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생맥주전문점-플젠 공동창업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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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467 등록일등록일: 2007-12-07본문
경기도 일산, 테마 쇼핑몰 안에서 크림 생맥주 전문점 ‘플젠’을 운영하는 정규용(50) 강석제(44)씨는 의형제 사이다. 규용씨가 8년간 몸담았던 해운회사를 나와서 화물 운송 중개업을 하던 시기에 만난 두 사람은 사장과 직원 관계로 3여년간 일했다. 이전 회사에서의 경험을 살리고 싶었던 정씨는 사업을 하면서 또 다른 창업을 구상했다.
10년 전, 해운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컴퓨터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석제씨와 함께 대기업 컴퓨터 대리점과 통신 대리점 운영을 동시시작, 월 4억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우리가 대리점을 운영 할 당시에는 ‘본사 직영점’이 거의 없었어요. 초반에 함께 운영하던 운송 중개업을 지인에게 넘겼는데, 제가 본격적으로 대리점 사업에 몰두하자 매출이 떨어지더군요. 직영 판매점이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게 가장 큰 이유였죠.”
이 전부터 외식업에 관심이 많던 규용씨는 줄어든 대리점 운영 수입 때문에 또 다른 사업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경험이 없고 넉넉지 않은 자금 탓에 소규모 점포를 알아봐야 했던 규용씨가 선택 한 것은 죽 전문점. 하지만, 가족과 친동생 같은 석제씨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 정씨는 전자 대리점 운영을 통해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 죽 전문점 운영은 일단 아내에게 맡겨보기로 했다. 매출은 생각보다 부진했다.
당시 규용씨는 매장 운영 문제로 자연스럽게 본사와 접촉을 하면서 담당 직원과 친분을 쌓게 되었다. 한 달 후, 담당 직원의 이직은 정씨에게 새로운 인생 계기가 되었다. “친하게 지내던 본사 직원이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이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알게 됐어요.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이거다!’ 싶었죠.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냉각 생맥주라는게 흔한 창업 아이템은 아니잖아요. 기계도 특허 받았다고 해서 믿음이 갔습니다.” 규용씨는 먼저 석제씨에게 창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결정권을 주었다. 두 사람은 2개월간의 시장 조사를 통해 브랜드의 경쟁력 등을 살핀 뒤, 총 창업비용2억5,000만원을 50:50으로 투자, 공동 창업을 하게 된 것. 마침 대리점 사업을 정리하면서 함께 일하던 여직원도 본사 교육을 거쳐 주방에서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행히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대는 없었다. 모험과도 같은 창업을 통해 친 동생 못지않은 석제씨와 사이가 멀어 질까봐 걱정되기도 했지만 10년 가까운 두 사람의 우정을 믿어보기로 했다.
현재, 오픈 4개월만에 월 5,000만원의 매출과 1,700만원가량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두 가족의 매장은, 바쁜 시간이나 주말에 대학생이 된 규용씨의 자녀들과 석제씨 부인이 나와서 일을 돕고 있다.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지만, 우리는 사공이 많으니 노 젖는 속도가 빨라서인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어요.” 각자 집에 숟가락 젓가락 수까지 알정도로 돈독한 두 사람이지만 업무분담과 수익 분배는 투자와 똑같이 50:50으로 확실히 하고 있다.
종업원과 손님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서 호칭도 ‘정사장’과 ‘강이사’로 정해서 부르고 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다루던 꼼꼼한 성격의 규용씨는 매장 운영의 전체적인 관리와 사무를, 대기업 전자 대리점 직원으로 CS교육이 몸에 벤 석제씨는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다. “석제씨가 워낙 친절이 몸에 익은 사람이라 손님 맞는 게 다르죠. 대기업 서비스 센타에서 완벽한 일처리 후에도 몇 번씩 전화해서 서비스 확인 등급을 매기잖아요. 강산이 한 번 변하도록 그런 몸과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대했으니, 손님이 늘어나는 건 석제씨 공이 큽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공급하는 물류와, 한 가지 정도의 특색 있는 아이템보다 더욱 중요 한 게 ‘마음’이라고 말하는 규용씨는 인근에 90%가량이 주점이거나 술을 취급하는 외식업소라며, 무한 경쟁시장 속에서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과의 공동 창업이야말로 최고의 ‘마음’을 갖춘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