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로 대박난 대학원생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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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769 등록일등록일: 2024-09-24본문
예기치 않은 계기로 인생의 진로가 바뀔 수 있다. 서울 수서역 부근에서 <엠브이엠앤루해빗 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 수서역점>을 운영하는 이예림 사장(30)도 그렇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할 때만 해도 자신이 피트니스센터를 창업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 사장은 300명의 회원을 보유한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을 통해 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 매출도 오르고 고객만족도 더 높아졌다.
화학공학과 생명공학을 공부하던 여대생이 어떻게 여성전용 피트니스센터를 창업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게 됐을까?
◆대학 때 들었던 수업, 인생을 바꿔놓다
이예림 사장은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석유화학 회사에서 3년 정도 근무하다가 대학원 진학을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이 사장의 진로가 바뀌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계기는 대학시절 들었던 ‘체력단련’ 수업이었다.
운동을 좋아했지만,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다. 체력단련 수업을 받으며 제대로 운동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대학 재학시절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피트니스센터의 트레이너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공학을 전공하던 여대생의 운동인생이 시작됐다.
대학원 진학 후에도 학교를 다니면서 프리랜서로 파트타임 트레이너로 일했다. 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운동에 관심이 많아 스포츠공학을 청강하기도 했다. 공부를 할 수록 생명공학과 스포츠는 밀접한 연관이 있고 건강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수렴된다는 것을 느꼈다.
결국 건강과 운동의 매력에 빠져 대학원을 중단하고 피트니스센터의 정규직 트레이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대학원 그만두고 피트니스센터 정규직이 되다
이 사장은 정규직 트레이너로 3년 정도 일했다. 경력을 쌓으면서 내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창업 준비에는 1년 반 정도 걸렸다.
피트니스센터 컨셉이나 운영방침도 생각하고 함께 일할 사람들도 찾았다.
2023년 6월 드디어 서울 수서역 부근에 80평대 규모의 피트니스센터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을 오픈했다. 투자비는 2억 원 정도 들었다. 창업 자금은 저축한 돈에 대출금을 보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비롯해 청년과 소상공인에게 대출해주는 정부 지원 제도를 다양하게 활용해 부족한 자금을 마련했다.
피트니스센터는 오픈 초기에 6개월, 1년 회원권을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오픈 초기에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초기 투자비 회수에도 유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도 오픈 첫 달 1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둘째 달 매출은 7천만원이었다. 6개월 이후부터는 월 5천만원대에서 4천만원대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월 임대료와 1천만원이 조금 넘는 인건비 등을 제하면 월 순수익은 1천5백만~2천만원 선이다.
첫 창업에서 대박 성공을 거두며 순항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그룹PT를 할 수 있는 여성전용 피트니스
첫째, 그룹PT다. 전체 매출의 70%가 그룹PT에서 나온다.
이 사장이 정규직으로 일한 피트니스센터는 그룹PT를 하는 곳이었다. 언젠가부터 1대1 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확산됐지만 고가라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1대1 PT의 가격은 계약 기간에 따라 회당 5만~7만원이다. 2, 3개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운동 방법으로는 비용부담이 너무 커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반면 5명~20명 정도를 모아서 지도하는 그룹PT는 가입기간에 따라 월 20만~40만원으로 비용 부담이 적으면서 1대1 PT만큼 효과가 있다.
그룹 PT는 아직 많이 확산되지 않았지만, 고객입장에서나 피트니스센터 입장에서나 장점이 많다. 그래서 이 사장은 그릅PT를 메인으로 하는 피트니스센터를 목표로 창업했다.
◆가격은 저렴한데 운동효과는 높다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 센터를 찾는 회원들은 고등학생부터 70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인근에 병원이 있어서 간호사와 의사들도 많이 오고 IT개발자들이나 전문직 프리랜서 등도 많다. 고객 중에서는 일하는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룹 PT는 매 시간대마다 진행돼 고객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참여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은 저녁 퇴근 후 시간대다.
오전에는 참여자가 5명에서 10명 이내 인원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참여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저녁 시간대에는 15명까지 인원이 늘어나기도 한다.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은 2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규모로 수업을 준비한다.
