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스타] 4년만에 가맹점 310개, 380억 매출, 오봉집 신화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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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73 등록일등록일: 2025-11-18본문
해외에서 한식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오복 오봉집(이하 오봉집)’이다.
오봉집의 호주 시드니 매장은 25평 매장에서 월 3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 있는 매장도 작은 평수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동경에 2개 매장이 있고 한 개가 곧 추가 오픈될 예정이다. 싱가폴에도 매장이 오픈 준비 중이고 홍콩에는 내년 1월에 문을 연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해 K한식 대표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는 주인공은 낙지.보쌈요리 브랜드 ‘오복 오봉집’이다.
◆40년간 식당일을 하신 어머니에 대한 존경을 담은 브랜드
2020년에 출발한 오봉집은 4년만에 가맹점 300개를 돌파했다. 현재 가맹점 수는 310개. 가맹본사 연 매출액은 380억원대다.
오봉집 간판에는 사람 얼굴이 있다. 오복 오봉집 창업자인 안광선 대표(45세, 이하 오봉집)의 어머니 얼굴이다. 그는 40년간 식당에서 일하신 어머니의 한을 외식 프랜차이즈의 성공으로 보답했다. 평생 식당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한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한식에 대한 진심을 담은 간판에 담은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기간에 대박 브랜드로 성공
안광선 대표는 오봉집을 하기 전에 1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장 처음에 도전했던 브랜드는 저가로 파는 퓨전선술집의 가맹점이었다. 첫 창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돈을 모아서 여러 브랜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다점포 사업자 반열에 올랐다.
만나슈퍼, 대마족발 등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프랜차이즈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열심히 해도 가맹점 100개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게 됐다. 정부의 영업 규제로 월세도 못내는 매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봉집’을 만들었는데 그 매장이 빅히트를 기록했다. 오봉집 1호점은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정부의 영업 시간 규제가 삼엄하던 코로나 기간에 1층까지 고객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오봉점 1호점이 홍보 한 번 없이 놀라운 매출을 기록하고, 여세를 몰아 단번에 전국 300개 가맹점을 확장하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는 비결이 뭘까?
◆새로움에 익숙함을 더하다
첫째, 새로움이다. 지금은 모방 업체들이 많이 생겼지만 2020년 오봉집이 시작할 무렵 낙지와 보쌈의 조합은 매우 이색적이고 새로웠다. 지방 노포 식당 중에 몇 곳만 그런 사례가 있었다.
‘오복 오봉집’이라는 상호에서 오복은 다섯 가지 복 중에 건강이 최고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고기는 삶은 고기가 가장 건강하고, 낙지는 자양강장에 최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 두 메뉴의 조합은 30~40대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먼저 시각을 잡아라
둘째, 시각적인 놀라움이다. 오봉집의 특징은 오봉에 보쌈과 낙지, 쟁반막국수, 7~8가지 반찬을 모두 담는다. 요즘은 사진부터 찍고 먹는 시대다. 시각적으로 놀라움을 주고 카메라를 먼저 들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높은 가맹점 매출의 비결은 이 것
셋째, 탄탄한 메뉴 구성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하루에 밥을 네 끼 먹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모든 외식 사업자의 고민은 고객이 얼마나 자주 식당으로 오게 만드느냐다. 오봉집은 낙지와 보쌈, 한상차림을 조합해 밥, 술, 일상식, 외식, 가족모임, 직장인 점심, 술자리가 모두 가능한 메뉴 구성덕분이다. 고객이 자주 와서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구조는 놀라운 매출로 이어졌다.
2020년 첫 매장의 오픈 첫날 매출은 40만원. 일주일이 지나자 하루 매출이 150만원으로 오르더니, 정확히 한 달만에 일매출 400만원을 달성했다. 3개월후에는 월 매출 1억4천만원까지 올랐고, 1호점은 지금도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건물 2층에 있는 35평 매장에서 이룬 성과다.
1호점의 성공을 보면서 지인들이 가맹점을 개설했고, 전국에 오봉집 열풍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탄탄한 메뉴 구성은 가맹점들이 작은 상권에서도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가심비와 맛이 만나면 천하무적
넷째, 가심비다. 오봉집의 사훈은 ‘고객을 배부르게’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영업 시간 규제로 월세도 못낼 정도로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에 ‘간 쓸개를 모두 빼주자는 심정’으로 푸짐하게 차려냈다. 한 상림은 시각적으로도 눈길을 끌었지만 푸짐함을 극대화한다.
안광선 대표는 ‘맛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이 가성비’이고 여기에 맛까지 잡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높은 매출이 고객의 만족을 증명했다.
