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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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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737 등록일등록일: 200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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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창업으로 뚫자!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고용 없는 성장 때문에 실업률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각종 일자리창출 정책과 실업대책이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 않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중 청년실업자들은 전체 실업자의 67.6%를 차지해 ‘실업자 둘 중 한명은 청년’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올해의 채용시장은 앞으로도 좀 더 위축될 전망이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93개사 기업들을 대상으로 2004년 채용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작년 수준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의 수가 62개사인 것에 비해, ‘채용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12개사에 그쳤다. 

대학을 졸업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학원 강사를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한다. 공무원 임용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이번 달 모 시(市)의 지방공무원 공채 시험이 최고 156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취업하기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쉽지 않아진 이때, 과연 취업만이 능사일까. 어렵게 취업을 한다고 해도 평생 안정된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철밥통’이라는 말이 사라진 것은 벌써 몇 년 전. 사오정이다, 오륙도다 하여 직장에서 내몰리고 나면 또 직장을 구하거나 소자본으로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볼 때, 젊은 나이에 창업을 시작해 탄탄하게 자리잡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에서는 ‘청년실업대책추진본부’가 출범해 청년 실업자들에게 중소기업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년실업을 창업으로 뚫자는 의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창업할 경우 창업비용은 절감될 수 있지만 입지선정에서 업종선정, 점포구입, 상품의 구입과 판매, 운영, 홍보 등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이런 형태의 창업은 초보자보다는 경험자에게 유리하다. 

사업초보자에게는 독립 사업을 하는 것보다 체인점이 알맞다. 본사의 브랜드파워를 입고 들어가기 때문에 홍보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사의 수퍼바이저가 점포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경영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20~30대 젊은층은 벤처형 창업을 선호하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외식업이나 서비스업 창업에도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마음이 급하고 자본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업종을 선정하고 가맹점을 방문해 본사의 지원체계나 운영 시 애로사항 등을 듣는다. 그 다음 본사를 방문하여 회사의 지명도와 조직구성, 각 가맹점의 평균매출액, 현재 운영체계와 발전 방향 등을 판단해 본사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 핸드메이드액세서리전문점 프시케 청주점 이종선, 이리나씨(043-223-5342)
“제가 매장을 운영하고 큰 오빠가 관리를 해요. 처음엔 취업을 못해서 걱정도 됐지만 직장을 그만둔 오빠도 만족하고 저도 친구들이 다 부러워하는 입장이 됐죠.”

청주에서 핸드메이드액세서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선, 이리나씨는 효율적인 업무 분담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남매 경영의 대표 사례. 

동생 이리나씨(23)씨는 피부미용과를 졸업한 뒤 취업을 위해 청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오빠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하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취업한 친구들은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초봉을 받고 있었다. 앞으로 이씨가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화장품 회사에 입사한다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듯 했다. 두세달 끝의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 평소 관심이 많았던 옷이나 액세서리점을 열려고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첫 창업이라 독립점포보다는 안전한 가맹점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패션의 거리인 이대 앞, 압구정, 명동 등을 돌며 고객이 붐비는 매장들을 둘러봤다. 액세서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동대문도 여러 차례 갔다. 

그러던 차에 오빠인 이종선씨(30)가 액세서리점을 함께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직장 생활시에 알게 됐던 지인을 통해 액세서리점을 알게 된 것. IT회사에서 3년 동안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던 이종선씨는 직업의 수명이 짧아 진작부터 창업을 염두해 두고 있었던 것. 남매가 같이 서울의 가맹점들을 방문해보니 제품의 질이 좋고 고객들이 붐벼 믿음이 갔다. 

이종선씨의 퇴직금에 부모님의 도움 약간과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대출을 받아 창업 비용을 마련했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5.9%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 이종선씨가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았다. 

이씨 남매가 택한 입지는 고향인 청주. 지방이라 아직 핸드메이드 액세서리가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점 효과가 크리라는 계산이었다. 청주에서 가장 번화가인 성안길을 일단 입지로 잡고 대로변 쪽 자리를 알아봤다. 하지만 권리금이 너무 높아서 청주백화점 옆 이면도로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B급 입지였지만 보세옷가게들이 늘어선 골목에는 경쟁 업소가 없다는 것은 장점이었다. 

지난 해 6월 오픈 당시부터 매출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원석 쥬얼리라는 흥미를 끌고 노출의 계절인 여름에 오픈했다는 점이 일정 정도의 매출을 낳았지만 고정 고객을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리나씨의 고객 응대가 전문가답지 못했던 것. 

