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의 힐링창업]시니어 창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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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771 등록일등록일: 2019-08-09본문
UN은 65세까지를 청년으로 규정했다. 덕분에 불과 10여년전만해도 50대는 은퇴를 앞두고 시니어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여겨졌으나 요즘은 청년들 못지않게 활동이 활발하다. 50대들의 활동이 가장 많은 분야가 자영업 창업 시장이다.
아무리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고 해도 기업체에서 50대는 임원으로 승진하지 않는 한 퇴직을 고려해야 하는 나이다. 이에 비해 정신력과 건강이 뒷받침 되는 50대들에게 창업 시장은 연령제한이 없는 기회의 땅이다. 나이 들어 창업에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렵다며 창업을 회피하던 과거의 50대와는 사뭇 달라졌다.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창업 기업 동향을 보면 전체적으로 개인창업 기업수는 줄어 들었지만 50대의 창업 열기는 전체 연령 중에서 가장 뜨거운 걸로 나타났다.
50대 사업자들의 유형도 직장생활만 해오다가 2막 인생으로 창업에 도전해 성공한 사업자부터 오래 동안 자영업을 하면서 재창업에 성공한 사람, 10년 이상 자영업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버티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직장생활은 선배지만 외식창업은 초보
기업 퇴직자들의 경우 창업 의사 결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친한 친구들의 성공이다. 가보지 않았던 길은 두렵지만 가까운 친구가 성공하고 있다면 도전이 조금 더 만만해 보이는 것이다.
인천 동춘점에서 33떡볶이 3호점을 운영 중인 최성일 사장(만 50세)도 친구 덕에 창업에 도전했다. 2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해왔지만 외식 경영은 전무한 외식 창업 초보자였다.
▲'33떡볶이' 인천동춘점 매장
최 사장은 퇴직을 준비하면서 노후대비 투자형 창업으로 믿을만한 사람이 하는 믿을 만한 사업을 선택했다. 33떡볶이는 강원도의 유명한 꼬마김밥과 떡볶이 벤처기업이 만나 탄생한 브랜드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33떡볶이의 이호성 대표가 점포를 열고 성공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특히 이호성 대표가 오랫동안 식품제조업을 운영해 왔던 만큼 외식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물류 및 유통 등이 잘 갖춰진 사업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최 사장은 스스로 외식 경영 초보자임을 알았기 때문에 최대한 본사의 조언에 따랐다. 대표적으로 분식집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이른 매장 운영시간이 의아했지만 본사의 조언에 따라 오픈 시간을 아침 7시로 정한 결과 아침 고객만 평균 20명에 달할 만큼 매출이 쑥쑥 올랐다.
이 외에도 레시피와 청결, 매장 운영 전반에 대해서 본사의 매뉴얼을 따르며, 경쟁업체가 10군데 정도가 상주해 있는 일명 항아리 상권에서도 월 매출 4천만 원 전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업종전환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다
외식 창업이 초보자에게만 어렵고 힘든 것은 아니다. 경기 불황으로 오래도록 외식 경영을 해왔지만 내일은 더 나아지겠지 라는 기대와는 달리 매일 조금씩 떨어지는 매출에 힘들어 하는 것은 오랜 경력의 외식 창업 시니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과감한 도전과 변신이 두려운 것은 젊은 세대보다 시니어들에게 더하다. 하지만 과감한 업종전환 시도로 인생 제 2막을 시작하며 시니어 파워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있다.
▲'불막열삼' 1호점의 김애자 사장
불막열삼 1호점의 가맹점주 김애자 사장(59세)은 5년 전, 매출이 정체된 꼼장어구이 식당을 접고 지금의 생막창, 생삼겹 전문점으로 업종전환을 시도하여 5년 째 승승장구 중이다. 그녀가 선택한 ‘불막열삼’은 당시 직영점 하나만 있을 뿐, 가맹점이 없었다.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이유는 평소 음식장사는 맛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불막열삼의 생막창이 잡내가 나지 않고 중독성이 강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불막열삼의 막창은 삶지 않은 생막창으로 과일 등 24가지 재료에 숙성시켜 잡내가 나지 않는다. 거기에 1인분 7,900원이라는 가성비 있는 가격이 지금 있는 B급 상권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불막열삼 화명점은 단골이 60%일 정도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인기다.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에 딱 8시간 영업하는 김 사장은 월 평균 순수익 400만원으로 은퇴 없는 시니어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장사 경험이 많아도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단점은 좁은 가게에 갇혀서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면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때문에 본인의 수준이 높은 지 낮은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이 경쟁력 있는지 여부를 모르고 단순히 장사가 안된다는 고민에 휩싸이기 쉽다. 반면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부가 전체 시장 흐름을 보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경쟁 상황에 대응을 하기 때문에 더 탄력적이고 강력한 사업모델을 갖출 수가 있다.
