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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전문가컬럼]

성공 사업가는 ‘배움의 끈’ 놓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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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022 등록일등록일: 2008-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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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점심시간에 놀부보쌈’에 갔다가 저녁이 돼서야 지갑을 두고 온 걸 알았다. 가맹점 연락처를 찾기 위해 놀부의 홈페이지를 열었더니 김순진 회장 소개 페이지가 눈에 띄었다. 별 생각 없이 클릭했더니 김 회장의 프로파일에 학력 사항이 공개돼 있었다. 그녀의 배움은 1991년부터 시작됐다. 사업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다. 각종 최고경영자(CEO) 과정을 비롯해 매년 교육을 받지 않은 해가 없었던 것 같다. 김 회장은 1996년 중·고교 검정고시 합격 후 10년 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녀의 이런 스토리를 대충 알고 있었지만,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녀의 학업 경력은 최고 학부를 나온 수재의 그것보다 훨씬 위대해 보였다. 1996년 중·고교 검정고시에 도전할 무렵은 그녀가 이미 중년에 접어든 때다.

그런 그녀의 학력이 성공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주변을 돌아보면 학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자영업 시장에서 학력과 무관하게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성공은 학력과 무관하다’고 단정 지은 적도 있다.

그런데 로버트 히스리치(Robert Hisrich)와 마이클 피터스(Michal Peters) 등이 쓴 기업가 정신(Entreprenuership)’이라는 책의 지성’에 대한 대목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문 번역을 그대로 옮기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지성이 필수적이다. 사업 단계가 복잡해질수록, 경영이 필요해질수록 지적인 능력은 중요한 성공 변수가 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박사 학위가 말하는 것은 학력 그 자체가 아니라 평생 공부하는 배움의 자세다. 그녀는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난 후에도 끊임없이 공부를 했다. 1997년에는 한 대학원에서 중국 경제 최고경영자과정을 이수했다. 중국 경제를 공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 세계에서 중국 진출을 추진했던 것이다.

성공하는 사업가들은 배움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열정과 매출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굳이 학위과정을 이수하고 교육과정을 다녀야만 배움의 열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매일, 매순간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짧은 기간에는 큰 차이가 없겠지만 1년, 2년, 10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금 시장에는 특정 분야에 경력이 많은 자영업자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장사를 시작한 후 익숙한 일만 계속했지, 의식적으로 교육을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해 본 적이 있는 자영업자는 많지 않다.

갓 스물의 나이에 형의 탈옥을 돕다가 경찰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간 필리프 모리스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사면령 덕분에 사형수에서 무기수가 돼 2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살았다. 인생은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되는 대로 살면 되는 줄 알았던 그는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사다리를 올라가야만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각성을 계기로 그는 옥중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이 일이 알려지면서 그를 위한 구명 운동이 벌어지고 그는 자유의 몸이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사업도 그런 것이다. 의식적이거나 의도적인 노력 없이 변화도 발전도 없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지금 증오에서 삶으로’의 저자 필리프 모리스의 사례가 자영업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배움에 대한 접근 자세는 다분히 속물적이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따지면서 누가 누구와 인맥이 닿는지, 혹은 편 가르기 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일쑤다. 학력이 좋으면 배움도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놀부’ 김순진 회장에게서 본 것은 잘난 척하기 위한 학위가 아니라 배움을 좋아하는 영원한 학생’으로서 발전하는 사업가의 모습, 배움에 대한 자부심이다. 이는 기업가 정신에서 지적하듯이 배움의 자세, 지적 능력이 사업을 키우는 성공 요소라는 것을 말해 준다.

십수 년 전, 내가 겸손함을 잃을 때 모든 행운은 나를 비껴갈 것’이라고 깨달은 적이 있다. 겸손함을 잃을 때 나는 세상 아무것에서도 배울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후 내가 겸손하지 못함을 자각할 때마다 이것이 추락의 전조’라며 스스로를 타이르곤 한다. 음식 장사를 10년 했다고, 옷 장사를 10년 했다고 그 분야를 다 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순간 새것을 배울 수 없게 되고, 배움 없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자영업은 수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인테리어 디자인 등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이 아니라 업종 다양화, 업종의 혁신, 서비스, 연구·개발, 영업 역량, 설비, 인프라, 운영 등 모든 분야에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때가 있다. 그러자면 배움이 필수다. 배움은 성공의 필수 동반자이고, 겸손은 배움을 지속시키는 절친한 친구다.

<한경비즈니스 창업에세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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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BUZABIZ님에 의해 2020-05-08 02:03:40 전문가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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