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짜리 배달 매장에서 1년에 10억 매출을 올린다면? 혹은 한달에 1억원씩 매출을 올린다면? 이익률이 어떻든 간에 꿈의 매출이다. 그런데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해서 이런 광고 홍보 문구들이 난무한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식당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배달 사업에 관심을 가진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을 향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의 호객이 기승이다. 정말로 월 매출 1억을 올리는 것일까?
 

◆월 매출 1억원이라며 창업자 호객

 

유튜브의 한 배달사업 프랜차이즈 영상은 월 매출 1억원을 강조하는 영상으로 창업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영상에는 월 8천만원대 매출을 올린 결산서가 올라와 있고 조만간 한달 매출 1억원이 달성될 것처럼 제시하고 있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더니 전체 홈페이지가 매출 1억원이라는 단어로 도배돼 있었다. 메뉴가 얼마나 특별한지 봤더니 아무리 봐도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음식사업은 사진이 중요하지만 사진은 대충 찍어 맛이 없어보였다. 홈페이지도 1백만 원 정도만 들이면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싸구려로 제작돼 있었다. 메뉴 사진만 본다면 월매출 1억 원은 커녕 월 2천만 원 매출도 겨우 할 것 같았다.

주력 메뉴도 맛이 없어 보였고 반찬도 완제품을 공급받아서 구색만 맞춘 것 같았다. 가격도 저렴해 저 가격에 배달비 배달앱 수수료 광고비 빼면 남는 게 있을까 싶었다.

투자비를 봤다. ‘인테리어 간판 주방 설비 등등 모두 가맹점주님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돼있다. 점포를 여는 데 들어가는 실질적인 시설비와 설비비를 가맹점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그 금액을 빼니 투자비로 표시된 금액은 1천만 원이다. 가맹비 500만원, 교육비 300만원, 이행보증금 200만원이다.

정작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은 다 빼고 보여주니 마치 투자비가 적게 드는 것같은 착시효과가 있다. 그리고 가맹본사가 남기는 것도 별로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가맹점 한 개 개설하면 가맹비 교육비 이행보증금으로 1천만 원 정도를 받는 것은 가맹점200~300개이고 가맹점 지원 시스템이 우수한 가맹본부들도 그 정도 수준인 곳이 많다.

이행 보증금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돌려받을 수 있는 비용이지만 가맹본사에 지불해야 할 미수금이 있으면 결재로 대체되므로 실제로는 그 것도 가맹본사 수입이나 마찬가지이다.

해당 브랜드 본사는 거의 투자 없이 가맹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달에 개설됐다고 표기된 가맹점수는 10개가량 이었는데 이 경우 가맹본사 매출 총이익은 1억 원대이다.
 

◆ 연간 매출액이 10억원이라는데

또 다른 배달 사업 영상에서는 매출 10억 원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었다. 창업 전문가가 성공한 배달 사업 프랜차이즈 사장을 만나는 내용이었다. 일 년 만에 가맹점을 수십 개 모집했다고도 했다.

영상에서 가맹본사 사장이 운영하는 매장은 보통 월 6천만 원이고 제일 잘 나올 때 7천만 원까지 간 적이 있다고 했는데 진행자는 쉽게 연간 10억 원 매출이라고 말을 하고 제목도 그렇게 달았다. 가맹점 사장은 가맹점들은 월 평균 2천5백만원 정도 매출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자 진행자는 돈많이 벌었겠다며 그 사장이 포xx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궁금해서 해당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검색해봤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연간 평균 1억7천만원대로 나와있었다. 점포당 월 1500만원 정도 되는 비용인데 마치 연 1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매출이 소개돼 있었던 것이다.
 

◆ 진실인가? 거짓인가?

두 브랜드 모두 실제로 월 1억 원씩 매출을 올리는 매장들이 있을 수 있다. 사업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이 우수하고 성과가 좋다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다소 부실해도 가맹점 사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매출을 올리는 매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두루뭉술하게 최고 매출이 마치 평균인 것처럼 표현한다면 그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행위 중에서 허위 과장 광고를 가장 나쁘게 보고 있다. 이런 허위 과장 광고는 창업 프랜차이즈 박람회 장에서, 혹은 각종 브로셔 등을 통해서 흔히 만날 수 있다. 전 매장 중 매출이 최고로 높은 특정 매장들의 영수증을 이미지로 제작해 배너를 걸어둔 사례도 볼 수 있고 가맹 영업 사원들은 스스럼 없이 최고 매출액이 마치 평균인 것처럼 창업자를 설득한다.

하지만 이런 허위과장 광고는 가맹본부도 예비 창업자도 모두 조심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파파라치 제도가 시행되어 제3자도 이런 문제를 신고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예비 창업자들이 해당 광고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은 물론이고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통해 상당액수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
 

◆서면, 녹취, 문자 등 모두 허위과장 광고 증거 자료

허위광고를 법정에서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공정위는 가맹본부의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비교적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 전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서 가맹본부가 시정명령 조치를 받도록 하면 민사소송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허위과장으로 인한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서면, 녹취, 주고받은 문자 정보 등이 모두 증거가 된다. 즉 홈페이지, 가맹사업 소개 브로셔, 유튜브영상, 박람회 배너 등은 물론이고 가맹상담을 할 때 나눈 대화를 녹취해뒀다면 이 모두가 허위과장 광고의 증거가 된다.