베이비 제품부터 20만원 상당의 고가 목걸이까지 제품군이 다양해 주 고객층이 누군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던 것. 2개월째 접어들면서 20~30대가 주고객층을 이룬다는 것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개성이 강한 20~30대는 ‘나만의’ 액세서리라는 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라 가맹점당 같은 물건이 두세개 밖에는 없었기에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이 젊은 층을 공략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핸드메이드 액세서리점은 프랜차이즈화가 일반화되지 않았기에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많았다. 개인이 공방에서 작업하여 저렴하게 파는 비즈 공예에 익숙한 고객들이 가격을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점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었다. 전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키고 원석의 연마나 가공도가 개인 공방의 제품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고객에게 설득시켰다. 

또 초기에는 고객의 취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이리나씨가 좋아하는 제품을 추천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고객의 눈높이보다는 이씨의 눈높이에서 제품을 권한 것. 하지만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면서 얼굴형이나 체형, 옷을 입는 취향을 보고 적절한 제품을 권해줄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이제는 자신이 권해주는 제품에 대부분의 고객들이 만족한다고 이리나씨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액세서리점을 운영하려면 패션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떤 디스플레이를 하면 눈길을 끌 수 있을지, 고객마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서 어떤 제품이 어울리는지 알아내는 게 성공의 관건이에요.”

고객관리를 위해 신상품이 나올 경우 휴대폰 메시지를 통해 신상품 교체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 등의 특별한 날에는 반짝 세일을 실시하기도 한다. 얼마 전 화이트데이에는 프로그래머인 이종선씨가 자체적으로 할인쿠폰을 제작, 나눠주기도 했다. 고객관리 만큼은 오빠인 이종선씨가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관리하기 때문에 철저하다는 것이 이리나씨의 말이다. 앞으로는 고정고객이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씨 남매의 예상이다. 

17평 매장 창업비용은 총 8천만원이 투자됐다. 임대보증금 2천만원, 초도물품비 3천만원, 매대와 에어컨 등 시설집기비 1천5백만원, 인테리어비 평당 150만원 등이 세부내역이다. 

일평균 매출은 40~50만원이며 오후3시 이후부터 고객이 몰리기 시작한다. 3시부터는 30대 초반 미시족들이 주를 이루고 5~7시에는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많다. 객단가는 2만원 선. 헤어핀과 슈슈,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의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 일주일 단위로 신상품으로 교체되는 귀걸이가 가장 인기가 많다. 목걸이는 3~15만원, 팔찌는 2~5만원, 귀걸이는 1~4만원 선이라 가격면에서도 귀걸이가 가장 부담이 적다. 월평균 매출은 1천5백만원 선이며 이중 월세와 기타 지출을 제한 순수익은 7백만원 정도다. 

[문의] 프시케 (www.i-psyche.co.kr 031-756-5730)


■ 허브용품전문점 아로마&허브 서초점 양우리씨(02-2055-1552)
“지식을 파는 사업이기 때문에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요. 작은 매장이 가능해 혼자서 운영할 수 있고 여성이 주고객층이라 여성이 하기에 그만이에요.”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양우리씨(26,아로마뉴텍 서초점 www.aromantech.com)는 1년 동안을 창업준비기간으로 삼고 세번의 아이템 전환 끝에 아로마전문점을 택했다. 

처음 양씨가 관심을 가졌던 업종은 테익아웃커피전문점. 창업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대학가 주변에 입점하면 학생들을 상대로 쏠쏠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창업을 하기 위해 커피점에 취직, 한두달 동안 아르바이생으로 일하면서 경험도 쌓았다. 하지만 테익아웃커피전문점이 급작스레 붐을 일으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하향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창업 계획을 접었다.  

 

두 번째 생각한 업종이 꽃집. 역시 경험을 쌓기 위해 2개월 동안 플로리스트 학원을 다녔다. 꽃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것은 자신이 손재주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선물용 꽃바구니나 포장을 하는 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했고 꽃을 관리하는 것도 생각보다 손이 무척 많이 갔다. 자신에게 꽃집이 맞지 않다고 실망할 때쯤 아로마를 알게 됐다. 

플로리스트인 양씨의 선생이 아로마샵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 공방 형태로 라벤더샵을 운영하는 선생님을 통해 아로마의 효능이나 종류를 공부하게 됐다. 무엇보다 아로마는 지식이 중요하니까 열심히 공부만 한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넉넉한 준비 과정을 거쳐 창업시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었던 양씨는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이 1개월 간의 교육을 거치는 데 비해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았다. 레포트도 쓰고 3박4일 동안 향기 시험 제품 과정도 거쳤다. 

