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빈 상가 늘어나자 건물주가 직접 창업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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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850 등록일등록일: 2017-03-23본문
△카레 브랜드 '코코이찌방야'.
대기업 퇴직 후 5억원을 들여서 상가를 매입한 양 모씨는 요즘 매달 60만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 상가가 공실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출까지 2억원을 끼고 있어 관리비 외에 은행이자도 물고 있다. 양씨는 5월까지 임차인을 찾지 못하면 직접 창업할 계획이다.
경기 불황 여파로 건물이나 상가 공실이 늘어나면서 최근 건물주나 상가 소유주의 직접 창업이 늘고 있다. 공실로 둘 바에는 직접 창업해서 임대료도 벌고 부가적인 수익도 올리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 증대로 퇴직자는 물론 취업을 못하는 자녀를 위해 임대 대신 창업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물주나 점포 소유주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업종은 외식업이다. 외식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임차료 인상과 짧은 임대차 계약기간이다. 자기 소유점포에서 창업하면 임차료도 절약하고 임차료 인상이나 계약 해지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므로 마음놓고 투자할 수 있다.
서울 강남과 접근성이 뛰어난 위례신도시의 경우 상가임대 매물이 많은 지역이다. 이곳에 90평대 상가를 분양받은 김 모씨는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 외식업이나 서비스업 창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자가 점포에서 상가 주인이 임대를 놓는 대신 직접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 카레 브랜드인 '코코이찌방야' 위례점은 상가를 분양받은 소유자가 직접 창업한 매장이다. 1만3500가구 주거단지 앞에 보행자 도로를 따라 가로형으로 배치되는 상가인 트랜짓몰 안에 있다. 집안 부동산을 관리하던 창업자 부부가 임대보다는 내 사업을 꿈꾸고 창업한 매장이다.
건물주나 점포주들이 직접 창업할 경우 부동산의 가치 상승도 함께 고려하므로 유행을 덜 타고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성비 있는 호텔식 수제 메뉴 덕분에 유행을 덜 타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치어스'도 자가 건물 창업 사례가 많다. 장수 매장인 수원 솔빛나루점을 비롯해 최근에 오픈된 동탄 수변공원점, 미사 강변점도 점포주가 직접 창업한 사례다.
상가를 분양받은 은퇴자들이나 퇴직자들은 부부나 가족이 직접 운영하는 생계형 업종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상가 가치 상승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업종을 원하는 경향이 높다. 베이커리나 돈가스 김밥 등의 분식업, 샤부샤부 전문점, 국밥 전문점, 스테이크 전문점 등 전문외식업을 선호한다. 자가 점포 창업은 소형 매장보다는 대형 매장이 많다. 이는 대형 매장일수록 상대적으로 임차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비큐의 경우 배달 매장보다는 카페형 매장인 비비큐올리브치킨카페와 40평대로 매장 규모가 큰 비비큐 치킨앤비어가 상가 소유주들에게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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