현재 가맹사업거래법에서는 매출 예측은 근거를 가진 서면에 의해서만 하게 되어있다. 구두로 대충 매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매출이 높은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홈페이지 등에 기재해도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될 수 있다.  특정 시점 특정 매장의 매출 정보는 전체 평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가맹본부들의 상당수가 홈페이지 박람회 브로셔 등에서 무분별하게 허위과장광고에 해당될 수 있는 매출을 이야기 하고 있다.

꼭 액수가 아니더라도 100% 성공을 책임져주거나 보장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다면 역시 허위과장광고에 해당될 수 있다.

◆ 영업사원의 허위과장 광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맹점을 모집하는 직원은 정규직이 아닌 경우도 많다. 가맹본사 영업사원이 정규직이고 월급제라면 그래도 믿을만하다. 하지만 외부 영업직이거나 기본급에 가맹영업이 성사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영업직이라면 창업자의 사업 성공보다는 계약 실적에 연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가맹본사 경영 방침은 허위과장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더라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영업사원의 허위과장 매출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영업사원들에게 허위과장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가맹영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준수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상 참작은 가능하나 책임은 대표이사가 져야 한다.

예비 창업자들은 너무 과장된 매출액에 유혹당해서 계약을 하게 된다면 미심쩍은 부분에 대한 서면, 녹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증거를 남기는 게 좋다.

◆ 공개된 가맹점 매출 믿어도 될까?

요즘 유튜브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점 매출액을 기준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료들은 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데이터가 기본이 된다. 

정보공개서에 가맹점 매출을 기재하는 것은 예비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특히 브랜드간 비교를 할 때 참조하면 유익하다.

그런데 그 데이터를 100%신뢰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대체로 근사치에 가깝지만  그 중에는 가맹점 매출을 부풀리거나 과장해서 등록하는 사례들도 있기 때문이다. 가맹본사 경영진이 모르는 상태에서 직원의 실수로 부풀려진 매출액이 등록되기도 하고 가맹본사가 가맹점 매출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가맹본사들은 물류 공급액이나 가맹점의 원가율을 기준으로 실제 매출액을 역산정하는 경우도 많고 가맹점 전체 포스가 통일돼 있더라도 배달앱 확산으로 인해 가맹점 매출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의도적으로 부풀려서 등록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허위 정보를 게재할 경우 가맹법상의 제재를 받게 돼 있기 때문에 브랜드를 소중히 여기는 제대로 된 회사라면 터무니없는 정보를 게재할 수는 없다.

다만 정보공개서를 검토하는 담당자들이 일일이 매출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예비 창업자나 제3자의 신고가 있기 전에는 허위과장 정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가맹점 매출을 확인할 때 또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바로 정보를 올린 시점이다. 정보공개서를 등록할 때 전년도 제무제표를 추가해야 하므로 법인 결산 후에 수정된 내용을 제출하게 돼 있다.

제출된 정보공개서는 내용 검토 후 순차적으로 등록이 되다보니 어떤 브랜드는 하반기가 돼서야 변경된 내용이 등록된다. 때문에 연초나 상반기에 보는 데이터는 재작년 매출액일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가 넘어서야 작년 데이터를 볼 수 있다.

매출을 확인할 때는 연도를 확인하고 재작년 데이터라면 포털사이트 지도검색이나 브랜드 홈페이지 혹은 가맹상담자 등을 통해 현재 해당 브랜드의  총점포수나 신규 개점 및 폐점 동향 등을 확인해서 브랜드 현황이 어떤지를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브랜드 수명이 짧고 경쟁이 치열해서 유행 업종일 경우에는 1~2년만에도 브랜드 매출이 반 토막이 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 매출 참조하고 사업성 분석하는 방법을 익혀라

 

경영이념도 좋고 꿈을 이루는 것도 좋지만 적어도 창업, 사업을 하는 첫 번째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게 창업이다. 따라서 업종이나 브랜드 선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하는 브랜드별 매출 데이터를 참조로 하되 어떤 정보를 접하더라도 최고 매출이 아니라 평균 매출을 확인해야 한다. 모든 브랜드는 매출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다. 내가 최고 매출액 가맹점이 될 수도 있지만 최저 매출액 가맹점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창업할 경우 평균보다 훨씬 낮은 성과를 얻을 것인가, 반대로 최고가 될 것인가 여부는 실제 경영하는 사람의 역량과 상권 입지 및 경쟁 환경에 따라서 달라진다.

때문에 창업을 할 때도 창업한 이후에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알아두면 사업성을 평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경영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경희. 부자비즈 운영자. K프랜차이즈 리더과정 주임교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프로슈머전략가이자 마케팅 트렌드 창업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저서로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CEO의탄생’, ‘내사업을 한다는 것’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등에서 '부자비즈'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