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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창업뉴스 [전문가컬럼]

[창업칼럼] 베이비부머와 Y세대의 동맹, 2세대 창업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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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시대 이전을 생각해보자. 가족들은 생활 공동체였을 뿐 아니라 생계를 위한 일에서도 공동체였다. 부모가 대장장이면 아들도 대장간에서 일을 했고 부모가 빵을 구우면 자녀들도 같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사도 같이 짓고 수공예도 같이 했다. 공인이나 상인들은 자녀가 부모의 일을 물려받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산업시대는 이러한 가족 공동체를 해체시켰다. 자녀들은 오래 교육을 받아야 했으며 교육이 끝나면 전공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서 취업을 하고 부모를 떠났다.

 

그런데 IT와 자동화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전 세계적으로 실업난이 격심해지는 이 시대에는 다시 산업시대 이전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족들이 함께 ‘경제적인 공동체’로서 뭉치고 있다.

 

청년 실업난, 고령화 사회, 베이비부머의 은퇴. 여기에 인건비 원재료비 임대료 등 자영업의 수익성 악화가 가져온 창업자 트렌드의 변화는 가족 창업의 증가다.

 

가족창업이라고 해도 결합유형은 다양하다. 부부가 함께 하는 경우, 부모와 자식이 함께 하는 경우, 친척들끼리 같이 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사례가 있다.

 

유형은 달라도 가족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서로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족끼리 주고받는 정보는 거짓이 거의 없다. 요즘 같은 불신시대에 성공한 가족의 추천과 보장은 가장 확실한 증표이다.

 

◆ 부모와 자녀, 두 세대의 장점을 융합하다

 

가족창업도 동업의 한 유형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결합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2세대 창업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자녀가 누구인가? 밀레니엄 세대로 불리는 Y세대들이다. Y세대들은 현재 실업난의 중심에 있다. 일자리 자체도 적지만,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적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또 Y세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와 자라난 환경이 다르다. 보다 자유롭고 개성적이며 풍요로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때문에 급여가 낮고 업무강도가 높은 중소기업에서 잘 적응하기가 힘들다. 설령 실력이 있어서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해도 장기근속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자금이 있고, 이들의 자녀인 Y세대에게는 젊음과 아이디어가 있다.

 

2세대가 함께하는 창업이란 바로 이 두 세대의 장점을 융합하는 것이다. 아직 젊은 베이비부머와 권위적인 조직에 구속받고 싶지 않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향의 Y세대가 만나서 가족창업을 꽃피우는 것이다.

 

◆ 재능있는 자녀에게 은퇴 자금 투자

 

성인피아노학원 프랜차이즈인 피아노리브레는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은퇴한 아버지가 은퇴자금을 재능 있는 자녀에게 투자한 경우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김의영 대표(30세)는 유학준비를 하다가 성인피아노학원 아이디어를 냈다. 고학력자들일수록 음악을 취미로 갖고 싶어 하고 피아노 연주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틈새시장을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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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리브레 김의영 대표. /사진=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김 대표는 유학을 다녀와도 교수직이 아니면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는 현실을 빠르게 직시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의 성격을 고려, 창업을 선택했다.

 

성인피아노학원을 차리는데 드는 비용은 2억~3억원대다. 하지만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창업자에게 그만한 자금이 있을 리 없다. 피아노 교습,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서 모은 개인 저축금으로는 창업자금으로 부족했다.

 

때마침 대기업 퇴사 후 중견기업의 전문경영자로 근무하던 아버지가 은퇴를 했다. 유학자금으로 지원될 수도 있었던 아버지의 은퇴자금은 딸의 창업 자금이 되었고 그렇게 가족 창업이 시작됐다.

 

두 사람으로 시작한 사업은 현재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피아노카페를 열어 어머니까지 합류해 카페의 레시피 개발과 메뉴 개발에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도전했는데 자녀인 김 대표는 교사관리, 악보개발, 커뮤니티 관리와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건축학도 출신으로 건설업체 전문경영인을 했던 아버지 김정국씨는 부사장으로서 가맹점 관리, 인테리어 설비 부문을 맡고 있다.

 

◆ 의대 마치고 진로 방황하던 아들, 부모님 사업에 합류

 

전라남도 완도에서는 의대를 졸업한 아들과 금융회사를 은퇴한 아버지가 함께 치킨점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회사 은퇴 후 화려한 창업을 꿈꿨던 고재언(58, 비비큐전남 완도점)씨는 주유소 사업에 손을 댔다가 보기 좋게 실패했다. 이후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 하고 있는 사업이 치킨전문점이다. 고씨가 운영하는 치킨은 지역 사회에서 명품 브랜드로 인기를 얻으면서 놀라운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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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완도점 고재언 점주(왼쪽) 부부. /사진=창업전략연구소 제공

 