입지는 아로마뉴텍 본사를 통해 서너개를 추천받은 뒤 양씨가 결정했다. 강남에 매장을 내고 싶었지만 권리금이 너무 비싸 서초 쪽으로 눈을 돌렸다. 남부터미널역 앞에 들어선 래미안 주상복합건물은 새 건물이라 권리금이 없었고, 거주자들의 대부분이 타깃 고객으로 잡은 20~30대라는 것이 장점이었다. 무엇보다 건물 안에 이미 스타벅스와 피자헛이 입점해 있어 명당 입지라는 확신이 섰다. 바로 옆의 아크리스 백화점이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고, 2006년 초면 근방에 다른 아파트들이 연달아 들어선다는 점도 장래성 있어 보였다. 

양씨의 생각대로 아로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주로 젊은 직장인들이었다. 특징이라면 여성 고객이 90%라는 것. 고객이 오면 늘 허브차를 대접하기 때문에 점심 시간에 근처 직장인들이 식사 후에 편안한 마음으로 많이 찾는다. 여유를 갖고 허브차를 음미하면서 천천히 물건을 구경하게 하는 것이 양씨의 전략. 그래서 주부들도 평일 점심시간대에 많이 들른다. 

양씨의 영업 전략은 솔직해지기다. 에센셜 오일의 경우 1~8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있지만 양씨는 무조건 고가의 제품을 권유하지는 않는다. 고객의 경제 사정을 감안해 대학생이나 새내기 직장인에게는 비슷한 효능이면 저렴한 제품을 권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에게 맞는 제품을 권하는 것이다. 양씨는 32가지의 아로마 종류와 효능을 완벽히 습득해 고객마다 적절한 제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컴퓨터 작업을 주로 하면서 두뇌활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로즈마리나 페퍼민트를,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육체적으로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라벤다나 카모마일을, 알러지 환자에게는 유칼리토스를 추천하는 식이다. 또 에센셜 오일은 2~3가지 향을 섞어쓰는 것이 상승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어울리는 향도 완벽히 숙지하여 추천한다. 

고객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정고객이 전체고객의 40~50%를 이룬다. 고객들이 붐비는 매장보다는 여유를 주는 매장이 되겠다는 양씨의 바램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확보한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관리카드를 작성했다. 성별, 나이, 직업, 이메일주소, 제품을 구입한 날짜와 종류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 고객의 등급을 나누고 그에 맞게 이메일을 보냈다. 메시지나 전화도 하지만 이메일이 거부감이 없으면서도 친밀감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양씨의 말이다. 사은행사나 이벤트가 있을 시 메일을 보내면 고정고객은 대부분 다시 매장을 찾는다고. 

매출이 오르지 않는 날은 스트레스가 심하지만 아로마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겁다는 양씨. 지식이 바로 매출이라는 사실만 유념하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식이 없으면 바디용품밖에 팔 수 없고 바디용품이 전체 용품의 70%를 이루면 오래 가지 못한다고. 

16평 매장을 창업하는 데 든 비용은 총 9천7백만원. 세부내역은 임대보증금 5천만원, 가맹비 3백만원, 인테리어비 평당 2백만원, 초도물품비 1천3백만원, 중앙진열대 등의 시설집기 9백만원 등이다. 

일평균 매출은 40~50만원 선이고 평일이 주말보다 매출이 높다. 월평균 매출은 1천5백만원, 마진율 45%을 떼고 남은 수익 7백만원에서 월세 180만원과 관리비, 홍보비 등을 제하면 4백만원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문의] 아로마&허브(www.aromantech.com 02-512-7075)


■ 치킨&피자배달전문점 빈스 전주점 육근민씨(063-221-1460)
전주에 있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서울에 올라와 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육근민(29,빈스 전주점 www.binskorea.co.kr)씨는 오래전부터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처음 직장을 잡을 때는 1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서 돈을 모은 뒤, 고향에 내려와 사업을 할 생각이었다. 육씨의 3년 전 첫 직장은 컴퓨터 교육센터. 컴퓨터 관련교육의 업무를 맡아 일했다. 1년 남짓 일하고 옮긴 두 번째 직장은 영어교재 전문 출판사. 이곳에서도 마케팅과 관리를 맡았다. 1년 정도 일하고 나니 이직이 하고 싶어졌다. 