커피베이 판교도서관점 김 옥희 사장(52세)도 김애자 사장처럼 업종전환 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례이다. 김 옥희 사장은 백화점에 입점한 수제아이스크림과 커피 브랜드를 4년 정도 운영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판단하여 지금의 커피베이로 업종전환을 해 만 4년 째 운영 중이다.
▲직접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커피베이' 판교도서관점의 김옥희 사장
외식업 가운데 커피는 가맹점이 치킨과 한식에 이어 3위일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치열한 커피시장에서 살아나기 위해 김 사장은 판교도서관점의 주 고객인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업 전략으로 매월 순이익 5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가끔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외부음식을 가져올 때면 이를 제제하지 않고 오히려 접시와 포크를 가져다주어 편하게 먹도록 응대하는 것이 첫 번째 비결이다. 두 번째는 시간제 직원이 있지만 되도록 직접 고객을 응대하며 단골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특별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자영업 경험을 가진 사업자가 프랜차이즈를 만나면 여러 가지 시너지를 낼 수가 있다. 가맹본사의 경쟁력과 개인 자영업의 경험이 만나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옥희 사장은 매장 운영을 수동적으로만 하지 않고 직접 본사에 매장 매출 증대를 위한 제안도 자주 한다. 커피베이 가맹본사는 가맹점주들의 제안을 적극 받아들이고 검토하기 때문에 상생협력을 할 수 있다.
가맹본사는 시장의 큰 흐름을 보면서 경쟁대응 전략을 세우는 한편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가맹점에게 도움이 되는 중앙 마케팅을 전개한다. 커피베이의 경우 가맹본사 부담으로 방송협찬 등의 광고를 진행하는데 이것이 전국 가맹점 매출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경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방송협찬을 했던 커피베이 전국 가맹점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가맹점주들은 현장 경영을 하면서 고객들의 숨은 욕구를 가맹본사에 전달해 브랜드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절실한 마음으로 도전한 창업
한편 창업 경험은 있지만 전혀 다른 업종에서 외식 창업으로 업종을 전환해 50대 파워를 과시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티바두마리치킨 파주봉일천점 서문자 사장(59세)은 과거 남편과 함께 신문 사업을 12년째 하다가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병행하기 위한 사업을 물색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금 운영하고 있는 티바두마리치킨이다. 당시 살던 아파트를 팔고 신문배달사업을 하는 사무실에서 네 가족이 웅크려 살았을 만큼 서 사장 내외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였다. ‘하루에 10마리만 팔자’라고 다짐을 했지만 한 마리도 팔지 못했던 날이 허다했다.
절벽 끝에 매달린 만큼 절실했던 서 사장은 악착같이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하고 영업하기를 반복했다.
기존에 신문배달 사업을 하고 있었던 서 사장 내외는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치킨배달을 하고 새벽에는 신문 사이에 치킨전단지를 끼워 아침 6시까지 돌렸다. 한 마리도 팔지 못하던 서 사장이 한 달에 800마리 넘게 튀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5개월 만이었다. 이는 처음 맛보고 반했던 본사의 치킨 맛을 그대로 구현해 내려는 노력과 아무도 우리 치킨을 모를 거라는 생각에 쉬지 않고 전단지를 돌리며 홍보를 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이었다.
이 외에도 서 사장은 오픈 초기에 주문이 없어 남은 닭들을 버리지 않고 튀겨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초가성비의 경쟁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본사의 가격보다 천 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판매하기도 했다.
▲'티바두마리치킨'의 서문자 사장 내외
절실함과 자신만의 홍보 전략으로 티바두마리치킨을 운영한 지 7년차인 서 사장은 현재 건물주가 되었다.
365일 중 쉰 날이 다섯 손가락 내에 꼽힌다는 서문자 사장처럼 생계를 위해 창업을 시작했다면 6개월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사력을 다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50대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100세 시대 50대는 딱 중간 지점이다. 50대에 어떻게 사는가는 남은 50년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50대에 어려운 일에 도전해서 성공해본 경험은 경제 활동을 향후 20~30년까지 늘리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50대 이후에는 급속히 늙는 것을 경험한다. 세계적인 대체의학자 디팍 초프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경제 활동을 중단한 50대들이 급사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적당한 긴장과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강조한 적이 있다.
