 헌신적이다. 오랫동안 외골수로 피자를 연구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피자의 흐름이 눈에 잘 들어온다. 최근에는 국내 최고 피자전문가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3. 야전사령관 스타일이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현장을 발로 뛴다.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현장에 가보고 실무 교육도 직접 받는다. 본인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4. 소통 능력이다. 시장 조사를 하면 이대표가 직접 직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한다. 사업의 중요한 안건에 대해서는 가맹점주들과 8시간 마라톤 회의를 벌이기도 한다. 회사가 사용하는 마케팅비 내역은 가맹점주들에게 영수증까지 제시하면서 자세하게 공개한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는 것이 오해를 없애고 화합하며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소통 활성화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5. 겸손하다. 회사가 성장하면 경영자들이 체면 때문에 실무자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영존 대표는 지금도 궁금한 게 있으면 실무직원을 찾아가서 함께 논의하고 직접 실무교육을 받으러 가고 술잔을 기울이며 사람들과 어울린다.
6. 끊임없이 공부한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덜했는데 돈 버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은 재미있다고 말하는 이영존 대표는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16개 과정을 공부했으며 배울 내용이 있는 과정은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7. 끝맺음을 아름답게 한다. 가맹계약이 끝나더라도 관계가 잘 마무리되도록 가맹본사에서 행사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회사 직원이 퇴사를 할 때도 황금열쇠를 주는 등 서로 지속적으로 호의를 가질 수 있도록 챙긴다. 성과를 내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직원을 위해서는 일부러라도 회사에 성과를 내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8. 장기 근속 직원이 많다. 약속을 지킨다는 믿음이 조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군지휘관을 했던 리더십도 한 몫한다. 이 대표는 매사에 능동적이고 직접 발로 뛴다. 하지만 요즘은 CEO의 그런 능동성이 오히려 단점이라고 생각해 직원들 스스로 업무를 주도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9. 사업에만 집중한다. 보통 회사 규모가 커지면 사장들이 사업에 집중하지 않고 한 눈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영존 대표는 전문경영인을 두고 있는 지금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회사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부지런하다. 자영업을 시작할 때부터 오랜 세월 몸에 밴 습관이다. 아침형 인간인 이 대표는 새벽 4시반이면 기상한다. 하지만 스스로 CEO가 너무 부지런해서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11.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 스테이크, 치킨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지만 그 때의 경험을 현재 국내외에서 매장을 전개하는데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