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칵테일 전문점의 성공vs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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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425 등록일등록일: 2006-09-16본문
저도주 인기 업고 부활… 눈·입 모두 만족 고품격 인테리어, 퓨전형 안주가 승부수
창업비 4천만원대 세계적인 술 소비 국가인 한국에서 주점은 창업자에게 항상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시장이 넓고 수요가 많아 점포의 위치만 잘 잡으면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쟁이 심한 만큼 차별화 전략이 절실하고 자기만의 운영 전략이나 꾸준한 메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주점업은 4~6년 단위로 트렌드가 바뀌는 경향이 있다. 5~6년 전 큰 인기를 모았던 업종 가운데 하나가 소주 칵테일 전문점. 하지만 현대식 인테리어를 한 호프 전문점과 세계 맥주 전문점, 테마 요리 주점, 일본식 선술집 등에 밀려 젊은이들의 거리에서 소주 칵테일 전문점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속되는 불황을 타고 칵테일이 인기를 끌면서 업그레이드형 소주 칵테일 전문점 등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비자가 점차 저도주를 선호함에 따라 각종 첨가물을 넣은 소주 칵테일이 고객 니즈와 맞아떨어진 것. 또 과일이나 시럽, 크림, 음료 등 혼합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 색을 내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성과 다양한 기호를 가진 젊은층이 선호하고 있다. 소주 칵테일 전문점은 소규모와 소자본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오피스 밀집지나 역세권, 대학가 외에도 동네 상권에 들어가 작은 사랑방처럼 운영할 수 있다. 고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인테리어로 칵테일바의 분위기를 차별화한다면 금상첨화다. 칵테일바 컨셉에 맞게 기존 소주방과 달리 시설이나 분위기를 현대적이고 고급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
생맥주 전문점을 운영하던 이진호씨(술고래다컴 중곡점ㆍ38)는 지난해 10월 소주 칵테일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맥주의 소비량이 계속 감소하자 과감히 리모델링에 나선 것. 하지만 3년 동안 해 오던 주류업에서 완전히 다른 아이템으로 바꾸기는 부담스러워 여러 형태의 주점을 놓고 고민을 했다.
이씨는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면밀히 상권을 분석하고 주요 고객층을 정했다. 일단 매장이 주거밀집지에 위치해 있어 지역밀착형 주점을 찾았다.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고 아차산역과 중곡역 사이라 젊은층 고객도 많아 술과 다양한 음료를 구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 맥주, 소주, 칵테일 등 다양한 종류의 주류를 갖춰 놓는 것이 유리할 듯했다. 여러 주점을 알아보던 이씨는 소주 칵테일 전문점을 택했다. 종전 22도이던 소주 도수가 21도로 낮춰 발매되는 등 소주 연성화 트렌드에 맞을 뿐만 아니라 젊은층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칵테일바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점포 한쪽을 개방형으로 꾸며 오픈바 형태로 꾸몄다. 그리고 가볍고 산뜻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외장재로 알루미늄을 쓰고 창은 노란색 주조로 해 밝은 느낌을 주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테이블 간격도 넓게 했다. 소주 칵테일뿐만 아니라 술안주도 다양하게 갖췄다. 감자그라탕, 해물나베, 햄치즈카나페, 오코노미야키 등 타 업소에서 보기 힘든 안주류를 마련했다. 일본판 피자인 오코노미야키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김치를 넣어 퓨전 형태로 내놓았다. 또 순한 맛, 매운맛, 아주 매운맛을 선택하게 하는 등 고객에게 맞춤식 안주를 제공했다.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안주 세트 메뉴도 개발했다. 8,000원, 1만원, 1만2,000원의 세 종류로 안주를 나누고, 이중 두 종류를 한꺼번에 시킬 경우 30% 이상 가격을 할인했다.
홍보 전략에도 신경을 썼다. 주변의 은행과 계약해 은행 내 TV에서 10분에 한 번씩 30초 광고를 하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신문 삽지도 돌렸다. 오픈 당시에는 본사 직원 30명이 파견 돼 전단지를 돌리고 전광판이 탑재된 차량을 이용해 3일 동안 광고를 했다. 무엇보다 칵테일 시음회를 열어 30가지 이상의 칵테일을 무작위로 제공했으며 즉석에서 원하는 사람에게 지정 칵테일을 만들어줬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점차 동네 고객들이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전면의 창문이 완전히 개방된 새로운 인테리어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호기심에 한 번씩 찾는 경우가 많았다. 메뉴에서는 소주 칵테일과 안주로 또 한번 즐거움을 주니 우연히 들른 고객이 고정고객으로 연결됐다.
