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스타] 1500원짜리 커피로 월 순수익 1천만원 버는 27세 여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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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41 등록일등록일: 2025-10-21본문
평택 고덕의 아침은 언제나 빠르다.
삼성 반도체 공장의 첫 출근 차량 행렬이 신호등 앞에 멈추는 찰나, 한 모퉁이에 자리한 카페의 그라인더가 동시에 회전음을 낸다. 주문서는 여섯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평균 대기 시간 3분 40초. 그 짧은 시간 안에 커피는 완성되고, 손님은 미소로 응답한다.
이 반복되는 리듬을 설계한 사람은 1998년생 이혜원 대표다.
그녀의 매장은 11평 남짓하지만, 매달 2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다.
창업은 2024년 7월에 했다. 이제 1년 15개월 차에 접어든다.
이혜원 대표는 커피를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경영자’로 일한다.
그녀는 가격 경쟁이 일상화된 저가 커피 시장에서, ‘속도·일관성·태도’라는 세 가지 비가시적 자산으로 고객 경험을 재정의했다.
1. 연기 전공자가 카페 경영을 배우기까지
이혜원 대표의 출발점은 무대였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던 시절, 연기를 위해 자유로운 시간표가 필요해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 단순한 선택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몰랐다.
고객의 표정을 읽고, 주문의 리듬을 맞추고, 하루 매출을 기록하며 ‘현장 경영’의 원리를 체득했다.
졸업 후 현실은 냉정했다. 연극 무대보다 생계가 급했다.
“무대에서는 감정을 표현했지만, 카페에서는 감정을 관리해야 했어요.
손님 한 명의 기분이 매출로 이어진다는 걸 배웠죠.”
그녀는 아르바이트생에서 카페 매니저로 성장하며, 일의 구조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떤 시간대에 주문이 몰리는지, 어떤 메뉴가 수익률이 높은지, 어떤 인사가 고객을 미소 짓게 하는지.
이혜원 대표는 그것을 ‘감각이 아니라 데이터’로 기록했다.
그렇게 ‘경영감각’을 배운 후, 스스로의 무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 “가장 리스크가 낮은 창업, 가장 공부가 필요한 업종”
창업을 결심했을 때, 가장 큰 벽은 자금이었다.
젊은 나이에 무리한 투자보다 ‘현금 흐름이 빠른 업종’이 필요했다. 그래서 커피를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커피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처음엔 솔직히 커피 맛이 좋아서 관심을 가졌어요. 그런데 상담을 받다 보니 브랜드보다 시스템이 눈에 들어왔어요. 상권 분석, 메뉴 조합, 원가율 구조 까지 전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이혜원 대표는 ‘감’보다 ‘근거’로 움직이는 본사를 신뢰했다.
창업 초기, 인테리어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았고, 무엇보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본사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처음엔 여러 지역을 제안받았는데, 본사에서 ‘이 곳은 비싸고, 여기는 유동 인구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창업을 말렸어요. 그때 ‘이 브랜드는 진심이다’ 싶었죠.”
결국 그녀는 평택 고덕 삼성 공장 정문 앞 상권을 선택했다.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80만 원, 권리금 없음.
신축건물의 빈 상가였다. 하지만 경쟁 카페는 이미 다섯 곳 이상.
“무모했죠. 그런데 이상하게 확신이 있었어요. 내가 하면 다를 거라는 확신.”
3. 첫 달 매출 40만 원, 그리고 반전
오픈 첫 달, 일일 매출은 40만 원 남짓이었다.
월세도 간신히 낼 정도였다.
“바로 대박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매일 손님이 몇 명 안 왔죠. 처음엔 너무 좌절했어요.”
하지만 이혜원 대표는 ‘홍보보다 루틴’을 바꿨다.
아침 6시 30분 오픈, 퇴근 9시.
고객 동선을 관찰하고, 피크타임 주문 데이터를 기록했다.
그녀는 점점 알게 됐다. 이 상권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속도’라는 것을.
삼성 협력사 직원들은 10분의 휴식 시간에 커피를 사간다.
대기시간이 4분을 넘으면, 고객은 다음날 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대표는 매장을 ‘속도의 실험실’로 만들었다.
동선 최적화, 머신 예열 타임 조정, 주문-제조-픽업 사이의 손 움직임을 1초 단위로 점검했다.
그 결과, 평균 대기 시간이 6분에서 3분 40초로 줄었다.
매출은 두 배로 뛰었다.
4. ‘친절의 구조화’ – 감정노동이 아닌 브랜드 언어
이혜원 대표의 강점은 서비스였다.
그녀는 ‘친절’을 감정이 아니라 ‘매뉴얼’로 다뤘다.
모든 직원은 손님에게 세 번의 인사를 한다.
입장 시, 주문 직후, 수령 시.
단 한 번의 인사도 기계적으로 하지 않는다.
“외로운 직장인들이 많아요. 그냥 커피가 아니라 대화 한 마디가 필요한 분들이죠.
그런 분들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말하는 게 마케팅이더라고요.”
이는 경험경제(Experience Economy) 이론의 정석이다.
상품이 아니라 경험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 고객은 맛보다 ‘기분’을 산다.
이혜원 대표는 가격 경쟁을 피하는 대신, 감정 경험을 판매했다.
