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스타] 착한 소상공인 협업 꿈꾸는 ‘소소한식당’ 이승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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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3,157 등록일등록일: 2017-10-11본문
외식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당신이 맛으로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안목을 잘 키워두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건강한 덮밥 요리로 줄 서서 먹는 맛집 사장에 등극한 ‘소소한식당’의 이승준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자녀에 대해 유독 깐깐한 대치동 엄마들이 아이들 먹이려고 줄 서서 찾을 정도라면 높은 합격점을 받은 것은 틀림없다.
‘소소한 식당’ 대치점은 약 62㎡(19평) 매장에서 놀라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방학 때는 평상시보다 배 가까이 매출이 오른다. 대치점을 포함해 현재 합정, 상암, 마포 등 총 5개의 매장이 영업 중이다. 서울 잠실에 추가 매장이 곧 오픈할 예정이다.
◆ 임차인 돕다가 새로운 적성 발견
이승준 대표의 성공 비결은 첫째,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즉 숨어있던 적성을 발견한 것이다. 건물 임대업과 수입 자동차 정비사업을 20년간 운영해오고 있던 그가 돌연 외식사업을 시작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그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 이승준 소소한식당 대표. /소소한식당 제공
“당시 건물 1층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임차인이 더는 장사를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겨 해당 점포를 인수하게 됐죠.”
점포를 빨리 빼지 않으면 임차인이 재정적인 손실을 봐야 할 처지라 임대인 입장에서 임차인의 어려운 사정을 떠안아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인생계획에 없던 외식업에 발을 딛게 된 전환점이 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의외의 적성을 발견하게 된다. 메뉴를 구상하고, 아이템을 조사하면서 했던 일련의 활동들이 이전에 그가 하던 다른 일보다 더 즐거웠다.
둘째 비결은 상권에 대한 안목이다. 이 대표는 화덕피자와 퓨전요리를 팔던 식당의 콘셉트를 즉석떡볶이에 집중하는 새로운 모델로 전환했다.
건물 임대주 입장에서 부동산 관련 지식을 갖고 있던 그는 상권을 보는 안목이 있었다. 이전에 임차인이 하던 사업이 상권 특성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 주 고객층인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로 승부를 걸고자 했다.
◆ 느리게 가더라도 기본에 충실하자
셋째 비결은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실천력이다. 이 대표는 발로 뛰어서 시장 조사를 하고 직접 실천해보는 타입이다. 신당동 떡볶이를 먹어보고 춘장을 기본으로 한 소스도 직접 개발했다. 경제적으로 궁하지 않았던 탓이기도 했지만 평소 음식점은 맛과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대로 떡볶이에 들어가는 각종 야채와 떡 등의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끊임없이 손님이 들어오며 떡볶이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전 임차인이 운영할 때보다 다섯 배 가까이 매출이 올랐다.
네 번째 성공비결은 느리더라도 고객에 대한 진심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다. 처음 도전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자 자신감이 생긴 그는 새로운 콘셉트의 덮밥요리 전문점을 기획해 2014년 첫선을 보였다. 그곳이 지금의 ‘소소한 식당’ 대치점이다.
“여행을 좋아해 자주 다니는 편이었는데, 일본 여행 당시 맛있게 먹고 즐겼던 음식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사업가로서 직관이 필요한 부분이죠. 확신이 들면 바로 행동에 옮기는 타입이라 일식 요리를 직접 배우기도 했습니다.”
브랜드명도 그의 아이디어다. 소소한식당의 ‘소소’는 우리가 아는 소소(小小)와는 다른 의미로 밝을 소(炤)를 사용해 ‘밝고 명랑한 곳’을 뜻한다. 2014년 4월에 오픈해 초기에는 하루 매출 20~30만원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매출과 무관하게 기본에 충실한 운영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얻으면서 줄 서는 맛집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 소소한식당은 건강한 덮밥 요리로 줄 서서 먹는 맛집 대열에 합류했다. /소소한식당 제공
◆ 오픈 초기 매출액 20만원선, 지금은 10배 이상 상승
“식당을 차려놓고 장사가 생각보다 안 된다며 매장을 알리는데 급급한 사업자들이 있는데, 이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죠. 간혹 발 빠른 서비스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인테리어가 예쁘지 않더라도 음식 맛만 있으면 고객들은 다시 찾아옵니다. 기본이 바로 서야 성공합니다. 신선한 식재료에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건강한 맛을 고객에게 오롯이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는 그렇게 한 달, 두 달 초조해하지 않고 소소한식당을 운영해 나갔다. 6개월 뒤 매장의 하루 매출은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늘었다. 그는 소소한식당을 1년 만에 10배 이상 매출을 올리는 점포로 만들었다. 이후에도 품질에 대한 원칙을 지키면서 입소문이 났고 해가 갈수록 매출은 상승했다. 그는 고객을 향한 진심이 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비결은 원재료에 대한 고집이다. 소소한식당의 음식 대부분은 덮밥 요리다. 정갈한 느낌이 드는 일본 가정식 덮밥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냉동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중 ‘장어덮밥’과 ‘연어덮밥’, ‘연탄불고기덮밥’은 베스트 메뉴이자 스테디셀러 메뉴. 여성들에겐 이 대표가 직접 개발한 ‘명란두부덮밥’과 ‘연어덮밥’이 남성들에겐 ‘연탄불고기덮밥’이 단연 인기다.
