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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창업트렌드]

단골 장사 `쏠쏠`…한식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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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432 등록일등록일: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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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식사위주 메뉴 갖춘 한식, 객단가 높고 단골 자주 찾아 인기

프랜차이즈 식당 '원할머니 보쌈'은 얼마 전 한 고객에게 '항의 전화'를 받았다. 한 학부모가 한밤중이 되면 원할머니 보쌈 주문을 졸라대는 10대 딸의 성화를 견디다 못해 가맹 본사에 전화를 했던 것. 전화 내용은 밤 12시 이후에는 배달을 하지 않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그 고객은 원할머니 보쌈 마니아였던 10대 자녀가 학원에서 귀가한 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보쌈을 배달시켜서 먹자 한밤 야식을 못 먹게 하려고 본사에까지 전화를 하게 된 것이었다. 

전화를 받은 가맹 본사 입장에서는 30·40대도 아니고 10대의 보쌈 충성심이 반갑기만 했다.

고객이 젊어지지 않는 업종은 미래가 없다. 매년 노년층이 사망하면서 고객 수도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젊은 10대가 좋아하는 상품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비가 보장되는 셈이다. 

그동안 한식은 노후한 이미지 때문에 점점 고객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서양식의 범람 속에서도 한식은 의외로 잘 버텨내고 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식의 특성 때문이다. 최근에는 창업시장에서도 한식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청년들이나 고학력자들의 외식업 진출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외식 창업시장은 온통 커피 카페 붐이었다. 특히 운영이 간편한 커피는 포화 상태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반면 한식은 한동안 젊은 층은 물론 중년층까지도 창업을 외면하는 경향이 강했다. 어딘가 세련돼 보이지 않고 격도 떨어지고 운영도 힘들어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창업자들의 양식 선호 현상은 대학가 등 젊은 층 유동이 많은 상권에서 더욱 확연했다. 양식이나 카페가 즐비한 가운데 한식업종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가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적으로 깔끔하게 재단장한 한식이 늘어나면서 외식 창업자들의 업종 선호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커피나 음료 전문점, 서양식 카페를 운영하던 사업자들이 조심스럽게 한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들이 한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단골 확보와 내방 빈도다. 유명한 골목길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한 사업자는 SNS 마케팅을 하면 고객이 늘어나지만 재방문이 적고 단골들의 재방문 기간이 너무 길어서 매출이 정체되자 업종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양식 고객의 80% 이상이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여성인데 이들은 단골 관념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SNS를 통해서 입소문이 나면 사진을 찍기 위해 달려가지만 정을 쌓고 자주 방문하는 충성심은 작다는 것이다. 본인이 운영했던 매장뿐만 아니라 다른 카페들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어렵게 단골을 잡아도 문제는 있다. 단골들이 자주 방문하지 않는다. 단골이 1년에 몇 번 방문하면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을 늘리면서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더구나 유명 SNS 스타들은 끊임없이 새 점포를 소개하고, 그럴 때마다 기존 고객들도 그곳으로 다 빠져나간다. 분식이나 식사를 주로 하는 한식은 만족도가 높고 맛이 좋으면 유명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주점, 커피, 치킨 같은 업종도 단골이 많고 그 단골들이 자주 이용한다는 게 장점이다. 덕분에 매장이 확보한 전체 고객 수가 적어도 목표 매출을 달성하는 데 유리하다.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외식업소는 분식이다. 식사가 가능한 밥집이 그다음이다. 커피도 이용 빈도가 높은 업종 중 하나다. 

단 커피는 객단가가 낮아서 많이 팔아도 매출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중대형 커피전문점 상당수가 고깃집이나 전문 음식점, 주점으로 바뀌고 있다. 커피 매출만으로는 높은 임대료 등의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고깃집의 장점은 고기 가격이 비싼 데다 술까지 판매하므로 객단가가 높다. 맛있는 식사까지 갖추고 있다면 점심·저녁 매출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압구정양꼬치' 장한평점은 낮에는 부대찌개, 밤에는 테이블 단가가 5만원대 안팎인 양꼬치를 팔아 30평형 매장에서 월 50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SNS의 스타가 되어 핫한 음식점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자주 찾아주는 단골 없는 장사는 고달프다. '객단가는 적당히 높은가' '고객이 자주 방문할 수 있는가'는 외식업 창업자가 물어야 할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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