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은 2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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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671 등록일등록일: 2020-03-06본문
대학생들이 가장 되고 싶어 하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방송국 PD이다. 그런 방송국 PD를 20년 가까이 해 온 김유준 사장(54)은 돌연 사표를 내고 창업을 한다. 그가 남들이 부러워하던 직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10년 간 자영업자로 일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들어본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이 멈춰 섰다. 10년 전에도 그랬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이 멈춰선 지난 2월. 반 토막 난 매출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김유준 사장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용인에서 오니기리 전문점을 하는 김 사장은 발길이 줄어든 손님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10년 전인 2010년이 떠올랐다. 김 사장은 잘나가는 방송국 PD였다. 그러나 20년 정도 일을 하니 직장에서의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고 이 상태로 50세 넘어서까지 일을 계속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자영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몇 개월의 준비 끝에 지금의 경기도 용인 수지구청 부근에 ‘오니기리와 이규동’을 차렸다.
오니기리와 이규동은 웰빙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음식점으로 일본식 삼각 김밥인 오니기리 전문점이다.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이유는 자영업 쪽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전혀 없어서 아이템만 선택하면 무경험자라도 가맹분부가 알아서 도와주기 때문이었다.
초기 창업비용은 임대료, 권리금, 인테리어비 등 총 합해서 1억 7천만 원 정도 들었다. 많은 프랜차이즈 중에 오니기리와 이규동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학원가라서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데 학생들이 좋아하는 맛과 메뉴이고, 가볍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브랜드인 것 같아서 적합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은 적중했다. 현재 김 사장의 매출은 월 4천만 원 정도이고 순수익은 천만 원 이상이다.
초창기 몸무게가 12kg가 줄어들고 실수가 계속 되다!
10년간 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창업을 하고 1년 동안이었다. 자영업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게 서툴렀다. 하다못해 후라이팬을 돌리는 게 서툴러 매번 음식을 흘리고 손목에 무리가 가서 관절염이 오기도 했다. 주방, 홀 경험도 없고 직원들 관리하는 요령도 없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몸무게가 12kg이 빠졌다.
"타협도 안 되고 요령이 없으니까 힘들고 어려웠다. 두건을 써도 음식에 머리카락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컴플레인이 들어오면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도 많이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을 거치니까 이제는 어떤 경우가 닥쳐도 자신이 있다."
남편은 홀을 아내는 주방을! 부부가 만들어내는 완벽한 컬래버레이션
김유준 사장은 아내 김수경(51)씨와 함께 매장을 운영한다. 부부가 함께 일해서 좋은 점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고 운영을 해서 매장에 안정감이 있다는 점이다. 직원이 그만둬도 부부가 커버가 가능하니 쉽게 대처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서로 같이 있으니 많이 부딪힌다. 스타일이 다르고 아내도 힘드니까 예민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좀 무섭다.
부부 창업을 할 경우에는 서로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게 좋다. 김사장 부부는 아내가 주방에서 메인역할을 하고 김 사장이 주로 배달을 맡는다. 아내 김수경 씨가 주방에서 꽉 잡고 있으니까 주방 직원들과도 잘 지내고 원활하게 돌아간다.
“주방을 점령하지 못한 주인은 주방에 있을 자격이 없다. 부부가 주방과 홀을 장악하고 운영하면 음식의 맛과 고객 응대를 리드할 수 있다.”
10년간 운영할 수 있던 성공비결은?
첫째, 아이템을 잘 선택한 것 같다. 밥집은 오래 장수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둘째, 노력은 정직하게 결과를 낸다. 주변 가게 중에 가장 먼저 문을 연다.
10시에 오픈하는데 8시에 나온다.
셋째, 매장에 온 손님들이 대접받고 간다고 느낄 정도로 최상으로 서비스 한다.
넷째, 직접 배달하려고 노력한다. 고객에게 마음이 전달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품질관리를 철저히 한다. 재료 관리는 사장이 직접 하는 게 원칙이다.
그 정도로 정성을 들여야 최고의 음식 맛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여섯째, 지쳐서 나가떨어질 정도로 청소한다. 청결을 잘 유지하는 사장은 다른 것도 다 잘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기름 때 한번 방치하면 계속 내버려두고 적당 히 타협하게 된다.
1+1은 2가 아닐 수 있다!
김유준 사장은 본인 노력 70%을 쏟아 부으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간순간 판단이 중요하다. 편한 것만 찾아다니면 결국 무너진다.
“1+1은 2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답을 못 찾는 것이다. 때론 손해도 봐야 되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올 수 도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성실히 했던 사람이면 성공할 수 있다. 일 년은 죽었다 생각하고 해야 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료 낸다는 각오 없으면 하지 마라.”
최고의 마케팅은 진정성!
온라인으로 모든 게 이루어지고 언택트 소비가 대세라지만 김 사장은 손님과의 대면 접촉과 신뢰 쌓는 걸 중요시한다. 그래서 가급적 배달은 직접 하려고 노력한다. 가서 고객에게 직접 음식을 갖다드리면 고객은 더욱 만족하고 신뢰를 보인다.
그리고 매장이 학원가에 있어 학생 손님이 많이 오는데 늦은 시간에 오면 밥이 늦었다며 음식을 좀 더 주고 음료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 필요하면 택시도 불러준다. 그러면 학생 부모님이 와서 감사하다며 선물을 주고 가기도 한다. 신뢰는 이렇게 쌓인다.
“장사꾼은 손님에게 장사꾼 티를 내면 안 된다. 여기서 물건 팔려고 하는 게 드러나면 그 사람은 하수다. 진정으로 선한 마음으로 서비스를 해야 진짜 선수다. 그러면 학생 손님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 모시고 찾아온다. 진정성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치열한 생존 현장에서 오늘도 달린다!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은 아직도 멈춰있다. 자영업자들의 마음도 얼어붙었다. 그러나 해는 점점 길어지고 있고 봄꽃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얼어붙었던 땅이 녹듯이 굳어버린 자영업자들의 마음도 곧 풀릴 것이다. 김유준 사장은 말한다.
“오지 않는 손님을 원망하지 말고 한 명이라도 내 가게를 찾은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