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주목받는 부부창업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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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155 등록일등록일: 2017-08-02본문
최저 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최저 시급 ‘1만원대 시대’가 눈앞이다. 한 달에 주 40시간(한 달 209시간) 기준으로 209만원을 지급하고 살아남을 자영업자가 몇이나 될 것인가.
이에 따라 가족이나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한 창업아이템이 주목받고 있다. 또 수익이 불안정할 수 있는 창업을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자본 창업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가족창업, 부부창업은 무엇보다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인건비 절감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가족 창업에서 무리한 기술을 요구하는 업종은 인건비 절감이라는 말이 무의미하다. 또한 장사가 안 되거나 의견이 충돌할 경우엔 부부금실까지 해칠 수 있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부부창업’의 장점을 살려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보다 전략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전문 기술 인력 유무가 크게 작용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손님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외식 창업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
부부창업 이렇게 성공했다
5년 이란 시간 동안 매장 인근에 수많은 치킨 브랜드들이 생겼다 없어졌지만, 뚝심 있게 한 자리서 돈치킨 천왕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유은종씨(남, 60세).
장수점포의 비결로 유 씨는 변함없는 돈치킨의 맛과 함께 매장을 꾸려나가고 있는 아내의 도움을 꼽았다.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방으로 통하는 돈치킨 천왕점은 하루 평균 30수 이상의 닭을 판매, 2012년부터 지금까지도 월평균 2천5만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 돈치킨 천왕점을 운영하는 유은종 사장 부부. 사진제공=돈치킨
“당시 최소한의 인력으로 매장운영이 가능한 치킨쪽으로 가닥을 잡고, 시장조사를 하기 시작했죠. 아내와 저는 장사경험이 전무한 생 초보창업자였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가맹본부를 찾기 위해 시간을 더 투자했습니다. 그러다 ‘돈치킨’을 알게 되었죠.”
제조업 25년 간 제조업에 종사하던 유 씨는 퇴직을 준비하면서 1년 간 창업박람회와 사업설명회 등을 찾아다니며 아이템을 직접 조사하고 다녔다.
지금 점포 자리는 유 씨 부부가 미리 계약을 해놓은 곳으로 5천 세대 아파트단지 내 상가 1층 건물로 매장 바로 옆엔 영유아교육원,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여 있다.
누구보다 천왕 인근의 상권을 잘 알고 있다는 유 씨는 가족단위 고객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건강한 오븐구이 치킨이 최적의 아이템이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 씨의 점포에서 내놓는 치킨은 기름에 튀기지 않는 오븐구이치킨이다. 특히 돈치킨은 오븐으로 구워내 얇은 껍질이 바삭하지만 느끼함이 없고, 속살은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라고.
그의 매장을 찾는 주 고객은 천왕 이펜하우스 아파트단지 주민들이다. 그는 “동네 장사다보니 지역 주민들, 점포를 주 3회 이상 찾는 단골고객들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단골장사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돈치킨 천왕점의 경우 다른 돈치킨 매장과 달리 구운순살 치킨 시리즈가 인기메뉴인데, 아무래도 젊은 부부들이 단골고객이기에 아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순살종류가 잘나고 있다고.
유 씨는 “주문 후 치킨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은 평균 15분에서 20분 사이로 대기시간이 길어 불만이 있을 것 같지만, 11호 크기의 푸짐한 닭을 오븐에 정성을 들여 구워내 오히려 고객만족도가 높습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유 씨 부부는 재방문 고객이 오면 감사의 말과 함께 제철과일 혹은 음료와 생맥주 한잔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주방 조리 업무와 홀 서빙, 배달 업무를 분명히 나눠 서로 간 분담한 역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부 창업 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유 씨.
매장 전체 매출에서 홀이 70%, 배달매출이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내가 조리파트를 맡고, 유 씨는 서빙과 배달 업무를 전담, 파트타임 아르바이트가 홀 서빙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가족이다 보니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 해 어느 것 하나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없습니다. 위생관리에 대한 아내의 고집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한 점이 매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런 점에 있어 사업파트너로써 아내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사람들에게 잊혀 지지 않는 치킨집이 되기 위해 유 씨가 선택한 전략은 두 가지.
하나는 배달대행을 쓰지 않고, 직접 유 씨가 배달을 하는 것과 지난 5년간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전단지 마케팅이다. 당장 반응이 없다고 대게 외식사업자들의 경우 홍보비용을 줄이는데, 멈추지 말고 꾸준하게 매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사장이 직접 배달을 하는 것이 매장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라는 유 씨는 가장 맛있는 상태의 오븐구이 치킨을 고객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배달지역도 천왕동으로 한정지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인건비를 줄인 대신 2012년 3월 오픈 이후 지금까지 매달 고정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다. 오픈 초기엔 8천부, 지금은 신 메뉴 출시 내용을 담은 전단지를 5천부씩 배포하고 있다.
“퇴근 시간이 정해져있는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과는 달리 새벽 1시 영업이 끝나면 지금도 둘이 마주 앉아 그날 방문했던 고객들의 사는 곳, 인상착의, 주로 찾는 메뉴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둔 메모를 서로 공유하면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죠.”
유 씨는 2013년 돈치킨을 오픈해서 지금까지 5년 이상 매장을 꾸준히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본사의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마케팅 같은 경우는 개인이 혼자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본사에서 꾸준히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다고. 그는 아직까지도 슈퍼바이저가 한 달에 한 번은 매장을 꼭 방문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고 있어 본사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성공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파트너’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부 창업의 장점으로 먼저 서로 간의 장단점을 모두 알고 있어 분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는 것. 여기에 구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가족이기에 주인의식을 공유하고 누구보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퇴직자 창업 형태 중 아내를 중심으로 업종을 선정하고 운영의 주도권을 맡기는 경우도 많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소비자로서 경험이 많아 업종 선정 폭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청주 산남에서 어탕국수 전문점인 ‘어탕채’를 운영 중인 김나연 씨(43, 여)는 주방찬모 1명만을 두고 40평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남은 인력지원은 남편이 맡고 있다는 그녀의 하루 평균 매출은 70~80만원 선. 초기창업비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그녀는 강조한다.
