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만큼 대가는 있겠지’ 라고 생각 했어요. 나를 믿어주는 아내를 믿고, 나 자신을 믿었기에 시작할 수 있었던 인생 2막입니다.” 2004년부터 서울 방이동에서 세계 요리 주점(화투,
www.hwatoo.co.kr)을 운영하고 있는 어재경(54) 사장은 2년 전까지 제약 회사 마케팅 분야에서 25년간 근무했던 간부급 직원이었다. ‘퇴직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 아내와 창업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50줄에 들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어씨가 퇴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만으로 뜬구름 잡고 있을 때, 남편을 위해 솔선수범 한 것은 아내 구자화(52)씨였다. “장사 경험이 전혀 없고, 지인들 중에도 장사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아내는 식당 설거지부터 주방장 보조 까지 8개월간 발로 뛰며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열정을 갖고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어요.” 장사를 몰랐던 부부가 선택 한 것은 프랜차이즈 창업. 무엇보다 두 사람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줄 전문안내자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신문에서 창업 관련 기사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창업 아이템을 찾던 어씨는 일반적 소비재인 ‘술’을 판매하는 주점 창업을 결심했다. 고객확보가 용이하고, 다른 외식업에 비해 조리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장점 때문이었다. 생맥주 전문점 창업을 계획 중, 홈페이지를 통해 다른 브랜드를 알게 된 어씨는 여름이 성수기로 매출 기복이 많은 생맥주 전문점보다 다양한 세계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는 요리 주점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입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좋은 몫’은 이미 한 건물에 2~3개의 주점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그때는 이미 성업 중인 타 매장을 이길 자신이 없었어요.” 퇴직금과 기본 자금을 합쳐 총 2억원의 창업비용으로 오픈 한 31평 매장 매출은 월 평균 3,000만원. 변변한 홍보 한 번 한적이 없지만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 덕에 매출은 꾸준이 증가하는 추세다. “오픈 때 체인본사에서 무상 지원 해준 전단지도 색이 바랄 무렵까지 매장 구석에 두었다가 결국 폐종이 수거하는 분에게 드렸어요.” 기존 장사 하던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줄까봐 겉으로 들어나는 홍보는 전혀 하지 않았다는 어씨는 대신 남다른 운영 전략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고객의 심부름꾼’이라는 생각으로 매장을 운영 하는 것. “손님이 원하시는 건 대부분 들어 드려요. 막상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면 손님이 원하시는 건 무리하거나 큰게 아니더라고요. 가끔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술만 먹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안주를 서비스로 드립니다. 우리 가게에서 몸도, 마음도 배불리 채워 갈 수 있다면 저와 아내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오픈 2년째 되는 날부터 독립적으로 포인트 카드를 발행한 것도 어씨의 특별한 운영 전략이다. 이용 횟수에 따라 맥주와 안주를 서비스하는 방법으로 포인트 카드를 나눠주고 있는 것. “나이 드신 분들은 포인트 카드 자체가 생소하고 들고 다니기도 귀찮아하시죠. 그래서 카드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분들에게는 제 나름대로 안주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가게를 찾으시는 손님 연령층은 다양한 편이에요.” 맥주 한 잔만 마시고 나가는 손님도 부담 없이 들릴 수 있는 어씨의 점포는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와 자연을 닮은 사람들로 연일 북적인다. “지금 저희 매장 근처에 주점만 10여곳이에요. 단연 저희 매장이 선두 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사는 자신감이 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믿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성공의 밑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