그 때 아들의 방황이 시작됐다. 7년 이상 의대를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아들은 의사 포기를 선언했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의대를 졸업한 아들이 진로 문제로 방황하자 고씨의 가슴이 미어졌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비비큐치킨점 창업을 아들에게 권했다. 본인이 직접 수익성을 확인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아들도 그도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일을 배우면서 흥미를 느낀 아들은 카페형 비비큐 매장을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아들은 창업과 함께 결혼을 하고 부부가 함께 비비큐 치킨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고씨 부자가 한 달에 올리는 매출은 월 1억원대에 육박해 의사 부럽지 않은 소득을 얻고 있다. 아버지는 배달점을 운영하고 아들은 신세대답게 접객이 많은 카페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자녀들이 힘을 합해 부모님의 창농을 돕다

 

농업이 6차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은퇴 후 시골로 내려가 농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 후 경상북도 상주로 내려가 곶감 농사를 지으며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 이용근(68세)씨도 자녀와 함께 협업을 하고 있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던 딸은 퇴사를 하고 아버지를 도와서 함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딸은 직장을 그만두기 전부터 아버지의 첫 농사 수확물을 자신이 알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에게 소개하는 등 영업 활동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은 손이 바쁠 때는 주말마다 농장에 내려가서 아버지를 돕는다.

 

땅을 사고 하우스를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부모가 투자를 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자녀들이 적극 개입해서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자녀들의 SNS 마케팅과 영업지원은 이용근씨의 농장 사업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 장사로 잔뼈굵은 부모의 성공 DNA를 전수받다

 

학창시절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배민수(26, 이바돔 한양대점) 대표도 부모님과 함께 사업을 하고 있다.

 

배기정, 원연화(56세, 54세)씨는 동대문에서 10년이상 아동복 매장을 운영했으나 경기 불황으로 사업을 접고 음식점 사업에 도전, 2005년 3월에 182㎡ 규모의 이바돔 매장을 창업했다. 배민수씨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배민수씨는 늘 성실하게 음식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랐고, 고등학교때까지 하던 축구를 그만둔 후 진로에 고민이 많았던 그는 부모님을 따라 창업하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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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돔 한양대점 배민수 점주(중앙) 가족. /사진=창업전략연구소 제공 

 

 

현재 배민수씨가 운영하는 매장은 7층 건물의 2층에 자리잡고 있다. 506㎡ 규모에 400석을 갖추고 있다. 이곳은 부모님이 운영하는 매장에는 없던 키즈랜드도 있다. 자녀를 둔 젊은 주부와 어린이를 동반하는 가족고객들을 위해서 갖춘 시설이다. 보증금은 1억 5000만원, 월세는 1100만원으로 총 7억원 가량이 창업비용으로 소요됐다.

 

아직 서른이 되지 않은 청년이, 외식업 경험도 없이 대형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도와 가르침이 있었기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형점을 용기 내 창업할 수 있었던 것도 부모님이 성공 DNA를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모님으로서는 자녀의 창업을 통해 10년 이상 운영하던 사업을 새롭게 확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남들은 부모에게 배워서 쉽게 창업했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배민수씨는 창업 초기 보름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가게 한 켠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매장을 관리했다. 장사에서 성공하려면 매장에서 먹고 자는 것도 익숙해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평소 가르침을 따른 것이다.

 

배 대표는 지금도 새벽 6시부터 매장 영업이 끝나는 밤 11시까지 매장을 지킨다. 이런 노력 덕분에 창업 첫 달 만에 1억2000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 2세대창업, 구세대와 신세대가 힘을 합해 지속경영 가능케해

 

가장 이상적인 동업의 조건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것이다. 자금이 있지만 새로운 시대 흐름에 둔하다는 것이 많은 창업자 부모들의 단점이다. 그런 그들에게 투자금은 없지만 시대 흐름을 호흡하고 주요 소비자 층과 교류할 수 있는 건강과 젊은 감각, 소통능력이 있는 자녀들은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다.

 

아직 젊어서 얼마든지 더 일을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에게도, 취업이 어려운 자녀에게도 스스로를 고용하는 창업은 좋은 해법이 된다. 이런 이유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창업 사례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창업 상담 창구를 두드리는 시니어 중 상당수는 자녀들의 지원과 합류를 염두에 두고 업종을 정하는 추세이다. 갈수록 취업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어 산업시대 이전처럼 2세대가 함께 일을 하는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창업한 소규모 기업은 충분한 인건비를 줄 수 없고,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근무 조건은 더욱 열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다면 급여가 적고 근무 환경이 열악해도 견딜 수 있다.

 

고령의 자영업자들 중 신규 사업의 확장이나 가업승계 차원에서 자녀들과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미 시대 흐름에 뒤쳐진 부모의 감각을 젊은 감각의 자녀가 잘 보완하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룰 수도 있다.

 

그러나 2세대 창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가까운만큼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도, 얕아질 수도 있다. 권위적이고 구시대적인 사고를 가진 부모가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그치지 않을 때, 그리고 자녀가 부모의 말에 반발하고 사업에 필요한 성실성을 갖추지 못했을 때 2세대 창업은 실패한다. 그래서 더욱이 부모와 자녀 간에는 객관적인 규칙과 질서가 필요하다.

 

◆ 2세대 창업 성공 하려면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이 게시물은 BUZABIZ님에 의해 2020-05-08 02:03:40 전문가 칼럼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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