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창업, 나이는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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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492 등록일등록일: 2008-05-23본문
경북 울산에서 유기농 제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진근씨(49, 힐그린 울산점, www.healgreen.com)는 평범한 기술직 회사원이었다. 기술직 특성상 일반 사무직보다 명예퇴직에 대한 위기감은 적었지만, 60세 이후에도 할 수 있는 평생직장을 찾고 싶었다는 게 김씨의 말.
김해에서 울산까지 직장을 다닐 때도 10년간 꾸준히 아내를 도왔던 김씨.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에 나가 손님도 받고, 파스나 드링크류 등 간단한 제품 판매를 도우며 손님 응대법을 몸으로 깨우쳤다. “처음에는 퇴근만 같이하려고 갔고, 아내가 바빠도 꿔다놓은 보리자루처럼 서있기만 했죠. 적지 않은 나이고, 회사 동료나 다른 누군가 날 알아볼까봐 두렵기도 했죠. 서 있는 것 자체도 부끄러웠으니까요. 약국을 찾아온 손님들이 딱딱하게 서있는 제 모습을 보고, 몸을 돌려 그냥 나가는 모습에 적지 않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내의 권유로 창업을 결심한 후에도 선뜻 나서서 손님을 대응하지 못했던 김씨. 창업 전, 본격적으로 아내의 약국 일을 도우며 다양한 사람에게 대응하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리고 2년 후 대출금과 기본 자금 5억원을 들여 택지개발지역에 점포를 오픈했다. 창업 후, 2~3년을 내다본 입지선정이었다. “당장은 입주자가 많지 않아 매출이 적겠지만, 어차피 분양받은 가게고, 평생직장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김씨는 창업 후에도 낮은 자세로 고객과 종업원을 대했다. 유기농 제품이나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를 얻기 위해 종업원과 함께 인터넷 검색을 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했다. 아르바이트 아주머니에게도 아르바이트 경험담을 통해 몸소 익힌 경험을 듣고, 배우기에 바빴다. 월 평균 1,2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김씨는 점포 홍보를 위해 4만부가량의 전단지를 배포, 총 300여만원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호기심에 매장을 찾는 고객이 생겼고, 한 번 방문한 고객은 단골이 됐다. 무농약 청과류등 구색 맞춘 몇 가지 제품만 판매하는 일반적인 유기농 제품 판매점보다 육류, 의류 등 실생활 관련 제품은 물론,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레토르트 식품까지 판매하는 제품 확보와 디스플레이 경쟁력 덕분이었다. “가끔 고객분들이 인근 점포와 경쟁관계라는 말씀을 하는데, 저는 주변에 있는 동종 매장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제 고객이 만족하면, 입소문을 타고 점포의 이름이 알려지게 마련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