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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프랜차이즈]

[창업칼럼] 프랜차이즈 필수물품 가격공개는 충분조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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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629 등록일등록일: 2018-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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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사업 활동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이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수용하고 적용하는 기업 활동을 말한다.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요즘은 기업의 이익 추구가 사회와 이해당사자들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며 오히려 사회전체의 문제 해결과 이익 증진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갑질논란’ ‘CEO의 도덕적 일탈’ ‘가맹본부 폭리’ 등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도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

숲 못보고 나무만 보는 사회적 책임론

안타까운 건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질타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집착하는 듯하다는 점이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물품 가격 공개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은 필수물품의 가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가맹본부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헌법소원 제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필수물품의 가격을 공개하든 안하든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과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맹점이 이익을 실현하고 성공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가맹계약을 체결하는 예비 창업자들 중에 창업후 자신이 적자를 내거나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성공을 기대하고 가맹점을 오픈했는데 매출이나 수익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모든 갈등의 핵심 요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는 가맹본부가 공급가를 공개하고 공급가격을 내리기만 하면 가맹점주들이 겪는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영세한 가맹본부들의 경우 가맹점을 개설할 때 3무정책, 즉 가맹비와 교육비 면제, 인테리어비.시설비 노마진 등을 내세우는 곳이 많다. 이들은 공급가에서도 최저 마진을 약속하고 1년간 로얄티를 면제해주고 심지어 최저 수익까지 보장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브랜드치고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례가 많지는 않다. 오히려 가맹본부 수익성이 약해 인력 채용이나 가맹점 개설후 사후 지원이 약해서 가맹본부가 무너진 사례가 더 많다.

프랜차이즈는 제조업, 도매상과 다른 지식서비스업의 꽃

가맹본사는 제조업체 혹은 도매상이 아니다. 사업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집약해서 제공하는 지식서비스 기업이다. 따라서 공급가 인하는 가맹점을 성공시키는 여러 가지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다. 공급가격의 경쟁력 못지않게 무형적인 지식인 노하우와 운영시스템, 경영역량이 더 중요하다. 공급가만 중요하다면 예비 창업자들은 제품을 가장 싸게 공급해주는 제조업체나 도매상들과 직접 거래하면 된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는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 신제품 개발, 최적 출점을 위한 상권 입지 분석, 가맹점에 대한 경영지도 능력이 가맹점 공급가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들이다. 프랜차이즈 사업 방식은 지식서비스업의 꽃으로 여겨진다. 지식기업으로서 역할을 하자면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서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가맹사업의 수익성이 있어야 그것이 가능하다. 가맹사업 성공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역량 있는 협력업체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또한 협력업체들에게 적정 마진을 보장해줄 때 가능하다.

예비창업자들은 공급가가 낮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택한다. 그들이 가맹본부에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것은 특정 상품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종합적인 프랜차이즈 패키지이다.

프랜차이즈 패키지란 가맹점을 성공시키기 위한 무형적 프로그램으로서 ▴가맹본부가 개발한 상호 서비스 마크 등의 브랜드 ▴상품 및 가격전략, 디자인, 판매촉진, 운영, 제조, 협력업체 네트워크 구축 등 가맹점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가맹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 ▴개설이후 가맹점의 성공을 위해 가맹본부가 지원하는 마케팅 경영지도 브랜드관리 능력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지식서비스업으로 성장하려면 충분한 수익성 보장돼야

미국의 경우 가맹본부들은 대략 가맹점 총매출액의 약 5%를 로얄티로 받고 매출액의 1.5~3%를 광고비로 분담시킨다.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 프랜차이즈의 로얄티는 10%가 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로얄티를 받아가지 않으면 오히려 세무당국에 신고하기도 한다. 가맹본사가 탈법을 하거나 이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로얄티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 무형지식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와 쉽게 성장하려는 가맹본부의 욕구가 결합돼 왜곡된 구조로 시장이 성장했다. 때문에 일부 외국계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로얄티를 제대로 받는 곳이 적다. 받더라도 전체 매출액의 0.5~1.5%에 해당하는 15만~30만원 월 정액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공급가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다.

가맹본부 중 직접 자사 제품을 생산 제조하는 곳은 일부분이다. 제조를 가지고 있더라도 전품목이 아니라 핵심에 해당하는 일부 품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맹본부의 공급가에는 상품 제조 및 가공 비용과 물류비용, 포장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전국적 물류 배송망 구축을 위해 대부분 물류시스템을 갖춘 대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다. 가맹본사와 거래하는 대기업들은 자체 생산품도 있지만 중소기업의 제품을 받아서 납품하는 품목도 적지 않다.