◆ 전국을 발로 뛰며 좋은 식재료 찾아다녀
요리에 들어가는 식재료는 매일 아침에 받아 직원들이 직접 손질한다. 거래처는 모두 이 대표가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제조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덮밥 고명으로 올라가는 불고기의 경우 연탄불고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받고 있으며, 매일 전북 고창에서 들여온 민물장어를 직접 손질하고 이곳 특유의 양념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전문적인 장어구이 집 못지않은 수준 높은 장어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연어덮밥의 연어는 슬라이스 된 연어를 식재료 업체에서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에서 매일 노르웨이산 통 연어를 해체해 들여오기 때문에 식감과 신선도가 뛰어나다고 그는 전했다.
여섯째 비결은 판매 방식을 다양화한 것이다. ‘소소한 식당’ 음식은 전 메뉴가 포장 판매되며, 매장 인근 위주로만 포장 배달을 하고 있다. 대치점의 경우 홀, 배달 매출 비율은 50대 50이다. 대치점의 경우 평일에는 포장배달 개수가 100~200개, 방학 때는 200~300개이다. 성수기인 여름, 겨울 방학 시즌과 특목고 시험주간의 경우 특히 비율이 높다.
포장 주문이 높은 이유는 담백하고 정갈한 음식 구성으로 주 고객인 대치동 학원가의 깐깐한 학부모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다.
가령 명란젓과 구운 두부의 맛의 조화가 일품인 ‘명란두부덮밥’의 경우 기존 도시락 메뉴에서 볼 수 없던 메뉴 구성에 영양까지 더해 배달주문량이 계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카레 메뉴의 경우 일본식 카레 위에 돈가스나 왕새우 등이 올라가 양도 푸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곱째 비결은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소소한식당에는 무인 포스가 설치돼 있고 밑반찬은 셀프로 제공된다. 최저인건비 인상 논란 전에 이미 도입한 시스템이다. 덕분에 인건비가 절약되고 매장 근무 직원들은 조리에만 집중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들은 식당 한쪽에 설치된 밑반찬 셀프 바를 통해 볶음김치, 치자 단무지, 마카로니 샐러드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 소소한식당 매장 외관. /소소한식당 제공
◆ 착한 소상공인 협업이 최종 목표
여덟 번째 성공 비결은 독특한 조직운영 시스템이다. 처음 임대인 입장에서 임차인의 매장을 인수해 음식업에 도전할 때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직원들의 급여 인상이었다. 업무 경력이나 능력에 따라 급여를 제공한 게 아니라 먼저 직원들이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의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소소한 식당은 직원들이 일한 만큼 받아가는 독특한 급여 방식을 실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모두 법적 동업자들이다. 퇴직금이 없지만, 이익공유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로 대접한다. 기본급여를 매월 10일에 받고, 추가로 회사 전체 매출이익을 배분, 매월 25일에 전 직원들이 추가수당을 받고 있다. 물론 4대 보험금을 받는 일반 직원을 선택해서 근무할 수도 있다.
현재 ‘소소한식당’과 함께하는 직원 수는 20여명으로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는 이 대표는 남녀노소 차별 없이 경력 하나만으로 직원을 뽑고 있다. 이승준 대표의 독특한 조직운영 철학 덕분에 외식업의 큰 골칫거리인 잦은 이직문제가 없고 이직률이 거의 제로다. 직원들 모두 사장 마인드로 뭉쳐서 적극적인 자세로 일한다.
이승준 대표는 본인의 사업 노하우를 더 많은 창업자과 나누고 싶어한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착한 협업을 지향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개설 이후에는 점포들 간의 공동 마케팅과 공동 구매를 통한 협업으로 상생하는 시스템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2주 이상 현장 교육을 받게 된다. 매장에서 풍부하게 경험을 쌓은 점장과 파견 조리사를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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