참여 인원에 따라 투입되는 강사 수도 달라진다. 인원이 적을 때는 메인 트레이너 한 명에 1~2명의 서브 트레이너가 수업을 담당하지만 참여 인원이 많을 때는 메인 트레이너 한 명에 서브 트레이너가 4명 이상 참여하기도 한다.
그래서 1대1 PT가 아니지만 적은 비용으로 1대1 PT처럼 개별적인 운동 지도를 받으며 운동을 할 수 있다. 또 일반 그룹PT는 소도구를 많이 안 쓰는데,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은 기구와 소도구를 같이 사용해 다양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여성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
둘째, 여성전용이다. 여성 전용 컨셉은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여성들의 애로점에서 착안했다.
트레이너로 활동하면서 남성과 한 공간에서 운동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 여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퇴근 후에 피트니스센터를 방문했는데 남자 회원들이 너무 많으면 운동을 하지 않고 돌아가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 사장은 거기서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은 남성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을 꺼리는 여성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성들은 어떤 자세, 어떤 복장을 하더라도 편하게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성 전용이라 일반 피트니스센터에 비해서 청결한 편이다.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서 센터를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운영자도 위생에 까다로운 여성 고객을 위해 청결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지속적인 운동 동기 유발
셋째, 운동 동기 유발이다. 피트니스 센터의 성공은 고객의 운동 동기 부여에 달려있다. <엠브이엠앤루해빗 수서역점>은 고객들에게 최소 주 3회 정도는 운동을 하라고 강조 하는 편이다. 운동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일주일에 두 번 운동하는 것도 힘들어한다. 운동을 좋아하고 익숙한 사람들은 일주일에 네 번 이상 하는 경우도 있다.
이예림 사장이 피트니스 사업에 도전한 것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고객들에게 운동 매뉴얼을 제공했다. 구두로 운동 방법을 배우면 피트니스 센터를 그만두면 운동 순서를 잊어버린다. 고객들이 센터에 나오지 않더라도 운동을 기억하고 평생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운동 방법을 책자로 만들어서 제공했다.
◆스마트 기술로 운동 동기를 자극하다
특히 올해부터는 과학적인 동기 부여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비결은 6월에 도입한 스마트 기술 덕분이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에 선정돼 도입한 체형 측정기가 고객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운동 동기를 부여하는 데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하이힐을 많이 신기 때문에 체형이 삐뚤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몸이 앞쪽으로 쏠려 있다. 또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거북 목도 많고 어깨가 둥글게 말려 있는 경우도 많다.
체형에 문제가 있으면 당장은 못 느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러 가지 건강 상의 문제를 초래한다. 나이가 들수록 삐뚤어진 체형으로 인한 건강 문제는 심각해진다.
◆운동 하면서 체형 교정을 눈으로 확인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면 단기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체형 교정은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꾸준한 운동이 답이다. 이전에는 간단한 테스트로 체형 문제를 진단하고 구두로 설명을 하다 보니 지속적인 운동 의욕을 자극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체형 측정기 도입 후 과학적인 데이터로 체형의 문제점을 진단해준다.
체형 교정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거북 목이나 어깨 말림 같은 증세는 운동을 하고 두 달만 지나도 체형 교정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체형 측정기로 진단하면 각도가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어 운동 효과를 피부로 느낀다. 이 것이 지속적인 운동에 대한 동기 유발로 작용한다.
체형 측정기 가격은 680만 원 대였는데, 이중 70%를 국비로 지원 받았다.
◆피트니스 센터 고객만족의 힘은?
넷째, 함께 일하는 직원이다.
운동을 많이 알고 잘 가르친다고 고객 만족도가 높은 건 아니다. 성실한 고객 관리와 세심한 배려가 고객만족을 만든다. 이예림 사장은 운이 좋아 좋은 직원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현재 7명이 함께 일을 하고 있는데 이중 2명이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프리랜서다. 나이는 대부분 20대에서 30대 초반이다. 이예림 사장과 비슷한 또래들이라 서로 말이 잘 통하는 편이다.