가장 잘 나가는 칵테일은 파인애플 언더와 딸기향수. 맛이 부드럽고 생과일을 갈아서 만들어 술을 못하는 사람도 주스처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칵테일 가격은 2,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다양한데 특히 4,000~5,000원대가 인기가 높다. 밤낮이 바뀌어 자녀에게 신경을 써 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칵테일을 만드는 것이 즐겁고 이전 생맥주 전문점보다 매출이 훨씬 높아 만족한다는 이씨.
36평 매장의 창업비용은 인테리어비 평당 125만원, 주방 집기 및 시설 1,000만원 등 점포임대비를 제외하고 총 6,000만원이 들었다. 월평균 매출액은 2,100만원 정도이고 여기에서 월세, 인건비, 공과금 등을 제한 순수익은 600만원 남짓이다.
이와 달리 평촌에서 업그레이드 소주방을 운영하고 있는 주모씨(47)는 풍부하지 못한 메뉴와 철저하지 못한 서비스 정신으로 실패한 경우다. 처음으로 창업에 도전한 주씨는 15평 규모의 아담한 매장을 내고, 창업비용도 점포임대비를 제외하고 3,60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창업했다. 주씨의 가장 큰 실수는 메뉴의 단순화였다. 나름대로 음식 솜씨가 있다고 생각한 주씨는 치킨과 골뱅이, 과일 등 여느 주점에서나 볼 수 있는 안주를 깔끔하게 내놓기만 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지 않았다. 소규모 음식점들이 전문메뉴를 개발하듯 주씨는 자신만의 소스와 메뉴로 요리한다면 평범한 메뉴라도 고객들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해지며 안주를 요리로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테이블 간격을 좁히고 낮은 조도의 조명을 사용했다. 그러자 회전율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싸구려 술집이라는 인식을 줘 객단가에 비해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고 자연히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낮은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주씨는 각종 세계 맥주를 들여왔으나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소주 외에 제공하던 생맥주를 그날그날 조금씩 받아서 제공했는데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저장해 두고 사용했다. 위생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맥주 특유의 알싸한 맛이 약해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결국 단골고객마저 조금씩 발길을 끊었다.
특별한 이벤트나 홍보 수단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경험이 없는 주씨로서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시한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첫달 매출은 800만원이었으나 갈수록 매출이 떨어져 1년 후에는 300만원까지 떨어졌다. 결국 주씨는 다른 사람에게 매장을 넘기고 말았다.
클릭!성공
1.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이 높으므로 30가지 이상의 다양한 소주 칵테일을 선보인다.
2.칵테일바는 분위기가 중요하므로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움과 깔끔한 느낌을 주 도록 한다.
3.계절 메뉴를 업그레이드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4.세트 메뉴를 구성, 저렴한 안주로 고객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5.맞춤형 상품으로 고객이 원하면 무알코올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등 융통성을 꾀한다.
6.바텐더의 역할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므로 서비스 교육에 힘쓴다.
7.점주가 칵테일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한다.
8.신업태인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고객들의 눈길을 끈다. 9.매장의 청결에 힘쓰고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10.테이크아웃을 실시해 매출을 높인다.
클릭!실패
1.재료원가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저렴한 식자재를 사용해 질을 낮춘다.
2.칵테일바에 어울리지 않는 인테리어로 메뉴와 통일성을 갖추지 못한다.
3.소주 칵테일의 종류가 많지 않아 고객들이 빨리 식상함을 느낀다.
4.바텐더 및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이 실시 되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을 느낀다.
5.주방에서 나오는 음식맛이 일관되지 못하고 자주 바뀐다.
6.청결과 위생에 철저하지 못해 불결한 인상을 준다.
7.점주가 비정기적으로 출근해 식자재 및 매출관리등 운영상 차질을 빚는다.
8.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지 않는다.
9.2층이나 지하에 점포를 얻어 접근성이 낮다.
10.불필요한 시설비등 과도하게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