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점 창업 시장은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이 혼재해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장점을 찾을 수 없는 주점이 있는가하면, 깔끔한 인테리어와 독립공간으로 차별화를 이룬 주점도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춘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고, 입지 조사에 만전을 기한 덕분에 월 1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부평역 주변에 135평 규모의 일본풍 룸 테마 주점을 운영하는 박보영(45, 호 오락실 부평점) 씨는 지난 7월 매장을 오픈하고 한달만에 8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박씨가 운영 중인 주점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독립식 룸을 갖춘 것이 특징. 여기에 일본풍 인테리어를 가미하고 사케 전문점 수준의 일본 전통 주류도 구비했다. 특히 본사에서 3년간 연구한 맛깔스러운 안주는 고객들의 재방문을 꾸준히 이끌어 낸다.

매장이 들어선 위치도 높은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박씨의 매장이 들어선 부평역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지만 상권이 좁아서 많은 매장이 들어설 수 없다. 술을 마시려는 고객보다 술집 수가 부족한 상황인 것. 때문에 젊은이들의 니드에 맞춘 박씨의 매장이 오픈 초기부터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박씨 매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아침 10시까지. 초기에는 아침 시간에 매장을 열어두어도 고객이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 운영한 지 2달이 지나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아침까지 음주를 즐기는 고객이 많아졌다. 평일에도 아침 10시까지 꾸준히 문을 열어두었던 덕분에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라고. 박씨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족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새벽 4~5시까지 문을 여는 주점은 있어도 아침 10시까지 문을 여는 주점은 흔하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매장 방문 인원의 90%는 20대, 그 중 70%는 여성이다. 룸 테마 주점을 선호하는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박씨는 점점 남성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인테리어 부분에서 여성이 선호할 만한 요소를 많이 갖췄기 때문에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하며, “여성의 손에 이끌려 매장을 찾았던 남성 고객들은 음식 맛에 반해서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오픈 초기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지 않았다. 매장 운영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많은 손님이 몰리면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자칫 나쁜 소문이 퍼질 것을 우려해서다. 입소문을 듣고 드문드문 찾던 고객 수는 한 달 사이에 2배에서 3배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방문 고객에 대한 마케팅은 확실히 펼쳐 나갔다. 재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안주 및 주류 쿠폰을 제공했고,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다섯 번 방문한 고객에게는 술값의 5%를 적립하는 멤버쉽 카드를 발행했다.

매장 운영 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역시 직원 관리. 오후 4시 오픈할 때는 2명의 인원을 투입하고 이후 매 시간마다 1명씩 인원을 늘리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피크타임인 밤 10시까지 7명 수준으로 서빙 인원을 꾸준히 늘린 후 밤 10시 이후에는 1명씩 서빙 인원을 줄이는 것이다. 주방에는 조리사 4명이 배치되며 모두 정직원이다.

박씨는 창업하기 전 19년 동안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검사 업무를 담당했다. 언제 그만둘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창업을 결심한 박씨는 지난 4년 전 주방장 1명과 의기투합하여 개인 운영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오픈했었다. 오픈 초기부터 매출이 부진했던 매장은 지난 해 폐점했다. 박씨는 “직장 생활만 19년 했던 사람이 혼자 운영하는 음식점을 오픈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며,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두고 10여 가지 창업 아이템을 두고 고민하다가 현재 아이템을 선택해 대박을 냈다.”고 말했다. 박씨는 내년 1월까지 1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