작년 가을,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다가 우연히 집 근처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빈스’의 전단지를 보았다. 피자나 치킨을 한 가지만 시켜 먹어도 1만원인데 합쳐서 1만원에 먹을 수 있다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호기심을 느낀 육씨는 배달을 시켜 먹어보았고, 가격대비 맛이나 품질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당장 창업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호기심을 느낀 육씨는 5군데 정도의 다른 가맹점에 들러 제품의 맛을 보았고, 맛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서자 본사를 방문했다.  

 

‘빈스’는 피자와 치킨을 저렴한 가격에 배달하는 신생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에서도 아직 지방에 가맹점을 낼 생각은 없었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에서 자리를 잡을 생각이었던 것. 그러나 육씨가 본사를 설득해 올 1월, 전주에 가맹점을 냈다. 10년 동안 살았기 때문에 좋은 상권에서 입지, 동네의 골목길 이름까지 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에서 살던 집의 전세금을 빼고 2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 전부가 점포를 내는데 들어갔다. 

창업을 하겠다는 육씨의 말에 부모님의 반대는 심했다. 힘들게 얻은 직장, 그냥 다녔으면 하는 바램이 컸을 것은 물론이다. 

“넥타이를 메고 출근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계속 내 일을 하고 싶었어요. 아이템이 통할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음식의 가격이 싸기 때문에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그러나 품질인증을 받은 닭과 자연산 치즈만을 쓴다. 매일 본사에서 도우를 직접 공급받고 피망과 양파 같은 농산물은 육씨가 매일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직접 사온다. 대신 본사에서는 생산자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이고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내려 양질의 식자재를 공급한다.

그의 점포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1층에 있다. 사람들이 주로 다니는 곳에서 정면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배달업이기 때문에 목은 중요하지 않았다. 주변에 4,50개의 치킨과 피자집이 포진하고 있었으나 아이템이 차별화 되어 있어서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쉽다고 판단했다. 배달업 점포치고는 넓은 편이라 절반은 테이블을 두고 홀로 쓰고 있다. 

점포는 권리비 없이 보증금 1000만원. 가맹비 300만원, 인테리어 공사비 300만원, 시설?집기비 1300만원, 오토바이 두 대 구입비 140만원, 간판설치비 300만원으로 총 3700만원이 들었다. 이것은 빈스의 다른 매장에 비해 좀 많이 든 편이다. 매장이 다른 곳보다 두 배 정도 넓어 테이블을 두느라 인테리어 공사비가 추가됐고, 간판도 더 많이 달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에 가장 주문이 많고 저녁식사 시간이 지난 저녁 9시~11시에도 분주하다. 주변에 서너군데의 초등학교가 있고 중학교도 한 군데 있어서 학생들이 집에 올 시간인 12시~2시에도 주문이 들어오는 편이다. 배달업의 특성상 흐리고 비 오는 날에 더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 

개업하기 전 조류독감 한파가 터졌다. 육씨는 파동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자는 마음으로 천천히 점포를 알아보았고 한 번 더 생각했다. 음식점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한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육씨는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욕심을 내어 무리하게 주문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음식의 질이 낮아지고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결과적으로 고객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늘 부족하다 싶게 재료를 주문한다. 

얼마 전까지 양복 입고 책상에 앉아서 일을 있다가 하루 종일 서 있으려니 퇴근할 때쯤 되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퉁퉁 붓는다. 예전에는 꽤 스마트해 보인다는 말을 들었는데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일하니 의외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은 개의치 않는다. 돈을 더 주고 다시 직장생활을 하라고 해도 갈 생각은 없다. 어차피 사업을 하고 싶었던 것, 조금 빨라졌을 뿐이다. 대신 회사를 다닐 때는 몰랐던 마음의 여유를 느낀다. 몸은 바빠도 ‘내 가게’를 가졌기에 매장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다. 새로운 메뉴가 나올 때마다 고객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반응을 듣는다. 기존의 메뉴도 끊임없이 맛을 개선한다. 

인기 메뉴인 피자한판과 치킨한마리의 “빈스 세트”가 1만2천9백원. 그러나 육씨는 아직까지 초기 가격인 1만원을 받고 있다. 그 외에 고구마 피자세트, 불갈비 피자 세트, 파인애플 피자 세트, 치즈크러스트 피자 세트 등이 있다. 개업 당시만해도 조류독감 파동의 여파가 남아 있어서 매출이 높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다. 

월 매출액은 1500~1600만원선이고 마진율은 35%정도. 월세 40만원과 주방 및 아르바이트 배달원 두 명의 인건비, 공과금, 재료구입비를 제외하면 순수익이 500만원정도 된다. 

올 10월경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 예상하는 육씨는 그 후에 매장을 한 군데 더 열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의] 빈스 (www.binskorea.co.kr 02-582-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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