◆가심비와 맛이 만나면
다섯째, 친근함과 익숙함이다. 낙지+보쌈 조합은 새로웠지만 안대표는 기존 매장에 간판만 바꿔달아 일부러 노포처럼 연출했다. 1호점이 있던 마곡지역은 신도시라 새식당들이 즐비했다. 오봉집은 반대로 갔다. 다소 촌스러운 간판과 허름한 인테리어로 한식 카테고리에서 ‘노포 감성’의 익숙함을 의도적으로 더해 고객이 편하게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한식은 오래될수록 더 친근하고 푸근하기 때문이다. 옛날 오봉을 사용한 것과 간판에 어머니 얼굴을 넣은 것도 모두 친근한 노포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됐다.
◆숨어있는 노하우를 찾아서
여섯째, 학습과 성공한 기업가들가의 네트워킹이다. 다점포 사업가로서는 성공했지만, 사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정체돼 있을 당시 안광선 대표는 외톨이였다. 회사에서 오로지 내 사업에 열심히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사업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안 대표가 돌파구로 택한 건 각종 교육에 참여해 다양한 기업가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90%는 이미 안 대표도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10%가 그에게 돌파구를 만들어줬다. 교육 자체도 도움이 됐지만, 진짜 인사이트는 교육과정에서 만난 성공한 기업가들의 숨은 노하우였다.
◆빈틈이 있지만 따뜻한 리더십
일곱째, 안광선 대표의 리더십 스타일이다. 안 대표는 철두철미하고 완벽한 리더십을 지향하지 않는다. 빈틈이 있고 따뜻하고 인간적인 리더가 되고 싶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의 최종 목적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원들이 큰 실수를 해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안 대표와 17년을 동고동락한 부대표는 추진력과 너그러움이 안 대표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안 대표는 일상에서도 잘 웃고 너그럽기 때문에 흥분을 잘 하는 임원들도 안 대표 앞에서는 흥분할 일이 없을 정도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경쟁력이 생긴다
여덟째, 안대표의 취향이다. 어머니가 평생을 식당에서 일했기 때문에 안 대표는 식당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안목이나 감각이 뛰어나다. 요즘 트렌드를 읽고 섬세한 안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원들에게도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요구를 할 줄 안다.
◆본질을 놓치지 마라
아홉째,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 안광선 대표의 명함에는 ‘한식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이 있다. 안 대표는 한식의 본질은 맛이라고 생각한다. 맛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직원이 7명이나 된다. ‘중앙의 완전 통제’가 아니라 ‘마지막 10%의 현장 재현’에 있다. 소스 베이스는 중앙에서 원팩으로 통일하고, 매장에서 반조리로 마감하는 방식은 서비스 오퍼레이션 이론의 관점에서 ‘코어는 표준화, 퍼리퍼럴은 현지화’라는 정석을 따른다. 완전 조리의 편의성을 택하는 대신 노포 같은 깊은 맛을 유지하는 쪽에 베팅한 이유다.
◆항상 고객옆에 머무는, 쌓이는 마케팅
열번째, 이슈보다는 쌓이는 마케팅을 선택했다. 오봉집은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투자를 해왔다. 전체 가맹점이 모두 좋은 자리에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본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소도시나 조금 외진 자리에 있는 가맹점에도 손님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꾸준히 드라마 PPL과 예능 프로그램 협찬을 해왔다. 지금은 버스안 영상 광고도 진행하는데 꽤 효과가 있다. SNS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안 대표는 화려한 마케팅 보다 꾸준히 고객들 옆에 오봉집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맹점과의 상생
열한번째, 가맹점과의 상생이다. 올해 들어서 경기가 부쩍 어렵다. 그나마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조금 도움이 됐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맹본부 부담으로 오봉집 카카오친구들에게 4만원 이상 먹을 때 2만원을 무상 제공하는 1억원 상당의 쿠폰 이벤트를 하고 있다. 가맹점으로 고객을 보내고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서다. 올해는 가맹점 관리를 더욱 강화해 슈퍼바이저팀을 보강했다. 힘든 가맹점을 도와주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슈퍼바이저들의 매장 체류 시간도 더 늘렸다. 오봉집은 가맹점주들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슈퍼바이저들이 지역별 가맹점주 단톡방을 운영한다. 가맹점주들이 서로 소통하며 코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간절함이 없으면 사업하지 마라
열 두번째, 간절함이다. 안광선 대표는 군대를 전역하던 날 세상이 다 내것이고 못할 게 없다는 즐거운 기분으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그런데 막상 집에 가보니 가족들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다. 자려고 누우니 여성들의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들리는 지하 방이었다. 그 때 간절한 마음으로 결심을 했다. 반드시 성공해서 이 가난을 벗어나겠다고.
