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목표, 가족, 그리고 나눔...성공의 세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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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428 등록일등록일: 2015-10-14본문
BBQ 교대본점 정연섭 점주 인터뷰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저에겐 두가지 목표가 있었습니다. 내 아이들과 함께 지낼 집, 그리고 자녀교육에 성공한 아버지. 14년째 BBQ를 운영하고 있고, 지금은 두가지 목표를 다 이뤘습니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제 큰딸이 올해 명문대 신입생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BBQ를 선택한 것에 만족합니다.”
BBQ교대본점. 남부터미널역 3번출구에서 나와 뱅뱅사거리 방면으로 내려오다 보면 하나외환은행을 만나고 그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매장이다.
40평대의 넓은 공간, 각 테이블엔 김치와 단무지가 놓여있고 각각 따로 덜어 먹을 수 있도록 두 개의 작고 예쁜 집게가 준비돼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든 기구는 따로 있었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도 나이프는 종종 너무 얇아서 손에 쥐기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알맞은 그립감을 주는 매우 감각적인 디자인의 나이프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약 30분 남은 상황, 치킨집 인터뷰를 하러 가기에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조심스러웠는데, 정연섭 점주는 오히려 점심매출 비중이 20%가 넘는 카페형 매장이라 점심 준비에 촉박하다며 앉자마자 질문을 재촉했다.
“물론 모든일을 이루는 과정에는 반드시 힘이 들지만, 좌절하는 것은 안됩니다. 목표를 생각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어떠한 힘든 과정도 이겨낼 수 있지요.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거든요”
강북에서 강남으로, 그리고 카페형 매장으로 변신을 거듭하는 과정동안 그에게 가장 큰 목표이자 구원은 가족이었다.
모든 순간을 늘 함께해준 아내, 그리고 갓 초등학생이 된 딸은 그의 출퇴근길에 늘 동반하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삶의 방향타였다.
1999년 12월 13일을 그는 잊지 못한다.
BBQ와 처음 인연을 맺은 날, 그리고 그의 성공이 시작된날.
“돈을 번다는 건 참 힘든 일이에요. 몇차례 시행착오도 있었지요. 대기업 협력업체서 근무하던 때, 그저 사장님이 되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장님 마인드로 뒷짐 지고 앉아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했죠. 제과점도 망해보고 씽크대 사업도 망했습니다. 내가 주체가 아닌 객체로만 일했어요. 본사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다 실패를 하고 또 실패하고 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때 내 아이들이 보였고, 옆을 지켜준 아내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BBQ를 선택했습니다. 본사가 시키지 않은 부분들까지 고객에 맞춰 생각하고 먼저 열심히 했죠. BBQ에 1500여개 매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매출 최상위그룹에 속합니다. 감사할 일이죠.”
이윽고 시작된 점심시간, 텅 비어있던 홀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득 찼고, 사장님의 빠른 손놀림에 모든 테이블에 먹음직스럽게 음식들이 차려졌다.
“점주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했으면 합니다. 보시다시피 우리 매장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뉴가 매운돈까스에요. 본사 메뉴판에 없어서 따로 적어 놓은 건데도 한번 맛을 보면 많이들 다시 주문하곤 합니다.”
간혹 민원이 제기되는 메뉴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메뉴가 아무리 많아도 ‘베스트 퀄리티’(BBQ의 뜻은 best of best quality, 최고중의 최고의 질)로 소화할 수 있는 종류는 한정적이에요. 점주 스스로가 정렬하고 소화가 가능할 만큼만 관리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BBQ의 좋은 점이 바로 이런 의견들을 자유롭게 수용하는 문화에요. 본사가 꽉 막힌 다른 프랜차이즈들이랑은 그래서 다르죠. 1위는 1위인 이유가 있는 겁니다”
단골 고객들, 그리고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절박하게 창업하지 않으면 망하더군요. ‘본사가 해주는 대로 하다 보면 알아서 잘 되겠지’하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은 결국 내 스스로 내 고객들을 통해 하는 거니까요.”
바삐 카운터로 향하는 정연섭 점주에게 인터뷰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늘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마 아내를 못 만났다면 저는 폐인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두 딸아이에게도 고맙습니다. 대를 이어 가업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지만, 아이들에겐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멘토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인터뷰를 끝내자마자 또 바삐 손을 놀려 손님을 맞고 테이블에 음식을 나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정연섭 점주에게는 뚜렷한 목표, 자신감과 배려, 그리고 가족이라는 네가지 성공요소가 있었다. 인터뷰에 뒤이어 식사까지 마치고 나오는 길, 인근 아파트로 배달을 나가는 정연섭 점주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의 딸은 스스로 여비를 마련해 곧 유럽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최대한 부여되는 자율성 안에서 사람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에서 정연섭 점주와 그의 가족의 성공적인 미래가 그려졌다.
“단 한가지 아쉬움은 휴일이 없다는 점이죠. 직원들이야 쉬지만, 경영자로서 16년을 달려오다보니 가끔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카페형 매장으로 전환한 이후,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요즘은 운동도 시작하고, 마음의 여유도 커지고 있어요. 이런저런 기부도 하다보니 더 좋은 일로 많이 돌아오더군요.”
그제서야 BBQ교대본점 카운터 뒤로 놓여진 감사패들과 아름다운 이웃 인증이 보였다.
‘나눔’은 고질적인 주차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직후임에도 인터뷰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던 정연섭 점주에게서 본 또 다른 성공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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