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 튀는 옷 안 입고 문밖까지 달려 나가 맞아
“건강해야 좋은 서비스 나온다”
헬스 다니며 체력 관리 보통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었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만 실제로는 권력을 양도한 사람이나 고객이 주인이고 왕이다.
사업 규모가 크든 작든 고객을 제대로 섬기는 데서 성공이 싹튼다.
A씨는 서울 명동에서만 30년간 음식 장사를 했다. 몇 개의 점포를 가지고 성공한 그녀를 보면 사람들은 명동처럼 상권이 좋은 데서 하니 당연히 성공했겠지 라고 생각하거나 나도 명동에 점포가 있다면 저 사람처럼 돈을 잘 벌텐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A씨는 경제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을 만큼 돈을 벌었고 현재도 사업이 잘 되고 있다. 명동에서 장사를 하니까 당연히 잘된다라는 생각은 마치 김연아의 성공이 그녀의 재능 때문 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A씨는 그가 명동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잘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반박한다.
“명동이니까 당연히 장사가 잘될거라고요? 천만에요. 주변 점포들을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이 바뀝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트렌드 변화가 빨라서 동네장사보다 훨씬 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A씨가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인근 점포들 중에서 가장 빨리 문을 열고 가장 빨리 닫는다. 30년 동안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원칙이다. 이미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그에게 가게를 드나드는 고객들은 어쩌면 좀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30년간 변함없이 고객을 왕으로 모신다.
매장에서 그는 귀고리나 액세서리를 하지 않고 옷도 단정하지만 수수하게 입는다. 이유를 물으니 고객이 왕이고 주인인데 고객보다 튀면 안 된다는 게 대답이다.
상당한 재력가이지만 지금도 고객이 들어오면 달려 나가서 어서 오세요’라고 반긴다.
이미 중년을 훌쩍 넘겼지만 그녀는 지금도 고객과 대화를 할 때 콧소리를 낸다. 어서 오세요’가 아니라 어서오세용~’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고객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해서란다.
처음 방문하는 고객은 귀신처럼 알아보고 특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추, 깻잎 같은 야채는 보기에도 신선하고 푸짐하게 담아낸다.
명동이라고 하면 뜨내기 고객이 많으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단골들이 꽤 많다.
우수 고객들은 반드시 기억하고 특별히 대하는 그녀를 보면 단골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시간부터 저녁 시간 사이에 손님이 뜸할 때는 핵심직원들과 함께 헬스장을 찾는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해지고 기분이 좋아 서비스도 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음식점 경영주들이 자식들만은 공부를 많이 시켜서 어떻게 해서든지 화이트칼라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반대다.
A씨의 매장에도 외국에서 공부한 자녀가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서 현장 실습을 하고 있다.
A씨의 음식점뿐만 아니라 유명하고 성공한 많은 음식점에서 자녀가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좋은 직장도 뿌리치고 수업 중인 사례를 요즘 들어 심심치 않게 본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실제 사례들인 셈이다.
A씨를 비롯, 성공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성공은 마치 근육 단련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육을 만드는 과정도 어렵지만 조금만 관리하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근육은 사라진다.
최근 김연아의 스승인 오서 코치가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라는 책을 펴냈다.
내용 중에는 재능을 하늘이 준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아가 연습하는 과정을 딱 사흘만 와서 보라’는 구절이 있다.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A씨의 사례 역시 김연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상권이나 입지보다 경영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주간조선 중에서...
이경희 소장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