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챙기는 주부들 인공조미료·방부제 안쓰는 건강한 식당 찾아 발걸음 

취업할 때만 스펙이 필요한 건 아니다. 요즘은 외식업에서도 스펙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음식 스펙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고객층은 20·30대 젊은 주부다. 

자연 그대로의 것을 자녀에게 주려는 젊은 주부들은 일명 '푸스펙'족으로 불린다.

푸스펙(Foospec)이란 식품(Food)과 스펙(Spec)을 합친 조어이다. 푸스펙족인 '젊줌마'들이 이용하는 카페나 음식점, 반찬가게에서는 인공조미료, 인공색소, 방부제 등을 일체 넣지 않은, 원재료 고유의 맛과 건강을 살린 메뉴가 인기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있는 '소소한식당'은 푸스펙족이 키운 음식점이다. 화학조미료가 없는 건강한 덮밥 요리로 강남 엄마들에게 어필했다. '명란두부 덮밥' '장어덮밥' '연어덮밥' '연탄불고기덮밥' 등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담백함이 강점이다. '장어덮밥'은 전북 고창에서 들여온 민물장어를 매일 아침 직접 손질해 조미료를 넣지 않는 특제소스로 맛을 내고, '연어덮밥'은 노르웨이산 통연어를 당일 해체해 바로 밥 위에 올려 식감과 신선도를 살린다. 

카레 전문점인 '코코이찌방야'는 20대 젊은 여성과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다. 주택가를 끼고 있는 서울 합정 메세나점과 위례점의 경우 유모차를 끌고온 주부 손님이 많다. 코코이찌방야 카레소스에는 건강한 슈퍼푸드인 강황과 함께 팔각, 코리앤더, 계피, 칠리, 월계수잎 등 몸에 좋은 20여 가지의 천연 향신료가 가득 들어 있다. 신선한 야채를 진한 소고기 육수에 넣고 8시간 이상 정성 들여 끓여내 4일 이상 저온에서 숙성시킨 명품 카레소스의 스펙이 푸스펙족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위례점을 운영하는 김은주 씨는 푸드스펙을 따지는 젊은 주부들이 자녀의 면역력 강화와 두뇌 발달을 위해 일부러 인스턴트 카레 대신 매장에서 제품을 포장해간다고 말한다. 

'프리미엄 국과 반찬'을 표방하는 '국선생'도 푸스펙족에게 신뢰를 얻으며 5년 만에 급성장한 브랜드다. 국선생 인기 메뉴인 우거짓국은 해남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가을 배추 60t을 매입하며 '해남우거지'만 사용한다. 김치찌개, 콩비지, 제육볶음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는 제주산 무항생제 돈육을 사용한다. 밥은 전국 최고의 친환경 농업지구로 선정된 아산만 삽교천 일대 비옥한 토지에서 재배된 청결미만 사용한다. '19곡 영양밥' '찰보리밥' 등도 모두 아산만 청결미와 19가지 100% 국내산 잡곡만 사용한다. 

'더 건강한 카페'를 지향하는 떡카페 '메고지고'는 학원가에서 특히 인기다. 우리 몸에 좋은 원재료를 골라서 즉석에서 쪄내는 따뜻한 떡케이크와 설탕 대신 조청을 사용하는 인절미 우유빙수는 자녀들을 위해 푸드스펙을 따지는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다. 

경기도 평촌 학원가에 있는 메고지고 평촌점은 주부 매출이 전체의 55%를 차지한다. 경기도 광명 세이브존 매장도 유모차 부대가 주 고객이다. 

100% 무설탕 조청과 생강이 들어간 생강식혜를 비롯해 성주참외와 조청으로 맛을 낸 참외 스무디, 쑥 차조 흑미 수리취 등 우리 쌀과 우리 농산물로 만드는 떡디저트는 자녀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는 깐깐한 주부들에게 인기다. 

'이탈리안 커틀릿 하우스'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부엉이돈가스'는 MSG나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돈가스 소스가 성공 비결이다. 채소와 과일을 6시간 이상 숙성시켜 MSG와 화학방부제 없이 만든 '부엉이표 프리미엄 특제소스'로 탄생시켰다. 

돈가스 고기도 무항생제 제주 돼지 등심을 일일이 손망치로 수작업해서 육즙을 최대한 살리고 식감은 부드럽게 했다. 

'식탁의 배신'에서 윌리엄 레이몽은 가공식품이 80%를 차지하는 엄마표 밥상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독소식품을 거부하는 것은 시민저항을 시작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성인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젊은 주부들의 '푸드스펙' 따지기는 건강을 추구하는 외식 소비자들에게도 점점 더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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