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선학역 근처에서 생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대근(49, 치어스 인천 선학점,
www.cheerskorea.com)씨는 지난해 30년간 연구직으로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생활로 벌어들이는 연봉으로는 60세 안팎으로 계획한 은퇴시기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박씨는 11년 후 60세가 되면 현재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자립하기 때문에 그 때 쯤엔 은퇴가 가능하다고 예상 했다. “직장생활을 일찍 접고 45세 정도에 창업 쪽에 뛰어들었으면 은퇴시기는 그만큼 더 앞당겨 졌겠죠. 안사람이 미용실을 7년이 넘게 운영해 오고 있는데 경제 규모는 직장생활을 30년 한 저보다 더 큽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지난해 4월 박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6개월 동안 설렁탕전문점, 퓨전요리주점 등 3~4곳의 프랜차이즈 본사를 다니면서 아이템을 선별했다. 워낙에 성격이 깔끔한 편이라 인테리어 쪽에 비중을 두고 이것저것 조건을 따지다 보니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를 선택하게 되었다. 특히 가족단위 술손님이 많은 당시의 트랜드를 잘 반영하고 있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아이템을 선정한 후, 입지 선정부터 개점 준비까지 창업에 필요한 모든 일은 본사와 상의해 해결했다. 현재 이씨 매장이 위치한 선학역 근처는 주택가와 오피스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역세권. 직장인들의 회식 수요는 물론 대학생과 주변 지역주민들의 외식 수요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시작하는 장사라 주변에서 우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본사의 전문적인 조언이 있어서 마음 놓고 창업했죠.” 박씨는 지난해 10월 점포비를 제외하고 1억 원을 들여 34평 규모의 매장을 생맥주전문점을 오픈했다. 직장에 다니는 동안 예금했던 돈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만큼 투자금 회수 때문에 조급함이 앞섰죠.” 초기 매출은 불황기와 맞물려 예상보다 적은 일 평균 50만원 수준에 그쳤다. “매장 오픈 초기 매출이 부진하니 점점 더 불안해졌습니다. 하지만 주변 매장들도 똑같이 불황기의 그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고 위기를 이겨내 보자고 다짐했어요.” 박씨는 직장생활을 할 때와 출퇴근 시간이 반대로 바뀐 탓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추진계획대로 하나씩 성과를 이루어 나가는 회사생활과는 달리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은 창업 현실도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결국 박씨는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진정한 창업자로 거듭나기로 결심했다. “초기에는 마냥 장사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이것저것 마케팅을 할 여력도 없더군요.” 낯 설은 접객요령과 직원관리를 본사의 조언을 얻어 가면서 몸에 익혔다. 매장 오픈 2개월이 지난 올해 1월부터는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늘기 시작해 매출이 일평균 100만원으로 올랐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제 매장의 음식맛과 인테리어가 경쟁력이 되어 매출을 올렸죠. 한번 발길을 내딛기 어렵지만 첫방문은 곧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마케팅을 안 하고 장사를 할 순 없으니 추후엔 지속적인 마케팅을 펼쳐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현재 박씨 매장 주변에는 5~6곳 정도의 경쟁 점포가 있다. 오래된 곳은 2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지만 불경기가 길어지고 있는 요즘은 매출이 떨어져 한숨 쉬는 매장이 늘었다고 한다. 박씨 매장의 영업 시간은 오후 4시에 문을 열고 새벽 3시까지. 영업 시작시간부터 저녁 8시까지는 30~40대 여성 고객이 많고, 저녁 8시 이후에는 대학생과 직장인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이 매장을 찾는 편이다. 매장에서 박씨는 POS와 결제관계, 손님들 접객, 마케팅 등 전체적인 매장 관리를 담당한다. 매장 직원으로는 주방부장 1명과 홀 매니저 1명 등 2명의 정직원과 아르바이트 직원 2~3명이 함께 일한다. 성수기엔 금요일, 토요일은 아르바이트 인원을 충원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