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장 전문점의 성공 vs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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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953 등록일등록일: 2006-09-16본문
서구에서 들어온 패스트푸드가 비만 및 성인병 등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전통의 토속 건강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전통음식은 월드컵 이후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청결함으로 재단장하고 외식업계의 새로운 황금알로 떠오르고 있는데 게요리 전문점도 그중 하나다. 게는 산업개발시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을 외국으로 수출할 정도로 고급음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부족해 중국 등지에서 대량 수입해 올 정도다. 이렇게 게요리가 인기를 얻는 것은 게가 건강에 좋다는 ‘화이트 미트’에 속하는데다 아귀찜을 모방한 꽃게찜 등은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꽃게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특히 게장 마니아들은 전국의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닐 정도다.
게요리 전문점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간장게장을 중심으로 고가의 한정식을 판매하는 경우와 꽃게찜을 주요 메뉴로 하는 경우, 그리고 서양식과 한식을 결합한 퓨전형이 있다. 퓨전형은 상류층을 타깃으로 하며, 간장게장과 꽃게찜은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다. 한정식의 경우 30대 이상 가족단위나 직장 회식 고객이 선호하고 퓨전형은 20대와 상류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간강게장의 비중이 높을 경우 오피스 밀집가 등 입지가 다양한 편. 꽃게찜이 주 메뉴인 경우 신도시 등 주택 밀집지에 자리잡는 게 일반적이다. 게장전문점이라고 해서 반드시 게장만 판매해서는 안된다. 꽃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여야 한다.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의 즐거움을 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을수록, 상권이 약한 지역에 입점할수록 어울릴 만한 메뉴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개발해놓는 게 필요하다. 지난 1~2년 사이에 대형 꽃게찜 전문점이 많이 생겼는데, 올해 들어서는 불황여파로 중소형 규모의 간강게장과 꽃게찜을 함께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독립점 창업도 가능하지만 맛이 소문난 음식점들은 자체 제조한 간강게장을 공급해주므로 체인형으로 창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경기도 시흥에서 게장전문점을 운영 중인 서근석씨(28)는 올해 들어 많이 창업된 중소형 게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업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데 보조 역할이 아니다. 그가 참여한 후 운영하던 매장을 재단장했다. 그동안 이렇다할 운영전략도 세워놓지 않았다고. 손님들과 친분을 맺어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젊은 그를 단순히 아르바이트생으로 생각하고 상대해주지 않던 손님들과도 이제는 잘 어울리는 등 실질적인 운영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씨가 매장의 실질적인 운영을 도맡아하고 어머니는 주방에서 조리만 맡고 있다.
서씨는 매장을 맡자마자 매장 이미지부터 바꿨다. 청결하고 밝으면서도 전문성이 느껴지는 매장으로 변화를 꾀했다.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고객들도 새로운 분위기를 좋아했다. 또 분업화가 잘 이루어지다 보니 매장관리도 한층 쉬워졌다. 각자의 파트에서 열심히 일하고 서로 의견을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씨는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를 많이 하고 있다. 음식점 소개 사이트에서 자신의 매장을 홍보한다. 또 미식가동호회에서 활동을 하는데, 혼자서도 할 수 있고 인간관계도 넓힐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것이 그의 얘기다.
서씨는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매장에서 항상 고객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맛이다. 외식업에서 맛과 친절은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는 두 가지 조건을 반드시 지키고 있다. 우선 게장을 포함한 모든 음식에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옛날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을 표방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비싸더라도 최고급 식자재를 사용한다. 게는 1년에 두 번밖에 나오지 않아 구입에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직접 구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연구개발을 계속한 결과 지금은 손님들이 비법을 알려달라고 할 정도다. 자체개발한 양념으로 뒷맛이 깔끔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메뉴도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및 꽃게탕, 게알밥 등 꽃게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명함을 이용해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처음 작성하는 고객에게는 즉석에서 할인권이나 할인 혜택을 줄 예정이다. 그외에도 정기적으로 상품권을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서씨의 매장은 30평 크기다. 가맹비 1,000만원, 물품보증금 1,000만원, 초도물품비 400만원 등 총 5,000만원이 소요됐다. 월 평균 3,900만~4,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000만원 정도가 순수익으로 마진율은 25~26%선이다.
게요리 전문점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전문성이 강한 메뉴인 만큼 전문점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인천시 부평구에서 간장게장 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매장을 오픈한 지 10개월 만에 문을 닫은 케이스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창업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자 했다. 간장게장이라는 메뉴가 흔치 않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줘 창업을 결심했다. 평생직장을 가졌다는 생각에 의욕으로 가득 찼다.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업종이라 오픈 초기에는 하루 평균 12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김씨가 예상한 수익보다 많은 금액이다.
그러나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험과 노력 부족이 고객들의 눈에 보이면서 손님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계절별, 대상별 마케팅 및 홍보전략조차 수립하지 않았다. 손님들은 알아서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시기도 잘못 잡았다. 경기는 점점 나빠져 가고 고객들의 발걸음은 줄어들었다. 간장게장 외에 새로운 메뉴개발도 하지 않았다. 김씨의 매장에서는 항상 똑같은 메뉴만 판매하니 고객들의 발걸음이 줄기 시작했다. 그는 전문음식점이기 때문에 한두 가지 메뉴만 판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고객의 생각을 읽지 못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손님들은 전문음식점에서도 같이 먹을 만한 다른 메뉴를 찾는다. 매출이 낮아지자 그가 선택한 방법은 식자재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었다. 실패한 점포에서 취한 공통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예전 같은 맛이 나지 않자 단골고객들도 외면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린 김씨. 대책으로 가격할인 전략을 내세웠지만, 한번 등을 돌린 고객들은 다시 찾지 않았다. 그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잠시의 요행은 따르지만 성공은 없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하루 매출이 20만~30만원까지 낮아졌다. 결국 그는 점포를 양도했다.
클릭! 성공
1.대량구매와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킨다.
2.게장메뉴의 전문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
3.찾아오는 손님만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는 마케팅을 전개한다.
4.직원들의 인성 및 서비스 교육을 실시해 접객수준을 높혔다.
5.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방시스템을 간소화 한다.
6.조미료를 사용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연출한다.
7.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은 꽃게이 효능을 적극 홍보한다.
8.음식을 푸짐하게 제공해 고객만족을 실현한다.
9.포장판매를 통해 부가 매출을 올린다.
10.아파트단지와 오피스가등 배달 및 테이크아웃인구가 많은 곳에 점포를 낸다.
11.지역주민과 유대를 강화해 고정고객을 확보한다.
12.세대수가 많은 수요가 풍부한 상권에 점포를 낸다.
클릭! 실패
1.패출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재료의 원가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 좋은 재료 보다 값싼 재료를 사용한다.
2.점주의 메뉴 및 식자제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재료의 보관, 관리에 소흘히 한다.
3.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손님들의 불만을 산다.
4.불친절한 서비스로 단골고객을 확보하지 못한다.
5.매출을 높이기 위해 많은 메뉴를 취급한다.
6.손님들의 지적사항이나 건의 사항, 불만들을 개선하지 않는다.
7.잦은 가격할인으로 점포의 신뢰도를 추락시킨다.
8.판촉 및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다.
9.소비회전도가 높은 상품인데도 동네 상권에 점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