가맹본부들이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납품가격은 가맹점 수나 가맹본부의 결재 조건, 신용도에 따라서 다르다. 따라서 가맹본부의 공급가를 획일적인 잣대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업체에 따라서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과 분담하기도 하지만 계약서만 그렇게 쓰고 실제로는 가맹본부가 마케팅비를 전액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마진 인하는 협력업체 납품 단가 인하로 연결될 수도 있어

가맹점을 경영지도하는 슈퍼바이저가 점포 20개당 1명인 곳도 있고 50개나 100개 점포당 한 명인 곳도 있다. 교육부나 마케팅 부서 직원이 1~2명인 곳도 있지만 3~6명 이상인 업체도 있다. 교육기간도 일주일부터 두 달까지 업체마다 상이하다.
가령 타 가맹본사보다 공급가가 2~3%이상 더 비싸더라도 우수한 인재를 보유해 마케팅이나 경영지도, 신제품 개발 역량이 뛰어나다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그 편이 사업 성공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가맹본부의 공급가격을 시중의 구매 가격과 비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물건만 납품하는 제조업체나 도매상과 달리 가맹본부는 물품 공급 외에 경영지도나 제품개발, 교육, 브랜드 관리 등 전문적인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맹본부가 직접 제조업을 하거나 도매상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가맹본부들은 제조업체도, 도매상도 아니다. 사업 노하우를 제공해서 가맹점의 성공을 지원하는 비즈니스포맷형 모델이다. 이 타입의 본부는 무형 지식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따라서 가맹본부의 필수 공급 품목과 공급가격 경쟁력 못지않게 가맹점의 성공실적을 따져야 한다.

가맹본부가 제조업이거나 도매상인 경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구나 생활용품, 헬스앤뷰티의 경우 다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므로 필수공급품이냐 아니냐의 기준을 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물건을 공급받으므로 마진 공개는 해당 제조업체들에게 심각한 영업 기밀 누설에 해당된다. 이 경우 결국 프랜차이즈만이 아니라 모든 기업들이 마진을 공개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그런 상황을 일반 기업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정보공개서 정확도 높이고, 가맹점 성과를 평가하라

현재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점 계약 종료 및 해지 숫자를 포함하는 폐점수, 가맹점 개설 숫자와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이 공개돼 있다. 또 가맹본부의 직원수와 마케팅비 지출 내역, 가맹본부의 재무상황도 오픈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이 정보가 ‘정확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브랜드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타 브랜드보다 공급가가 조금 더 높더라도 가맹점의 성공 실적이 좋고 이를 위해 가맹본부가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 적극적으로 가맹점을 지원한다면 문제요소가 줄어든다.

반면 가맹본부가 도매상이나 제조업체처럼 공급가를 낮추는 데만 급급한다면 경영의 전문성을 갖추고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투자할 재원이 부족해질 것이다. 마케팅이나 가맹점 경영지도, 우수한 인재 채용, 시스템 개선 등을 위한 투자도 힘들다.

가맹본부는 줄어든 이익을 보완하기 위해 협력업체들의 납품 단가를 낮추려고 할 것이다. 공급 단가가 낮아지면 원재료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맹점의 품질이 나빠져 결국 가맹점 매출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외식업의 경우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맹본부들은 가맹점 공급가의 12~25%를 마진으로 취한다. 공산품은 이보다 훨씬 낮고 소스 등 필수 공급 품목은 이보다 높다. 이 비용안에 본사가 지급해야 하는 전체 공급가의 7~13%에 해당하는 물류비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고 물류비를 지급한 후 남는 차액으로 본사 운영에 필요한 임대료 인건비 마케팅비 연구개발비 등 본사 운영경비를 지출해야 한다.

가맹점 이익 실현 능력에서 신뢰 생긴다

다시 강조하지만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신뢰’는 단순히 공급가를 낮추는 데서 생기는 게 아니다. 계약기간 동안 가맹점이 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갖추는 데서 신뢰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 가맹본부들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 공급가 인하에 대한 압력이 드세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로얄티를 받는 방향으로 전환돼 가야 하는데 정당하게 로얄티를 받을 준비가 된 가맹본부가 얼마나 될까?

혹시 가맹점의 평균 매출이 형편없고 폐점이 속출하는 데도 가맹점 모집에만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맹점을 성공시킬 창의적인 전략은 있는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과학적인 시스템과 데이터 경영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우수한 인재를 교육하는 스마트한 조직문화를 가졌는가? 소매 유통환경의 역동적 변화속에서 채널 전략과 브랜드가치를 높일 전략은 갖고 있는가?

프랜차이즈만이 아니라 각계에 비용인상 요인은 산적해 있다. 인건비, 원재료비, 포스 고객관리 앱 등에 지불하는 수수료, 마케팅비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악화되고 비용은 증가하므로 로봇으로 대체하든지 공급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앨빈 토플러의 지적처럼 갈수록 부가가치와 수익성은 제품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이런 시대에 비용만 허비하는 허술한 전략과 전문성 없는 조직으로는 가맹점의 성공을 실현해주기 어렵고 앞으로 다가올 로얄티 중심의 프랜차이즈 경영 시대에 적응하기도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공급가 차익에서 이익을 얻는 비중을 줄이면서 우수한 조직 문화와 경영역량을 갖춰 로얄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또 기업 활동의 자유만 주장하는 것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이미 전세계는 사회적 경제의 거대한 물결이 비즈니스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고 프랜차이즈도 그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이 오너의 것이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은 망상일 뿐이다. 함께 하는 조직원, 가맹점주, 그 가맹점을 찾는 고객들이 있기에 기업이 성장하는 것이고 기업 성장의 근간이 되는 이들의 행복을 배려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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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BUZABIZ님에 의해 2020-05-08 02:03:21 전문가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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