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탐구] 국내 액세서리·잡화 1등 브랜드 '못된고양이' 양진호 대표
페이지 정보
조회:5,197 등록일등록일: 2017-04-18본문
회의 시간에 가맹본부 직원들이 가맹점주 편을 들며 대신 싸우는 이상한 프랜차이즈 회사가 있다. 바로 국내 액세서리 패션잡화 1등 브랜드인 ‘못된고양이’다.
가맹본부가 조금이라도 가맹점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언급하면 직원들이 거세게 항의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못된고양이의 팀장 중 절반이 못된고양이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 근무하면서 사업의 수익성과 사업성에 확신을 갖고 직접 투자해 투잡으로 매장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가맹본사 팀장 절반 정도가 가맹점주
지난해에는 가맹점 모집 영업부서에 입사한 경력직원이 가맹점을 모집하기도 전에 본인이 먼저 못된고양이 가맹점 매장을 오픈했다. 현장을 돌면서 업종을 공부하다가 못된고양이의 사업성에 반한 것이다.
가맹점수 138개에 가맹본부의 연간 매출액 380억원인 못된고양이는 모범적으로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 양진호 못된고양이 대표./못된고양이 제공
양진호 못된고양이 대표는 젊은 시절 액세서리 노점상에서 출발해 지금의 기업을 일궜다. 못된고양이는 국내 액세서리 패션 잡화 분야 브랜드 파워 1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필리핀 등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는 글로벌 강소 기업이다.
양 대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대학 때는 물론 중학생 때부터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과 학비를 직접 벌어야 했다. 이 때부터 양 대표는 무슨 일이든지 열정적으로 했다.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이 다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일도 양 대표의 손에 가면 황금으로 만드는 마법사같은 능력을 갖게 됐다.
못된고양이가 거리의 노점 장사에서 출발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성실함이다. 양대표는 주경야독하던 시절부터 27년간 사업 현장에 있었다. 한창 놀고 싶었을 젊은 시절, 매장을 운영하던 17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장에서 일을 할 정도로 성실했다. 자기 자본이 거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장을 지킨 성실함은 성공이 어려운 도소매업 분야에서 성공을 일궈낸 황금률이었다.
▲ 못된고양이 매장 전경./못된고양이 제공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상생 철학
둘째, 상생 마인드다. 늘 내 욕심이 아니라 상대의 이익을 먼저 고려했다. 못된고양이의 제품은 가성비를 앞세운다. 소비자 이익과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철학으로 사업 시작 초기부터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정책을 고수했다. 납품받은 제품의 품질이 나쁘면 거래처에 호통치며 개선을 요구한다. 자신의 감각으로 품질을 정해주고 디자인을 제안해 제조회사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대박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못된고양이의 고객층은 청소년부터 40~50대 주부까지 폭이 넓다. 폭넓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비결은 품질이다. 중산층 주부들은 좀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데, 못된고양이는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아 중산층 주부들에게도 인기이다.
가맹점주들을 위해서도 철저하게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가맹점주를 위한 대표적인 상생 제도는 결제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외식업과 달리 판매업은 재고를 미리 보유하고 있어야 하므로 가맹본사나 가맹점 모두 재고물량만큼 상품대금으로 자금이 묶인다.
가맹본사는 많은 점포에 제품을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공급해줘야 하므로 빠른 자금 회전이 중요하지만 못된고양이는 300개가 넘는 제품 공급자에게 일주일 단위로 결제를 하고 있다. 반면 가맹점들의 가맹본부에 대한 결제 주기는 2주 단위이다. 일주일의 격차 때문에 가맹본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자금이 묶이지만, 가맹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박리다매를 추구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에도 마진을 최소한으로 붙인다. 가격을 결정할 때 가맹점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가맹점 관리 시스템도 철저하다. 양진호 대표는 지금도 매년 2회 모든 전국 가맹점을 직접 순회한다. 매장에서 가맹점의 애로를 청취하고 문제를 현장에서 즉시 해결해준다. 가맹본사의 슈퍼바이저들도 정기적으로 매장을 방문해서 밀착지도를 하고 있다.
▲ 못된고양이 매장에 손님이 가득하다./못된고양이 제공
◆소비자와 호흡하는 현장에서 쌓아온 상품 노하우
세 번째 성공비결은 본질에 대한 집착이다. 양 대표가 생각하는 본질은 최고의 상품력이다.
최근 못된고양이는 대형몰에 직영매장을 출점했다. 기존 업종과 비교해 못된고양이 입점 후 매출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젊은 시절 양진호 대표가 사업을 확장하던 시절에도 동일한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못된고양이가 입점하면 해당 상권에서 월등하게 두곽을 보일 정도로 못된고양이의 경쟁력이 탁월하다. 가격대비 뛰어난 품질,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을 골라내는 머천다이징 역량,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고 소비자보다 앞서가는 디스플레이 능력 등이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가성비는 못된고양이 상품력의 핵심 비결이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기승전결 가성비가 성공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지만, ‘못된고양이’는 창업할 때부터 가성비 부문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1000원, 2000원 짜리 제품도 소비자 안전을 생각해 양질의 제품을 만든다. 아무리 저렴한 제품이라도 액세서리는 거의 대부분 국내산이며 KC 인증을 받은 무납 무니켈 제품으로 고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대한 고려한다. 캐릭터 제품과 소형 가전제품들도 모두 정품이다.
