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에 부는 WIN-WIN-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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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679 등록일등록일: 2007-11-29본문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비중은 34.0%(2004년 기준)로 OECD 회원국 중 3위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스스로 자영업자이면서 동시에 다른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는 사업. 가령 주문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해당 고객의 정보가 뜨고 고객 취향이나 기념일 등이 나타난다. 또 효과적인 광고를 위해 궁리를 하다가 쉽게 더러워지고 없어지는 전단지보다 냉장고나 거실에 걸어 놓는 접착식 화이트보드를 배포한다. 한편 점포 내 혹시 모를 해충퇴치를 위해 방충방역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등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사업의 활용 폭은 넓다. 이것이 바로 더불어 성장하는 윈-윈 바람이 아닐까.
자동인식 고객관리 프로그램 OK꼬미
수원점 장정현 씨
판촉물 관련 영업을 하고 있는 장정현 씨(43)는 자동인식 고객관리 솔루션이라는, 적이 생소한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 판촉물 영업을 하면서 고객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는 생각에 적당한 관리법이나 관련 프로그램이 없을까 찾던 중 인터넷에 연결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OK꼬미’(www.okcallme.com)를 알게 되었다고.
“영업을 하다 보니 고객관리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특히 자영업 비중이 높은 치킨·피자·중국집 같은 배달위주 점포와 노래방, 미용실 등 서비스 업종 대부분이 그랬지요.”
장씨가 말하는 이 프로그램은 POS의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자영업자들, 특히 고정고객관리가 필요한 헤어샵, 자동차 정비소, 애견용품점 등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배달주문전화가 오면 전화기와 연결된 컴퓨터 모니터에 바로 고객 이름, 전화번호, 주소, 구매 기록이 뜬다. 또 중대형 점포의 경우 어느 테이블에서 무엇을 주문했는지 모니터 상에 나타나기 때문에 계산기를 따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 날짜·시간·요일별로 매출을 분석하고 고객별 맞춤 관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매출 상황을 살펴볼 수 있어 배달 점포나 중대형 점포의 테이블 관리에 유용한 이점이 있다. 이 OK꼬미 프로그램의 월 이용료는 15,000 원.
“다양한 쓰임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합니다. 거의 모든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장씨가 투자한 창업비용은 프로그램 솔루션판매 권한비용 550만 원이 전부로, 무점포로도 창업이 가능하며 창업자는 신규 회원 1곳당 월 이용료의 50%를 수익으로 갖는 구조라고. 현재 장씨가 OK꼬미로 벌어들이는 월수익은 260만 원 정도다.
생활밀착형 광고사 이데아 기획
노원지사장 박문동 씨
서울 상계동에서 생활광고회사 이데아기획(www.ideaad.co.kr) 노원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문동(47·사진) 사장에게 자영업자는 최고의 고객이다. 그 역시 자영업자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다른 자영업자들의 사업을 돕는다는 보람이 크다고 말한다. 그가 하는 일은 생활용품 지역광고업. 접이식 화이트보드의 안쪽에 지역 내 생활광고들을 싣고 주민들에게 배포하는 일이다. 이 화이트보드는 평소엔 가족들이 메모판처럼 쓰다가 음식을 주문할 때나 세탁소, 슈퍼마켓 등에 배달을 시킬 때 화이트보드 상판을 젖히면 해당 지역 업소들의 광고가 나타나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박씨는 이 제품을 본 자영업자들 대부분 효율성에 감탄했다고 말한다.
“28만 원 정도의 광고비면 1년 이상 광고가 가능합니다. 기존의 인쇄 광고물과는 달리 두고두고 가정에 비치할 수 있으니까요. 광고 상담을 하다보면 기존의 전단지 광고나 자석식 광고물의 효과에 의심을 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화이트보드는 수명이 길고, 주위의 배달업소나 세탁소등의 연락처를 한눈에 알 수 있어 주부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말하자면 주부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쓸 수 있으니까 좋고, 광고주 입장에서도 한 번 광고를 하면 오래도록 효과가 지속되니 만족할 수 있는 거죠.”
발로 뛰며 하는 일이라 게으르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박문동 사장. 상계동에 전화만 받는 조그만 사무실을 차리고 가맹비 6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사업 초기에 두어 번 낯가림을 한 기억을 떠올리며 종종 웃곤 한다고. 오전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일하는 그는 이 일을 하면서 부업 한 가지 정도는 더 할 수 있겠다고 말한다.
현재 박씨는 400~500만 원 정도의 월 수익에 가끔은 700만원까지 벌기도 한다. 전화비와 교통비 같은 경비를 빼면 모두 박 씨의 수입. 박 씨가 광고주와 계약을 체결하면 본사에서 광고 디자인부터 제작, 배포까지 같이 해주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저 스스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고객들을 만나는 일이 정말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클리닉 방충방역 서비스 알렉스
시흥지사장 정현호 씨
토털환경관리업체 알렉스(www.allerx.net) 시흥지사를 맡고 있는 정현호 씨(30)는 사업 초기 방충방역 서비스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인식이 좋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 점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서비스 비용에 대해서 망설이는 경향 있었어요. 큰 돈은 아니라지만 부담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몇 만 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득했죠. 입소문으로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자기 점포에 벌레나 기타 해충이 나왔을 때 손님이 보게 되면 피해가 심각해진다고 말이죠.”
알렉스에 가입하기 전에도 방충방역 관련 일을 했다는 정 씨는 홈클리닉에도 관심이 있었고 보다 체계적인 방역 서비스 기법을 배우기 위해 투자비 1,500만 원 정도로 가맹비와 약품 및 기기구입비를 들여 사업을 시작했다. 잘 알던 지인을 통해 임대비 없이 작은 점포를 차릴 수 있었다는 그는 1년이 지난 지금 경쟁업체의 서비스를 받던 지역 업소들 대다수가 정 씨의 고객으로 돌아섰다고 말한다.
“큰 점포 필요 없이 무점포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매출은 한 달에 보통 600만 원 이상, 때로 1,000만 원 정도 올릴 때도 있습니다. 마진이 좋아서 직원 한 사람을 두고 있으면서도 월 300만 원 정도는 집에 가져갑니다. 부지런히 돌아다닐수록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들어요.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직원 한 사람을 고용하게 되니까 더 욕심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충방역 서비스는 주로 식당과 상가에서 이용한다. 서비스의 필요 인식이 아직 미흡하지만 언론을 통해 유명 외식업체들의 취약한 위생 상태가 집중조명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정 씨는 초기에 거래처 확보가 어려울지 모르지만 자영업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무엇이든 도와주려고 하는 자세라면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오르는 것은 무리없다고 말한다.
“자주 찾아가서 안면을 익히고 식당의 정수물통을 채워주기도 하며 친근감을 주려고 했습니다. 거래처 중에는 식당이 많고 대부분 여성이니까 별 일 아니더라도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있었거든요.”
정현호 씨는 이 일을 하기에 앞서 자영업자들이 흔히 하는 생각, 즉 너무 형식적이고 의미 없다는 생각을 미리 고민해보라고 조언한다.
“고객이 찾기 전에 먼저 방문 약속을 잡고 점포에 사람이 없을 시간에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합니다. 첫 방문은 세심하게, 저의 경우 30평 점포 기준으로 대략 30분 이상 꼼꼼히 서비스합니다. 그 후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방문하면 그 다음엔 5~10분 정도면 충분하죠. 나중에는 고객들도 대부분 값어치 이상을 하는구나’라고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