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반대 무릎 쓰고, 꿈을 쫒아 외식당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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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057 등록일등록일: 2011-10-19본문
육아는 친정 어머니가, 남편 아침밥은 차려준다고 약속 후 창업
황희 씨(41세)는 2010년 7월 15일 70평 규모의 샤브샤브전문점 채선당 수원영통점을 오픈해 월 평균 7천5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결혼 전 롯데백화점 의류 매장 매니저로 근무했던 황 씨는 전형적인 맞벌이 부부였다. 하지만 결혼 후 6년이 넘도록 임신이 되지 않아서 매니저 일을 그만두고 6년 간 전업주부로서 출산과 육아에만 전념했었다.
3년 전 아이를 임신하였고 출산 후에는 어렸을 때부터 꿈만 꾸었던 음식점 주인이 되어보자고 결심하고 남편에서 창업의 뜻을 밝혔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댁과 남편 눈치를 보느라 말하지 못했던 것을 출산 후 밝힌 것이다.
“아이가 생후 28개월이 되면 창업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남편의 반대가 심했죠. 육아는 친정어머니에게 맡길 거고, 아무리 늦게 와도 아침밥을 챙겨줄테니 허락해 달라고 했죠.” 육아를 책임져 주는 친정어머니에게는 용돈을 드리고 있다고 한다.
창업한 지 1년이 넘도록 황 씨의 생활은 늘 똑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 밥을 챙겨주고 아이를 유치원에 맡긴다. 이후 목동에 있는 집에서 수원까지 이동하는데 중간에 재래시장과 농협에 들러 싱싱한 양배추를 구입한다.
매장에는 오전 11시에 도착하며 밤 10시 문을 닫기 1시간 전에 퇴근해 친정어머니 집에 맡겨 두었던 아이를 찾아서 집으로 향하면 밤 11시가 넘는다. 남편을 위해 아침밥을 준비하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새벽 1시가 되어서다.
“왜 고생을 사서하느냐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육아 때문에 모든 일을 포기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꿈을 찾아서 달리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작년 창업을 준비하던 황 씨가 현재 업종에 주목한 이유는 원래부터 자주 찾던 매장이었던 점과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이 매장을 찾으므로 안정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황 씨는 본사에 창업 의사를 밝혔고, 본사에서는 70평 규모의 현재 매장을 황 씨에게 권했다.
“목동 집에서 수원까지 출퇴근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삼겹살전문점이 망한 자리여서 권리금이 없다는 말은 솔깃한 제안이었습니다.”
황 씨는 점포보증금과 개설투자비를 합쳐서 3억2천만원을 투자했다. 원래 본사에서 지시한 대로 했다면 2~3천만원이 덜 들었을 텐데 황 씨는 욕심을 부렸다. 노후된 빌딩의 공중화장실을 모두 고쳤고, 에어컨 용량도 본사에서 권장하는 것보다 2배 큰 것을 선택했다.
“장사를 하려면 고객의 마음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철 더운 곳에서 끊인 음식을 먹는 것은 곤혹스럽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지저분한 화장실과 음식점은 어울리지 않잖아요.”
이 외에도 2층 복도를 페이트칠하는데 500만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자비를 들여서 공공지역을 고치는 황 씨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주변 점주들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시설을 마치고 작년 7월 매장을 오픈했다.
매장을 오픈한 만큼 홍보가 급선무였다. 하지만 황 씨의 생각은 달랐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홍보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홍보를 하지 않고 서비스의 질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외식업 초보인 황 씨의 말을 종업원들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몇 가지 사항을 준수하지 않는 종업원에게는 늘 잔소리로 일관했기 때문에 그만두는 직원이 속출했다.
황 씨는 음식점의 생명은 청결이라고 생각했다. 음식점은 청결해야 하며 손님이 왔다간 자리의 불판은 다 분해하여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다른 곳에서는 불판 주변을 닦고 마는 것이 일반적인데 황 씨의 유난스러운 청결 강조에 종업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너무 유난을 떤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불판을 분리하고 있으니 종업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건 어쩌면 당연했죠.”
또한 서비스 정신 역시 강조했다. 벨이 울리기 전에 떨어진 반찬 등을 리필하는 것은 현재 황 씨가 가장 강조하는 것. 현재는 매장 10명의 직원 중 6명은 오픈 후 꾸준히 함께 일해 온 직원들이다. 또한 평직원이었던 한 직원은 황 씨와 팀웤을 맞추다보니 매니저로 승격해 오픈과 매장 문을 닫는 일을 전담해주고 있다.
황 씨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후 거르지 않는 일이 있다. 재래시장과 농협을 꼭 방문하는 것. 유기농 야채는 본사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신선한 양배추를 골라서 고객에게 무제한 제공하기 위한 것.
“별다른 밑반찬이 없으므로 양배추 샐러드라도 신선하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죠. 정성이 고객에게 닿았는지 야채가 신선하다고 평가해주는 고객이 많아요.”
황 씨 매장 주변은 모두 아파트 단지로 주부와 가족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다. 황 씨 매장은 430대를 추자할 수 있는 건물에 입점했는데, 이 건물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에는 주차를 할 수 없다. 맞은 편 마사회에 온 손님들이 1인당 1만원을 내고 주차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
“건물주와 주차장 주인이 다르다는 것은 창업 후 알았어요. 외식 단위 고객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인근에 주차하고 변함없이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황 씨는 하지 않았던 홍보를 시작한 것도 최근 일이다. 워낙 매장 위치를 물어보는 고객이 많았기 때문에 마을버스에 매장 위치를 안내하는 홍보를 벌이고 있는 것. 경기방송국 옆 건물에 있는데 요즘에는 위치를 물어보는 전화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하나씩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생각에 기쁩니다. 월 평균 1억원의 매출에 도달하는 것이 단기적인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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