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주객일체가 중요하다.-채선당 화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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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684 등록일등록일: 2007-10-24본문
“멀쩡히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서 직접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했을 때만해도 아무 말 않던 사람들이 식당을 개업 한다고 했을 때는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릴 정도로 반대가 심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식당 열 곳 중에 한 곳 잘되는 일도 드문 경우잖아요. 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한 일이라서 나중에는 오히려 반대하던 사람들이 저에게 설득 당했어요.” 10여년간 디자인관련 사업에 종사하던 홍성호씨(40. 채선당 화곡점)는 올해 초 샤브샤브 전문점을 오픈했다. 확고한 의지로 100평 규모 매장을 오픈했다. 대기업 디자인실에서 근무했던 8년간, 많은 선배들이 40대부터 명예퇴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을 본 그는 중년이 가까워지자 퇴사를 결심했다. 마침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직장 동료와 함께 자본금을 반반씩 투자, 자본금 3억으로 디자인 회사를 설립했다.
컴퓨터나 팬시용품 등 제품 디자인과 그래픽 작업이 주요 수입원이었던 그의 회사는 년 2, 3억 가량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 했지만, 많은 동종 업체의 등장과 비수기와 성수기의 큰 매출 차이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힘들어졌다. 가장으로서 생계유지에 위기감을 느낀 그가 비수기 대책으로 선택한 사업은 인터넷 쇼핑몰.
의류 사업을 하던 지인의 권유로 알아본 온라인 사업은 투자비용이 적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리라 예상, 1년간 디자인 회사와 쇼핑몰 운영을 병행했다. “매출이 2억 가까이 오른 후, 부진했던 디자인 회사를 정리했습니다. 여성의류를 팔았는데, 공장 납품을 받아서 사진 촬영을 하고, 나중에는 스튜디오도 갖출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어요.” 하지만 온라인은 오프라인 시장보다 변화의 바람이 빨리 불어 닥쳤다. 2006년 말부터는 동종업체가 과열 현상을 보이면서 실패가 없을 것 같던 의류사업도 2년 만에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유행을 선도해야 하는 의류 업계에서 의류 납품만으로 살아남긴 힘들었다. 결국 매출이 회사 유지비만 겨우 나올 정도로 떨어지자 홍 사장은 또 다시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점심이나 한 끼 때우러 들어간 식당이 내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웰빙’이 일반화 되면서 샤브샤브전문점에 경쟁력이 생긴거죠.” 그는 일부러 손님이 뜸한 시간 매장을 재방문, 샤브샤브 전문점 본사지원과 실제 운영, 평균 매출액, 순수익에 대해 점주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또한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 여러 매장 연락처를 수집, 무작위 전화통화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실제 운영자들의 만족도를 체크했다. 서너 달 간의 자료수집으로 창업을 결심한 그는 본사에 의존하기보단 스스로 입지를 찾아 나섰다. 투자 가능 금액, 주변 상권 건물의 주차여건과 접근성 등 점포 개설에 필요한 요건을 오목조목 살핀 그는 온라인 사업을 하면서 모은 돈에 금융대출금을 합친 3억여원으로 매장을 오픈 한 것.
처음 몇 달간 매출은 3,000만원정도로 현상유지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홀이 한가한 세 네 시경, 종업원들이 매장 한쪽이나, 주방에 모여 나누는 ‘수다’까지도 모두 경청했다. 또한 들은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매장 운영 방침을 세우기 시작했다. 꾸준한 매장과 종업원관리, 고객 불만에 신경 쓴 결과 몇 주 후부터 매출이 월 1000만원가량씩 증가했다. “가끔 음식에 이쑤시개가 들어 있다는 둥 억지스러운 트집을 잡는 손님도 있어요. 처음에는 좀 당황했는데, 외식업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겪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그럴 때는 무조건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우리 매장에 뭔가 불만이 있는 경우니까 더욱 좋은 서비스와 친절로 보답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 사장은 이후, 매장 운영에 ‘장사는 고집스럽게, 고객과 종업원에게는 관대하게’라는 방침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본사에서 지원하는 포스 물류 시스템과 친환경 채소도입 등을 적극 수용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대로 밀어붙이는 그는 추가시 요금이 부과되는 삼색 김치, 샐러드 등 곁들이 메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본사 지원은 모두 만족하지만, 나는 고집이 센 사람입니다. 추가요금 부담 같이 내 재량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부분은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종업원이나 고객에게는 고집을 부리지 않아요. 장사는 주객일체가 돼야 하거든요. 고객 만족과 종업원의 만족, 나의 만족이 하나 될 때 비로소 성공적인 서비스를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메뉴를 한상 가득 차려놓고 10여명의 종업원들과 화합의 자리를 마련하는 홍 사장은, 운영과 서비스를 하면서 느낀 점을 서슴없이 말하고 각자 손님의 입장이 되어 바라는 점을 털어 놓는 등 종업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누군가의 밑에서 일했던 경험, 직접 회사를 운영하고 관리했던 경험, 빠른 트렌드 변화를 경험했던 것이 지금의 매장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늘 신문을 가까이 두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처하려고 합니다. 종업원의 마음과, 고객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은 서비스가 생명인 외식업에 없어서는 안 될 감초 같은 존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