그것이 저가 커피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5. 차별화 전략의 본질 – 포터의 세 가지 길 중 하나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는 기업이 취할 수 있는 경쟁 전략을 세 가지로 정의했다.
① 원가우위 ② 차별화 ③ 집중화.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은 이 세 가지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가격(원가우위) : 1,500원의 합리적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서비스(차별화) : 고객의 이름과 취향을 기억하는 ‘인지적 CRM’을 구현했다.
입지(집중화) : 특정 타깃(삼성 협력사 직장인)에 집중했다.
이 조합은 이론적으로는 마이클 포터가 말한 전략을 모두 합친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하나도 힘든데 세 가지를 모두 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이혜원 대표는 그것을 실행 가능한 현실 전략으로 바꿔냈다.
“가격이 싸도, 사람이 기억되면 프리미엄이에요.”
6. 일의 구조를 만드는 경영자
창업 1년이 지나자, 이혜원 대표는 매장의 ‘시스템’을 완성했다.
매일 아침 체크리스트(온도·머신 압력·샷 무게·스팀 노즐 관리).
시간대별 주문 예측표.
직원별 루틴 카드.
그녀는 모든 일을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로 바꾸었다.
이는 린(Lean) 경영과 서비스 디자인의 핵심이다.
낭비를 줄이고, 일의 흐름을 표준화해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한다.
이혜원 대표는 말한다.
“커피는 예술이 아니라 반복이에요. 같은 품질을 매일 내는 게 진짜 실력이에요.”
7. 관계의 자본 – CRM의 따뜻한 버전
이혜원 대표의 매출 구조를 보면 하루 평균 100팀, 그중 70% 이상이 단골이다.
그녀는 이 고객들을 CRM 시스템이 아닌 ‘기억’으로 관리한다.
“단골의 직장, 음료 취향, 잔 크기, 결제 패턴을 외워요.
사람을 데이터로 보는 대신, 데이터가 사람의 얼굴을 갖게 했죠.”
이것이 바로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인간적 버전이다.
디지털 CRM이 숫자라면, 이혜원 대표의 방식은 체온이다.
8. 프랜차이즈의 본질 – 독립성과 지원의 균형
바나타이거 본사는 이혜원 대표에게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었다.
매출이 부진하던 사업 초반, 본사 담당 바이저는 주 1회 매장을 방문해 문제를 함께 점검했다.
“원두 지원부터 할인 프로모션, 세트 메뉴 구성까지 같이 기획했어요.
‘바나데이’라는 이벤트도 본사에서 제안해줬고, 고객 반응이 좋았죠.”
이 구조는 프랜차이즈 거버넌스 모델의 교과서적 사례다.
본사는 전략적 자원을, 가맹점은 실행 역량을 맡는다.
상호 보완적 파트너십이 형성될 때, 브랜드는 지속가능해진다.
9. 청년 창업자의 리더십 – ‘함께 배우는 사장’
이혜원 대표는 말한다.
“26살에 창업하고 매장을 운영하면서 알았어요. 사업은 감이 아니라 공부더라고요.
아르바이트할때는 커피만 잘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금, 위생법, 노동법… 모르면 다 비용이에요.”
그녀는 실제로 모든 법적 절차를 하나하나 배우며, 알바생 교육에도 적용했다.
직원에게는 ‘내 일처럼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배워보자’고 제안한다.
이런 태도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전형이다.
리더가 앞장서 봉사할 때, 구성원은 자발적으로 따른다.
10. 숫자보다 진심이 남는다
지금 이혜원 대표의 순이익은 약 700만 원대, 본인 급여 300만 원을 포함하면 월 1천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커피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
“원두값이 오르긴 했지만, 단골 분들이 직장인이라 가격 인상은 최대한 미루고 있어요.
이건 그냥 장사 이상이에요. 저에게는 사람과의 약속이에요.”
그녀의 목표는 매출보다 사람이다.
“저처럼 젊은 창업자들이 ‘성실함’으로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가 커피라도 진심이 담기면, 브랜드는 오래갑니다.”
마케팅 인사이트
이혜원 대표의 사례는 저가 시장에서도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을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녀의 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가격이 아닌 경험으로 차별화하라.
데이터보다 루틴이 먼저다.
속도는 품질의 일부다.
이혜원 대표의 바나타이거 평택삼성점은 작은 공간이지만,
경영학 교과서의 실험실처럼 운영되고 있다.
‘가격’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그녀의 방식은
미래의 카페 경영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파는 것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작은 매장에서 월 1천만원 가까운 소득을 올리는 데는 남다른 비결이 있다. 사업 초기 매출이 낮은 기간 동안 뼈가 부서지도록(?) 열심히 했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들고나는 시절에도, 밥을 못먹을 정도로 열심히했다. 무엇보다 카페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핵심 업무인 커피 제조에는 능숙했으며 늘 환하게 웃는 서비스로 매일 참새 방앗간처럼 들러야 하는 고객들이 마음을 붙이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하이터치와 저가 커피의 결합, 창업자의 성실함, 상권 입지적 특성이 맞물려 작은 성공을 일궈냈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이 글은 필자가 10월17일 매일경제 신문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아래 링크에서 매일경제 신문 게재 글을 보시기 바랍니다. ]
https://www.mk.co.kr/news/business/114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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