▲ 어탕채 청주산남점 외관. 사진제공=어탕채
2017년 4월 오픈한 어탕채 청주산남점은 전형적인 B급 상권으로 골목 안에 위치해 있다. 오픈 준비를 할 때 자금이 넉넉하지 않아 가지고 있는 돈 안에서 시작해야 했던 김 씨는 ‘어죽’이라는 음식 특성상 차라리 대로변 보다는 골목상권에서 지역 거주민들에게 매장을 알리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 점포구입비를 포함 총 3천만원을 투자해 지금의 매장을 오픈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손님을 늘리기 위해 남편과 합심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우선, 회식 손님을 잡기 위해 특별 메뉴를 개발, 회식예약 시 메뉴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또 택시기사들을 위한 쿠폰도 제작해 진행 중이다. 김 씨는 “15년 전에 이 동네에서 택시기사를 상대로 마케팅을 해서 대박이 난 가게가 있어요. 똑같지는 않더라도 거기에 착안해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기사님들께 지정된 유효기간 안에 사용할 수 있는 50% 할인 쿠폰을 주고 대신 기사님들 택시에 저희 매장 홍보스티커를 붙이는 거죠. 기사님들은 청주 전 지역을 돌아다니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을 통해 손님이 유입 될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전했다.
마지막은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TV 광고다. 현재 김 씨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도 곧 김 씨의 매장 광고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씨는 어탕채라는 브랜드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일단은 브랜드를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김 씨의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 메뉴는 잉어, 메기, 붕어, 등자개(빠가사리)를 푹 고은 육수에 국수가 들어가 얼큰하게 먹을 수 있는 ‘어탕국수’다. 가격대는 7000원 선이다. 이곳의 인기요인은 맛도 맛이지만 빠른 속도다. 김 씨는 “어탕이라는 메뉴 자체가 전통보양식이기에 만드는 과정이 어렵고 복잡해 조리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루 전 날 미리 준비한 육수에 국수만 삶아서 손님상에 나가기 때문에 조리하는 시간은 약 3분. 손님상에 나가는 시간은 5분 남짓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김 씨는 부부창업 시 유의할 점으로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인 만큼 양자의 적성을 고려해 창업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왕이면 사업적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주도적으로 해서 업종을 선택하되 배우자의 역할 조화도 충분히 고려해야 불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부부가 함께 창업해 인건비 절감하고 수입은 두 배로
“전에는 외벌이로 남편은 일을 하고 나 혼자 아이를 돌봤었는데, 지금은 같이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수입도 두 배로 늘어나고 부부가 같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국선생 인천청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지현 씨는 남편과 함께 창업에 도전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남편이 건설회사에 오래 다녔는데 일이 많아서 새벽 5시에 나가서 밤 12시가 넘어 들어오는 날이 많았어요. 외벌이라 돈은 벌어야 하니까 직장을 그만둘 수 없어 가족 모두가 힘들었죠.”
고민 끝에 차라리 그 시간을 내 장사에 투자하자고 생각한 부부는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 국선생 인천청라점 외관 입구. 사진제공=국선생
박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국선생 인천청라점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하고 있는 44.62㎡(13.5평)의 소형매장으로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들이 줄지어 있어 신도시답게 세대 수만 2만 세대에 이를 만큼 거주자가 많은 지역이다. 매장에 방문하는 주 고객은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의 엄마들로 주로 남편과 아이에게 먹일 반찬거리를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박 씨는 국선생의 모든 메뉴는 100% 국내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저염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고객들이 안에서 조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오픈 주방으로 인테리어를 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솔직하게 장사하는 것이 큰 광고효과가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이런 세세한 부분이 입소문이 퍼져 소문을 듣고 일부러 매장을 찾아주는 고객도 있다고. 국선생 인천 청라점의 창업비용은 보증금을 포함해 1억 4천만원으로 하루 평균 매출은 120만원, 월 매출은 4,000만원 선이다.
박 씨는 업무 분담을 확실히 하는 것이 부부창업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저는 계산과 음식 소분, 진열 등 매장의 관리를 맡고 있고, 남편은 조리를 담당하고 있어요."
부부가 함께 매장을 운영하다보니 서로 더 노력하게 된다며, 박 씨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매장을 꾸려나가는 것이 부부창업의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박 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가들에게 브랜드를 선택했으면 직영점, 잘 되는 매장, 잘 안 되는 매장을 전부 다녀보고, 음식도 직접 먹어 보고, 점주와 이야기도 해보고 창업 준비기간을 오래 가지고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결정을 내렸으면 자기 자신을 믿고 노력해야 해요. 매장의 매출이 저조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에요.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빨리 파악하고 시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녀는 특별한 철학은 없지만 고객과의 무언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고객이 어떠한 요구를 해도 99%로는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장을 꾸준히 운영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데도 수익을 내기 위해선 주방관리, 홀 서빙, 고객응대, 현금담당, 청소담당, 종업원관리, 물품 구입 등 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부부창업의 장점 중 하나는 서로 함께 지낸 날이 많은 만큼 각자의 장점에 맞는 업무 분담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은 업무 분담에 있어 담당 파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전문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것. 효율적인 업무 분담이 바로 성공의 열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