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트렌드] 반려견 오마카세도 등장...창업시장에 부는 오마카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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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629 등록일등록일: 2024-03-29본문
창업시장에 오마카세 열풍이 불고 있다. 초밥으로 시작된 오마카세 트렌드는 한우, 김밥, 순대, 커피, 티로 확장됐다. 최근에는 반려견 오마카세도 등장했다. 백반집도 이모카세, 할매카세로 불리는 곳이 생겼다. 편의점에서도 1인용 초밥 오마카세 세트를 출시해 유행을 따라잡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오마카세 게시물은 72만3000개에 이른다.
오마카세란,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이다. 손님이 메뉴판에서 메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주방장이 그날그날 엄선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내놓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오마카세라는 개념이 등장한 시기는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의 버블 경제기이다. 신흥 부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오마카세가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06년 이후 일본 배낭여행이 자유로워진 이후부터다. 일본에서 오마카세를 경험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에도 오마카세 식당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마카세는 손님과 요리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손님은 대접받는 기분으로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오마카세는 음식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음식을 내놓는 순서와 음료와의 페어링, 음식을 담는 식기까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식사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요리사는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해 음식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명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아울러 창업자들 입장에서도 오마카세는 높은 객단가와 예약 중심 문화로 식당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해서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게 가능하다.
◆오마카세의 원조, 초밥 오마카세
오마카세의 시작은 초밥이다. 일본의 초밥 매장에서 ‘셰프의 추천 메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한동안 국내에서는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일식 오마카세가 유행했다. 2030세대들은 점심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고 그 돈을 아껴 일식 오마카세 등의 고급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오마카세는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에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은 욕망의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스시 오마카세 브랜드로 현재 대중적으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는 <오사이초밥>이다. 대부분의 일식 오마카세 브랜드들의 가격이 비싼 반면, <오사이초밥>은 가성비 오마카세 초밥으로 유명해졌다. 런치가 1만9000원, 디너가 2만9000원이다. 일반 오마카세 식당보다 5~10배 저렴하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퀄리티는 높기 때문에 MZ세대들에게 인기가 높다. 가성비에 가심비까지 만족시키면서 <오사이초밥>은 2030세대들의 소통 수단인 SNS를 타고 입소문이 났다. 이러한 효과에 힘입어 현재 3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서울 여의도의 <아루히>도 비교적 저렴한 스시 오마카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예약은 필수다. 예약하기가 수강신청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런치가 3만3000원, 디너가 3만5000원이다. 그때그때 신선한 생선들로 스시를 만든다.
그밖에 서울 석관동의 <스시다온>도 3~5만 원대로 스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
◆한우의 다양한 변주, 한우 오마카세
‘한우’와 ‘오마카세’가 결합한 ‘한우오마카세’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여러 방식으로 요리해 코스로 즐기는 방식이다.
2009년 문을 연 부산의 <선정생한우>는 국내 한우 오마카세의 원조로 꼽힌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한우 오마카세를 선보였다. 그날 최고 부위를 엄선해 한우 오마카세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오마카세 코스 1인이 9만 원대이다.
서울 압구정의 <수린>도 고급 한우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 한우를 4주간 숙성하여 다양한 부위를 제공한다. 런치가 9만 원, 수린 코스 1인이 18만 원이다.
그 밖에 드라이에이징 한우 전문점 청담동의 <꿰뚫>, 논현의 <정육공방>, 압구정 <조우> 등도 한우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우 오마카세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한우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비싼 가격이 단점이다. 한우 오마카세 식당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유다.
◆순대 오마카세, 덴푸라 오마카세도 등장
오마카세가 인기를 얻으면서 순대 오마카세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마포에 위치한 <리북방>이다. 미쉐린가이드 선정 맛집이다.
<리북방>은 전통적인 순대부터 셰프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이색적인 순대까지, 다양한 순대요리를 코스로 맛볼 수 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맛의 전통을 살렸다. 제철 식재료의 사용, 셰프의 창의성이 가미된 음식 등이 개성이 있다.
메뉴마다 셰프의 설명을 들으며 먹기 때문에 편견을 깬 식재료의 구성과 셰프의 철학을 느끼며 먹을 수 있다. 평일 점심 맡김차림이 4만9800원, 그 외는 7만 원대이다.
김포에 위치한 <팔담순대>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순대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 전국의 특산물을 이용해 만든다. 오마카세 정식이 1만3000원이다.
덴푸라 오마카세도 있다. 서울 논현의 <키이로>이다. 개성 있는 다양한 튀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셰프가 엄선한 신선한 재료들을 튀겨 만든 메뉴들은 다양한 맛을 선사한다. 재료에 맞게 튀김옷 두께나 튀긴 정도를 달리 해서 제공하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도 있다. 100% 예약제다.
◆오마카세로 즐기는 커피와 티의 맛!
요즘 2030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오마카세는 커피와 티이다. 스몰 럭셔리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커피와 티도 오마카세로 즐기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커피 오마카세는 1~2시간 동안 커피와 디저트를 코스 요리 형태로 즐긴다. 메뉴는 오마카세 식당처럼 바리스타에게 맡겨진다. 커피와 디저트를 마시며 원두나 페어링의 이유, 제대로 음미하는 법 등을 바리스타로부터 설명들을 수 있다.
서울 마포의 <펠른>은 커피 페어링 코스를 통해 다양한 커피를 느낄 수 있다. 펠른 페어링코스는 시그니처 음료 4종, 디쉬 4종으로 구성된다. 4만2000원.
서울 성수동의 <기미사>의 코스는 새 시즌 새로운 주제와 콘셉트로 구성된다. 커피를 다양한 식재료와 기법으로 변주해낸다.
서울 압구정의 <고이스트>도 시즌마다 주제를 달리하여 독특한 커피를 선보인다. 현재 운영 중인 고이스트 시즌2 오마카세는 시실리 사람들의 문화를 소개하며, 그들이 나누었던 스토리와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2인부터 가능하다.
헬시플레저가 유행하며 커피 대신 티 오마카세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한국차 전문 티카페 <오므오트>에서는 시즈너리한 차와 다식을 스토리텔링 코스로 프라이빗하게 예약제로 운영된다. 티세레모니가 3만5000원이다. 커피에 비해 생소할 수 있는 티를 차분한 설명과 함께 맛볼 수 있다.
서울 연남동의 <코코시에나 티오마카세>는 시즌 티코스를 선보인다. 티 소믈리에가 엄선한 차를 제안하는 티코스가 예약제로 운영된다. 코스는 1시간 20분 간 진행되고 있다. 차뿐만 아니라 다식이 페어링되며 설명과 함께 제공된다. 가격은 4만2000원.
그 밖에 <티퍼런스>, <맥파이앤타이거>의 티오마카세도 2030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반려견 오마카세도 등장...오마카세 트렌드의 전망은?
사람만 오마카세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반려견을 위한 오마카세도 등장했다. 서울 청담동의 <퍼피라운지> 등에서 반려견 오마카세를 판매하고 있다. 펫요리 전문가들이 개발한 반려견을 위한 요리를 코스로 제공한다. 반려견 오마카세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견주의 자기만족을 위한 사치라는 반응이다.
비단 반려견 오마카세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에 대한 비판도 많다. 지나친 허세다,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다수다. 실제로 과시욕으로 오마카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식당들도 생겨나고 있고, 모든 음식에 오마카세를 붙여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오마카세 트렌드는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파인 다이닝을 즐기려는 수요의 증가로 생겨난 현상이다. 일반 소비자들의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점점 세분화·전문화되고 진지해지면서 오마카세 트렌드는 당분간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