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리에또’ 박종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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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068 등록일등록일: 20080625본문
20년 전, 막연히 ‘굶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박종호 사장(41, 라리에또, www.lalieto.co.kr)은, 지금 어엿한 사업가다. 식당 아르바이트생, 식품관광학과 대학생, 유명호텔 주방장을 거쳐 국내 첫 패밀리레스토랑 조리사로 요리와 서비스 마인드를 갖췄기에 일궈낸 결과였다. “20대에 요리를 시작하면서 10년 뒤에 내 가게를 가져보자는 계획을 세웠고, 정확히 10년만에 제 매장을 오픈했죠.” 1999년 빚을 내어 시작한 압구정점도 49.5m²(15평) 매장의 주 메뉴는 이탈리안 푸드. 당시, 여행 기회가 많은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곤 맛 볼 수 없던 피자와 파스타를 박 사장은 블루오션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낯선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하루 한 테이블을 겨우 유지 할 때도 있었고, 정통 이탈리안 음식이 아니라는 질타도 받았다. 박 사장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매장에서 직접 만든 치즈를 요리에 사용했는데, 당시에는 모짜렐라 치즈를 두부, 티라미슈 케이크를 ‘아시나요’라는 케이크형 아이스크림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았다. 그렇게 3개월을 고전했다. 이태리 음식문화의 본격적인 유입 후, 10년이 지났다. 이제 피자, 파스타는 대중적인 먹거리 라고 봐도 될 정도로 시장경쟁성을 갖춘 음식. 하지만 아직도 제대로 맛을 내는 곳을 찾기 힘든데다, 평균 2~3만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정통 이탈리안 요리는 아직도 서민들에겐 먼나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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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이탈리안 푸드 입소문으로 날개를
달다. ‘라리에또’는 ‘행복한 장소’라는 이탈리아 말이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1만원 안팍의 저렴한 가격,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이집만의 특별한 메뉴는 월 5,000만원 매출 요인. 18개 좌석, 2인의 종업원을 둔 소박한 매장이지만 메뉴 하나로 줄서는 매장이 된
것이다. 이곳에서 만든 라코타 치즈는 숙성을 거치지 않는 생 치즈. 당일 매장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그날 만든 양이 다 소비되면 맛 볼 수
없는 인기 메뉴. 3개의 직영점과 단골 고객이 운영하는 두개의 가맹점 등 지금의 ‘라리에또’는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요리사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박사장은 전수형 프랜차이즈 창업 형태로 가맹점을 오픈 시킨다. ‘원팩’, ‘반조리 냉동 메뉴’는 라리에또에선 찾아 볼 수 없다. 탄탄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달간의 조리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맛을 낼 수 없으면 될 때까지 박사장이 직접 지도하며 요리를 전수한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냉동음식을 데워서 내놓는 정도로 고객을 만족 시킬 순 없죠. 직접 배우고, 함께 연구하는
가족 같은 사람들과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 게 제 꿈이죠” 불과 한 달 만에 전 요리법 이수가 가능한 이유는 박사장이 식당 운영 전부터 약 1년
여간 계획 하에 만든 레시피 때문. ‘혼자 알고 있는 조리법은 곧 그 맛이 변한다’는 생각으로 주먹구구식 조리를 지양한 것. 레시피를 100%
공개하는 등 투명하게 가게를 운영 하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람도 생겼다. 박사장의 치즈 만드는 비법을 배운 사람이 자기이름으로 책을 내기도
했고, 라리에또를 벤치마킹한 가게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라리에또만의 독특한 문화와 맛의 퀄리티, 재료의 질까지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따라하기 힘들다”는게 박사장의 말이다. 직영점과 가맹점 각각의 월 평균 매출이 3,000만원으로 일정하여 외식업 종사자들이 계절이나 소비트랜드
변화로 흔히 겪는 ‘널뛰기 매출’ 기복이 없는 게 그 증거다. 투자형 창업 no! 유지형 창업!
박사장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흔히 말하는 대박점포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분명 과거보다 대중화 되었지만 아직도 매장에서 남자끼리 매장을
방문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 그렇기 때문에 ‘한 방’을 기대하는 창업자는 라리에또와 맞지 않는다는 것. 박사장은
가맹점주도 면접을 보고 뽑을 예정. 최대수익을 내면서 만족도를 높여야하는데, 수익만을 보고 창업해 실패하는 ‘경우의 수’를 줄이는 게 면접의
목적이다. 라리에또의 출점은 두 가지 형태. 본점과 같은 컨셉의 99.1m²(30평)이상 ‘뜨레도리아’와 메뉴와 창업비용은 축소한
66.1m²(20평)이하 ‘피제리아’. 특히 피제리아는 수도권에 비해 이탈리안 음식을 접 할 기회가 적었던 지방 상권을 공략한 출점형태. 지역
상권에 맞춘 인테리어와 피자위주의 메뉴구성, 7~8가지의 스파게티로 타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탈리안 가정식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창업비용은 뜨레또리아가 9,750만원(점포비 제외), 피제리아가 6,250만원(점포비 제외)으로 순이익은 매출의 30%선. 박사장의 고객 관리는
철저하다. 1호점 오픈부터 온라인 카페를 개설한 그는 직영점 회원만 3,000명, 신촌점만은 8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월 사용날짜를
명시한 쿠폰을 카페에 올려 다양한 무료시식과 할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라리에또가 사랑받는 이유. 작은 매장이라도 대기업처럼 회원카드를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 하는 게 가게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 박사장은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시식쿠폰과 이탈리안 음식
조리법을 보내고, 설문조사를 통해 고정고객 확보는 물론, 매장 운영에 실질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내 점포를 갖고 싶어서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을 도깨비 외식투어에 많이 사용 했습니다. 잠도 못자고 11시간동안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고를 반복했죠.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요리와 문화를 접했던 게 지금의 메뉴개발과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이태리 음식문화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박사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