비품이나 짝퉁제품 같은 비인가 제품을 싸게 구입해서 팔면 당장 이익은 조금 더 남겠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품질이 들통나고 그렇게 되면 브랜드 신뢰를 잃는다. 그래서 아무리 저렴한 제품도 ‘가격이 저렴하지 품질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게 못된고양이의 품질 관리 철학이다.
▲ 양진호 못된고양이 대표./못된고양이 제공
◆최고의 전문직이 장사, 성공의 열매는 달다
네 번째 성공 비결은 투명한 경영이다. 저가 액세서리 업계의 음지화된 세무 관행을 자발적으로 양지로 끌어내어 도입해 투명하고 정정당당하게 협력업체들과 합리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관련업체들이 불투명한 세무 관행 속에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지만, 못된고양이는 가맹본부의 사업 안전정과 지속성을 위해 ‘정도경영’을 추구한다.
정직하고 투명한 양진호 대표의 철학은 조직 속에도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조직원과 가맹점주들에게도 정직함과 솔직함을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미덕으로 요구한다. 이런 철학이 조직 전체에 청렴한 문화를 정착시켰으며 지속성장의 중요한 비결이다.
다섯째 끊임없이 배운다. 배움은 지속적인 성장의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양 대표는 지금까지 11개가 넘는 CEO과정을 이수했다. 지금도 주말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양 대표의 배움은 학교나 교육과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장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꽂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멈추지 않고 독서를 하고 현장에서,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장점을 계속 배운다.
여섯째 방심하지 않는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자리에 오른 지금도 양 대표는 전혀 방심하지 않고 있다. 외부 활동도 절제하며 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인이 그렇게 하듯이 가맹점주들에게 사업 운영에 최고의 집중도를 유지하도록 요구한다. 예비 창업자들이 양진호 대표와 면담을 하면 창업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장사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라고 겁을 주고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장사야 말고 최고의 전문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일단 그 전문성을 갖추면 달콤한 인생이 눈 앞에 펼쳐진다. 경제적으로도 만족스럽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며, 자신의 일자리를 지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일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못된고양이는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해외 매장은 미국,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출점했다. 지금까지 총 12개의 해외 매장이 개설됐다. 올해는 싱가폴에 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66㎡대 전후 매장을 넘어선 중대형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취급하는 제품군도 액세서리를 비롯 가방 양말 등 잡화와 셀카봉 소형선풍기 모바일 용품까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종합 패션 액세서리 잡화 생활용품 사업체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품목군 중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제품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카테고리 킬러로 키울 계획도 세우고 있다.
▲ 양진호 못된고양이 대표가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못된고양이 제공
◆양진호 대표에게 배우는 성공비결
1. 성실하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쉬지 않고 사업에 집중했다. 장사에서 성실함은 성공의 황금률이다.
2. 정직하다. 눈속임은 오래 가지 못한다. 장사꾼에게는 신용이 중요하고 신용은 정직함에서 나온다.
3.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사업에서 멈추는 것은 후퇴를 의미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
4. 마이크로 디테일. 사업가에게는 큰 비전도 중요하지만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이 필요하다. 고도의 집중력으로 그 디테일을 잡아내야 한다.
5. 상품을 최고로 진화시켜라. 소비자에게 최고의 상품력은 가성비로 나타난다. 지불하는 금액 대비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6. 거품을 제거하라. 화려한 마케팅이나 포장이 아니라 거품 쫙 빼고 가장 좋은 가격에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라.
7. 실수를 통해서 배워라. 양 대표는 중국에 공장을 건립했다가 실패했다. 해외 매장을 직영으로 진출했다가 패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실패는 성공 못지 않은 교훈을 준다.
8.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 잘 정착시킨 못된 고양이 매장 하나는 외식업소 매장 10개와 맞먹는다. 스피드한 양적 성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 하나 다져나가며 알찬 성장을 추구한다. 이는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마찬가지이다. 해외에서도 매장이 자리잡기 전에는 함부로 사업을 확대하지 못하게 한다.
9. 때로는 내려놓는다. 액세서리 사업 경력 27년 중 17년 간 현장경험에서 잔뼈가 굵은 감각을 양보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 디자이너들의 감각을 더 믿는다. 때로는 가장 자신있는 것을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10. 가장 잘하는 방법을 찾는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불가능하다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올리며 살아왔다. 언제나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을 찾아내는 열정과 집중도를 놓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