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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 새단장 키워드, 값은 낮추고 질은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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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980 등록일등록일: 200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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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 새단장 키워드, 값은 낮추고 질은 높여라

 외식업종은 가격, 분위기, 서비스의 3박자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싸고 보편적인 음식이라는 대중적 이미지만을 내세운다면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 중국 식당이 기존의 소탈한 이미지를 벗고 깔끔한 인테리어, 신세대를 겨냥한 메뉴를 앞세운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한층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자생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바다 한 가운데서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고 외치던 CF 속 중국집 배달원의 모습은 웃음을 위한 과장된 설정이 아니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철가방을 실은 배달 오토바이를 볼 수 있다. 오토바이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배달이 되는 음식이 중국음식인 것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라는 얘기. 중국 요리라고는 탕수육이나 팔보채, 양장피 정도밖에는 모르지만 졸업식이나 입학식에 온가족이 찾는 고급음식점이 중국집이었고, 심지어 약혼식 장소로도 인기 만점이었다. 이렇듯 오랫동안 서민의 지지를 받아왔던 중국음식점이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어나 새 단장에 나서고 있다. ~반점, ~성’ 간판이 내걸린 오래된 중국음식점에 익숙한 사람들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우면서도 음식 값이 저렴한 신개념 중국음식점에 높은 점수를 준다.

 

 지난 6월에 오픈한 중국식 패밀리 레스토랑 디긴차이나(부천 상동. www.digin.co.kr)는 기존 중국음식점의 메뉴 형태를 탈피, 보다 실속 있는 메뉴 구성으로 거품을 뺐다. 디간차이나의 음식 메뉴는 20가지. 요리류를 제외하면 7가지에 불과하다. 이는 일반 중국음식점의 메뉴 수가 50여개인 데 비해 매우 간소한 것인데, 자장, 짬뽕, 볶음밥, 탕수육 등의 네 종류의 메뉴가 전체 판매량의 90%에 가까운 판매현실을 반영했다. 대신 자장, 짬뽕, 볶음밥, 우동, 탕수육 등의 인기메뉴에 최소 5가지 이상의 조리법을 개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디긴자장, 간자장, 콩자장, 버섯자장 등 자장의 종류만 7가지고 짬뽕류도 8가지에 이른다.

 디긴차이나의 사장 김상선(36) 씨는 7년 간 부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며 느꼈던 몇 가지 애로점을 극복할 해결책을 모색, 기존의 중국음식점과 차별화된 패밀리 레스토랑을 생각해냈다. 김씨가 말하는 중국 음식점 운영의 어려움은 크게 세 가지다. 인력관리와 지나치게 다양한 메뉴, 청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그것. 김 씨는 메뉴의 종류가 간소화하되 각 메뉴의 조리법을 다양화해 불필요한 메뉴를 없앰으로써 주방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했다. 청결에 대한 불신 문제는 도시적이면서도 중국음식점의 이미지를 잘 살린 세련된 인테리어로 극복했다.

 인력관리에 따른 문제는 조리매뉴얼 개발로 해결할 수 있었다. 주방장의 솜씨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중국 음식점과는 달리 디긴차이나만의 조리매뉴얼이 있는 것은 인력관리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중국음식점은 계절이나 날씨,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이라 매출이 꾸준한 데 비해 주방장이나 배달 직원 관리가 어렵다. 특히, 주방을 책임지는 주방장이 불성실해 결근이 잦거나 무책임하면 컨디션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진다. 디긴차이나는 맛을 평준화한 조리 매뉴얼 개발로 이 같은 문제를 해소했다. 이에 조리과정이 보다 간편해졌고, 주방의 인건비가 절감돼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모든 요리는 조리매뉴얼에 따라 만든 소스로 누구나 만들 수 있으며 따라서 고임금의 주방장을 고용할 필요가 없다.

 퓨전 중식 주점 팡요(서울 강남역. www.pyfc.co.kr)는 수준 높은 퓨전 중식 주점을 지향한다. 중국음식점에서 식사와 함께 주류를 곁들이는 것이 아닌 중식요리주점을 표방한 것. 그동안 일본풍의 로바다야끼나 한국식 주점이 흔한 데 비해 중국요리주점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팡요는 20대 젊은 층을 겨냥해 메뉴를 개발하고 인테리어에 공을 들여 퓨전 중식 주점으로써 자리를 잡았다.

 팡요의 요리는 담백하다. 튀기고 볶는 음식들을 대폭 줄여 중국 음식은 느끼하다는 편견을 깼다. 기름기가 적은 요리는 특히 20대 여성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팡요의 또 하나의 특징은 고급 메뉴를 대중화했다는 점. 과폭육, 쇼기, 고로육 같은 고급 요리의 가격도 만 원 대이다. 문어소라무침, 백채두부삼겹살탕, 소고기양상추쌈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퓨전 요리도 인기다. 새우타르소스, 소고기버섯말이어향소스 등은 중식을 퓨전화시킨 대표적 메뉴다.

 요리의 가격대는 8천원에서 2만 원 선. 일반 중국요리점보다 30%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살리기 위해 중국산 원목을 이용한 의자와 탁자, 가구, 도자기를 공수해 매장을 꾸몄고 이런 독특한 인테리어가 퓨전중식 요리주점의 이미지에 맞아 20,30대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팡요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적은 용량의 중국술 역시 손님몰이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제이드가든(www.jadegarden.fjfs.co.kr)은 일부 소수층만이 즐기는 고가의 중식당이 아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부담 없는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로 2003년 1월에 문을 열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매콤하고 담백한 중국요리는 중국인의 솜씨. 유럽풍의 인테리어로 꾸며진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의 중국음식을 파는 이곳은 아메리칸 차이니스 레스토랑이다. 서비스와 인테리어, 음식의 수준은 높지만 가격만은 평범하다. 런치타임에 제공되는 풀코스 요리의 가격은 7950원. 디너코스도 만 오 천 원이면 즐길 수 있다.

 한 자리를 15년 동안 지키며 진화를 거듭한 중국음식점도 있다.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삼보성(www.sambosung.com)은 지난 2000년, 문을 연 지 10년 만에 새 단장을 했다. 원래 음식 맛이 좋아 멀리서도 찾아올 만큼 유명한 음식점이었지만 실내 인테리어나 서비스가 여느 중국집과 차이가 없었다. 오피스가 골목 모퉁이에 위치한 60평 규모의 매장은 동네에서는 제법 큰 중국음식점이었지만 보다 고급스러운 식당의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던 것.

 삼보성의 사장 박천규(52) 씨는 매장의 규모를 150평으로 늘리고 직원 교육에 힘썼다. 음식을 주문 받고 나르는 1차적인 서비스가 아닌 보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 것. 일류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는 인테리어와 세심한 서비스로 삼보성은 동네 중국집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었다. 경력 20년의 베테랑 주방장을 고용, 5가지에 불과하던 코스 요리도 10 종류로 늘렸다. 그 결과 매출이 30% 이상 상승했다. 30%에 이르던 배달 주문 건수도 20%로 줄고, 매장을 직접 찾는 고객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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