안 대표는 최상류층들이 오는 음식점에 직원을 취업했다. 거기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딥 서비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웠다.
5년동안 쉬는 날 없이 하루 14시간씩 악착같이 일해서 3억원을 모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퓨전술집 가맹점을 창업했다. 상류층 고객들을 응대하면서 배운 서비스는 대박 술집을 만들었다. 저가 술집에서 무릎을 꿇고 앉을 정로도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자 술집은 문성성시를 이뤘고 그렇게 번 돈으로 새로운 창업을 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세계 곳곳에서 오봉집을 만나게 하는 것이 꿈
오봉집은 올해 초 서울 강남에 신사옥을 마련해서 입주했다. 1층에는 직영점이 있고, 오봉집에서 개발한 브랜드 매장이 입점해 있다.
현재 가맹점이 310개인데 앞으로 오봉집은 350~400개까지만 출점할 계획이다. 신규로 출점하는 매장들의 규모도 낮췄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큰 규모보다 20평 전후의 작은 매장일수록 오히려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작은 매장에서 하루 매출 200만원, 월 5천만원 매출에 가맹점주 포함해서 3.5인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고려해서 업종 전환을 통해 재창업 비용을 낮춰주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진출이 가장 큰 목표
내년에는 기존 가맹점들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해외 진출이 핵심 목표다.
해외 매장의 경우 한국과 투자비는 동일한데 매출은 2, 3배 이상 나온다. 한국에서 3만~5만원에 판매하는 메뉴가 해외에서는 10만원대가 넘는다. 관리에 대한 부담도 한국보다 덜 한데 로얄티 수익은 높다.
그래서 요즘 한국 경제가 어려운데 외화벌이를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 한다는 것이 큰 기쁨이다. 금발의 서양인들이 우리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이 생긴다. 사내에 해외진출 전담 부서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 활동을 하고 있다.
오봉집 HMR제품도 개발했는데 쿠팡에서만 월 5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지금은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브랜드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잘 운영한다
오봉집은 매일경제신문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2년 연속 성정됐다.
사업을 매각하라는 유혹도 있지만 적어도 ‘오봉집’은 매각할 생각이 없ㄷ. 내가 만든 브랜드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봉집을 100년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전세계 곳곳에서 오봉집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안 대표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창업에 도전했기 때문에 청년 창업자들의 꿈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안광선 대표의 꿈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오봉집은 현재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상 ‘성숙기(Maturity Stage)’에 진입한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모델이다. 가맹점 300개 돌파, 인지도 안정, 해외 진출 가속 등은 성장곡선의 정점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속도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음을 뜻한다. 성숙기의 핵심 과제는 확장보다 유지, 규모보다 깊이, 효율보다 차별화다. 이제 오봉집이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브랜드 경험의 정교화다. 오봉집의 성공을 만든 ‘푸짐함’과 ‘가심비’는 강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쟁 브랜드가 모방할 수 있다. 성숙기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 가치가 아니라 정서적 경험 가치를 설계해야 한다. 메뉴·공간·서비스·디지털 터치포인트가 통합된 브랜드 경험 관리(BXM: Brand Experience Management)를 도입해 “한식 한상”이 아니라 “따뜻한 대접의 경험”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현장 경영 체계화다. 전국 300개 매장이 넘으면 감(感)으로는 통제가 어렵다. 점포별 매출, 리뷰, 재방문율, 인력구조를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AI 분석을 통한 수요예측·메뉴 추천·재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효율화가 아니라, 각 매장의 ‘살아있는 경영 데이터’를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셋째, 글로벌 시장의 현지화 전략과 조직 분권화다. 일본, 호주, 홍콩 등지의 성공은 좋은 신호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본사 중심 통제에서 벗어나 ‘로컬 파트너십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에게 일정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한국식 운영 매뉴얼을 문화별로 재조정해 ‘현지의 한식’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글로벌 ‘한식 생태계’ 구축의 시발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철학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오봉집의 간판 속 어머니의 얼굴은 초심과 철학의 상징이었다. 이 가치를 ESG 경영 언어로 확장해야 한다. 지역 상생(가맹점주 지원), 식재료의 지속가능성, 청년 창업 육성 같은 사회적 미션을 브랜드 전략과 연결하면, 단순한 프랜차이즈를 넘어 ‘한국형 로컬 임팩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매장 수가 아니라 철학의 깊이로 측정된다. 오봉집이 ‘배부름’을 넘어 ‘행복한 식탁 문화’를 설계하는 순간, 성숙기는 또 다른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