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이 특징인 냉면전문점 ‘조가원조 불냉면’ 봉천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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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832 등록일등록일: 2008-07-09본문
직접 끓인 사골육수 정통냉면이 4,900원, 양념숯불갈비 한 접시 서비스 제공
“메뉴 수가 적고 회전율이 높으며 낮은 원재료비로 소규모 매장에서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종 선택을 위해 꼼꼼히 따지고 또 따졌습니다.” 봉천동 시장골목에서 15평 남짓한 매운 냉면 전문점 ‘조가원조 불냉면’을 운영하고 있는 장재연(54세)씨는 인생의 동반자를 맞이하는 정성으로 업종 선택에 임했다. 20년 넘게 자영업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업종 별 특성과 운영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터. 당연히 재료 원가에서부터 주방 동선, 인력 운영 등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분식점, 죽 전문점, 중화요리 전문점 등 다양한 외식 매장 운영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경험이 있다하더라도 메뉴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보니 늘 가맹점 형태로 창업을 해왔지요. 그러다 보니 프랜차이즈 창업에 있어 나름 전문가가 다 되었습니다.”
냉면 전문점을 창업하기 전에 장씨가 운영한 매장은 중화요리 전문점이었다. 이 역시 프랜차이즈 가맹으로 오픈했으며 초기 1년 동안 매출은 꾸준히 상승,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수익이 나올 정도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오랜 자영업 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친 상황. 설상가상으로 무릎 인대가 파열되면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 남편과 상의 끝에 매장을 정리하고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 날짜를 잡으면서 정말 다시는 장사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건강을 잃은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더라고요. 하지만 남편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며 저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업종 선정에 나선 장씨는 핵심 메뉴 하나로 고정고객을 흡수 할 수 있는 아이템에 주목했다. 냉면, 설렁탕, 삼계탕 전문점 등으로 압축됐다. 그 중에서도 냉면은 대중적이면서도 회전율이 높고 원재료비가 비교적 낮으며 매장이 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장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대중적인 메뉴인 냉면에 매운 맛을 가미, 마니아 층 형성으로 10평 내외 매장에서 일 평균 15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조가원조 불냉면’ 창업을 결정했다. 장사 경험이 풍부했던 장씨는 불편한 다리를 끌고 남편과 함께 직접 점포 물색에 나섰다. 서민적인 음식이면서 여성들이 특히 좋아하기 때문에 주부의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 길목을 출점 목표로 정했다. 신림동에 거주하고 있는 장씨는 서울대입구역과 봉천역 인근 점포를 물색하던 중 각 각 상권에서 하나씩 마음에 드는 점포를 찾았다.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점포는 신축건물 1층 10평 규모로 월세가 400만 원 선이었다. 유동인구도 많고 인근 개발 호재가 있어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상권이었지만 월세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봉천역에 위치한 점포는 기존 우동전문점을 운영하던 15평 규모 매장으로 인근에 분식점이 밀집되어 있고 유동인구가 많았으며 월세도 220만 원 선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고객층과 유동인구의 상관관계, 인근 유사업종의 활성화 등 꼼꼼한 검토 끝에 장씨는 봉천역으로 점포를 결정했다. “5년 넘게 우동전문점을 하던 매장이라 기존 고객이 탄탄한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주방설비, 인테리어 등 크게 손을 보지 않고도 오픈이 가능해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메리트였지요.”
15평 매장 리모델링에 들어간 비용은 약 1천2백만 원 선. 밝은 미색으로 도장을 새로 하고 주방 타일 일부 교체, 바닥 데코타일 시공 등 인테리어 비용에 5백만 원, 그리고 주방 집기 일부 교체 및 주방용품 구입에 약 7백만 원 가량이 들어갔다. 가맹비, 교육비, 전단지, 간판, 내부 POP 등 본사에 지불한 금액 1천만 원을 합치면 창업비용으로 총 2천2백만 원 가량이 들어간 셈. 수술을 마치고 지난 4월 점포를 오픈한 장씨는 완쾌하지 않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매장에 직접 나와 사골육수 맛에서부터 고객 접객, 점원 관리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남편이 물류 주문에서부터 오픈·마감 청소 등 힘든 일들을 처리해 주고 있어 든든하다고. 오전 10시 문을 열어 오후 11시 30분까지 매장 운영을 하고 있다.
장씨는 매장에서 직접 사골육수를 우려낸다. 냉면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육수. 매장에서 직접 사골과 무, 양파, 대파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장시간 끓여내는 육수는 대형 규모의 냉면 전문점에서만 맛 볼 수 있다. 때문에 ‘작은 매장에서 냉면 맛이 얼마나 있겠어?’ 라는 생각으로 큰 기대 없이 방문한 고객들은 육수의 깊은 맛에 놀란다고. 또한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운 맛 불냉면은 단골 고객들의 인기 메뉴. 속 쓰리지 않은 개운한 맛의 불냉면은 젊은 층, 특히 여성고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으며 여성들에게는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다. “냉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단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남자에게는 양이 조금 부족한 듯,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장씨는 냉면을 드시는 모든 고객에게 양념숯불갈비 한 접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매장과 홀의 연계 공간에 전기 숯불기계를 두고 양념이 밴 숯불갈비를 구워 1인당 3~4점 가량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고. 이 갈비는 봉천동의 유명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갈비가 맛있어 찾았다는 고객이 생겨날 정도니 말이다. 냉면 외에도 돈가스, 칼국수, 왕만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오는 엄마들에게 돈가스는 인기 메뉴다. 과일 소스로 달콤새콤한 돈가스를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
오픈 3개월째 장씨 매장에는 하루 평균 300명가량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시장 진입 상권이면서 인근 지하철역과 초등학교를 끼고 있어 주말 가족단위 고객이 많다. 때문에 주중 대비 주말이 약 20% 가량 매출이 높다. 일평균 매출은 약 140만 원 선. 냉면은 원재료 비 25% 선으로 다른 음식에 비해 마진이 좋다. 하지만 장씨는 고객에게 양념숯불갈비를 무상 제공함으로써 본인이 가져갈 마진 일부를 과감히 포기했다. 질 좋은 고기를 쓰고 있어 갈비 한 그릇 당 원가가 500원 정도 하기 때문에 전체 매출의 약 10% 가량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는 셈. 그럼에도 장씨가 한 달에 가져가는 순수익은 1천400만원이 넘는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는 음식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아무리 마진율이 좋아도 매출이 올라야 수익이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냉면 전문점에서 맛 볼 수 있는 7,000원 대 정통 냉면을 4,900원에, 그것도 갈비고기와 곁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고객을 감동시키고, 감동 받은 고객은 반드시 다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