물론 지금의 직원들을 만나기 전까지 고민도 많았다. 헬스 트레이너의 경우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언제 어느 직원이 그만둘 지 모른다. 안정적인 피트니스 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믿고 함께 갈 수 있는 직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예림 사장이 그런 직원을 만나는 데는 일 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 집중하라
이 사장은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기회에 눈을 돌렸다. 트레이너들의 이직이 심하다는 점에 불만을 갖기보다는 트레이너들이 나와 함께 근무하는 동안 꿈을 나누기 위해서 노력했다. 많은 트레이너들이 자기 사업을 꿈꾸고 있고 나름의 고민이 있다. 그런 고민을 함께 나누어 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자 그 중에서 믿고 함께 하는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소중한 직원도 얻게 됐다.
◆네이버 블로그와 스마트플레이스가 가장 중요해
다섯째, 마케팅이다. 피트니스 센터는 신규 고객 유치와 장기 회원 유지 두 가지가 중요하다. 장기 회원 유지는 운동 효과를 통한 고객 만족과 운동 동기 유발이 중요하다. 매달 이벤트도 진행한다. 조금씩 성격이 다르지만 그런 이벤트를 통해서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마케팅을 잘해야 한다. 과거에는 가두 현수막이나 전단지 배포 활동을 많이 했다. 요즘은 인터넷 리뷰가 중요하다. 많은 고객들이 리뷰와 후기를 보고 센터를 결정한다.
특히 요즘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리뷰와 블로그 리뷰가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리뷰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또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마케팅에도 월 30만원 정도를 투자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고객만족이다. 고객들이 운동을 통해 운동의 효과를 경험하고 건강과 활력을 얻게 되면 운동을 더 지속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설령 이직을 하더라도 이 센터에서 함께 일하는 동안 직원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30세 초보사장의 고민은?
30세에 연봉 2억원대의 소득을 올리는 청년 사장의 고민은 무엇일까?
가장 큰 고민은 매출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피트니스 센터의 매출은 등락 폭이 큰 편이다. 한 달이 아니라 장기 이용권을 많이 끊다보니 시즌이나 이벤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불안정한 매출 덕분에 겸손함을 배우게 됐다. 매출이 높다고 돈을 펑펑 쓰지 않는다. 다음 달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긴장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믿고 의지할 직원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서 조직 관리도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사장의 역할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직원으로 일을 할 때는 운동하는 것이 좋았고 고객 만족에만 신경쓰면 됐다. 그런데 사장이 되고 보니 해야 할 일이 참 많았다. 세무와 노무, 마케팅과 홍보, 직원과 고객만족도 관리, 매장 운영 관리까지 만능이 되어야 하는 게 사장 자리였다. 그렇게 직원이 아닌 사장 자리에 익숙해지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건강해지는 회원들의 변화가 가장 큰 보람
이 사장이 생명공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에서 피트니스센터 사장으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였다. 창업 후에 느끼는 가장 큰 보람도 매장을 찾는 회원들의 건강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을 직접 보는 것이다.
고객의 변화를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고 사장이 져야 할 힘든 무게를 잊게 만든다. 이 사장은 1년 안에 센터 하나를 더 오픈할 계획이다.
나아가 전공인 생명공학과 연계해 운동과 관련되는 식단관리 등 연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창업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도전하는 분야를 잘 모르거나 수박겉핥기 수준으로만 아는 것이다. 창업 실패를 줄이려면 도전할 분야를 꿰뚫고 있을 수록 유리하다. 수영을 하려면 물에 몸을 담궈야 한다. 아르바이트든, 프리랜서든, 파트타이머든 직접 뛰어들어서 경험을 해봐야 한다.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성을 갖추면서 업종의 미래와 현재의 트렌드, 기회요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기반으로 컨셉을 정하고 경쟁력, 차별성을 설계해야 한다. 이예림 사장은 겉보기에는 이른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대학 시절 체력단련 수업을 듣고, 운동을 하고, 피트니스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미 창업 준비가 시작되었다. 오랜 준비를 거친 창업자인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를 고도화했고 나아가 전공을 살려 운동과 건강 개념을 확장하는 것도 꿈꾸고 있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저서 <내 사업을 한다는 것><CEO의 탄생><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외
이 콘텐츠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 서울.인천.강원권 전문기관의 일반형 스마트상점 우수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