거리의 영세한 자영업자들 중에는 60대 후반에도 주방 일을 하면서 저 나이에 저런 노동 강도를 이겨낼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가장 힘들다는 한식점 주방에는 60대 이상의 근로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마지못해 50, 60대에 경제 활동을 지속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중요한 건 정신적인 각오와 의지가 육체적인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50, 60대에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 정신력 만큼 육체적인 건강도 힘을 얻는다.
가정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들의 경우 50대 이후가 되면 여기 저기 아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우울증까지 겪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음식점이나 기업에서 경제 활동을 해오던 50대들의 경우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힘든 일을 거뜬히 이겨내는 것은 적정한 수준의 경제 활동이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걸 반증한다.
◆ 50대에게 유리한 업종은
최근에는 20, 30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50대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분야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50대들에게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옛말이 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창업자 지원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좀 더 쉽게 창업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도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50대들에게 도전의 용기를 주는 요인 중 하나이다.
수현테크의 이종진(51세) 대표는 커리어를 살려서 스타트업에 도전한 사례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회사 엔지니어 출신으로 차량 성능 테스트를 하던 업무경험을 살려서 대화 가능한 귀마개 올톡(all talk)을 개발했다. 차량센스 작동 주파수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던 그가 개발한 귀마개는 소음을 차단하고 사람 음성만 통과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가 개발한 제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이 대표는 개인창업자금 1억 원에 기술신용보증기금 대출자금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커리어를 활용한 창업이라면 하이 리스크 분야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잘 아는 사업이니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
반면 커리어를 활용하지 않는 창업이라면 안전한 프랜차이즈 업종을 선택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단, 유행성 업종보다는 검증된 가맹본부가 운영하는, 시장성이 입증된 안전한 업종이 유리하다.
전문음식점이나 한식, 분식. 치킨, 커피, 주점 등은 경쟁이 치열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대중적인 수요가 풍부하다는 게 장점이다. 베이커리의 경우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숫자가 많지만 택지개발지구 등 새롭게 조성되는 지역이라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경쟁자가 적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개발 지구의 경우 상업용지 비율이 높은 지역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자가 늘어나고 상권이 성장하면서 상권 입지가 바뀌는 경향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판교처럼 주거 오피스가 혼합된 지구의 경우 주 52시간제 근무 등의 영향을 인한 상권 공동화 현상 등을 주의해야 한다.
대기업 퇴직자나 중산층이라면 너무 겉멋 든, 그럴싸해 보이는 업종에만 매달리다보면 수익성은 그보다 훨씬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점을 한다면 배달의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소상공인 창업이라면 낯선 지역보다는 수요가 안정적이고 경쟁이 덜한 친근한 주거지 창업이 유리할 수 있다. 낯익은 동네 사람들과 친구처럼 장사할 수 있는 지역이면 더 좋다.
반려견, 수제맥주 등 좋아하는 분야와 연관된 업종도 고려해 볼 만하고 직장 커리어가 전문 분야라면 굳이 투자를 해서 창업하지 말고 1인 크리에이터나 컨설턴트처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 50대 소상공인 창업에서 창업 성공하려면
1.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일 경우 창업초보라면 본사의 방침을 최대한 따라야 한다. 사회생활 경험이 많고 직장생활을 오래 했을 지라도 처음 경험하는 일에는 먼저 경험해본 사람들의 조언을 따라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2. 장사가 되지 않을 때는 왜 안 되는 지 끊임없이 분석을 해야 한다. 안 된다고 불평불만만 해서는 나아지지 않는다. 경쟁업체도 가보고, 다른 업종도 둘러보며 나의 매장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을 하고 해결책을 찾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3. 되는 업종을 알아보는 안목과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하다. 과감한 결정은 사람을 긴장시키기도 하고 에너지를 발휘하게 해 좋은 결과를 낳는다.
4. 절실한 마음으로 6개월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마음으로 단골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서는 고객들이 오지 않는다. 최대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동원하여 고객들에게 나의 매장을 알려야 한다.
5. 자신만의 홍보 전략, 고객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 사장은 가게를 차리는 것만이 역할이 아니다. 사장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면 직원들은 자연히 따라하게 마련이다. 맛도 있고 친절한 사장이 있는 가게를 고객들이 싫어할 리 없다.
□글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부자비즈 운영자. 'CEO의 탄생'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 트렌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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