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외식 시장 트렌드와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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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4,528 등록일등록일: 2019-12-23본문
2020년 외식업계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기회요인은 가정에서 점점 더 요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싱글족과 핵가족은 요리보다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걸 좋아한다. 위기요인은 HMR 및 밀키트 시장의 성장이다. 배달의민족 B마트는 최소 주문금액 5천원부터 시작해 작은 상추 한봉, 고추 몇 개도 배달해준다. 냉장고에 삼겹살이 있다면 B마트에서 상추와 고추만 시켜서 가정에서 삼겹살을 즐길 수 있다. 편의점도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편의점의 삼각김밥 한 개, 컵라면, 편의점 샐러드를 세트로 주문해 안방에서 유튜브를 보며 즐기는 시대가 됐다. 배달 음식 시장의 성장은 외식업에 위기와 기회를 함께 준다. 2020년 외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트렌드 키워드와 대응 방안을 알아본다.
1. 코쿠닝 외식과 배달시장의 성장
전세계적으로 배달 음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배달음식 시장은 지난 2013년 3347억원대에서 20조원대로, 5년 사이에 엄청난 성장을 기록했다. 지금도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는 물론 전세적인 현상이다.
배달음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달되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치킨 피자 족발 중심에서 삼겹살, 국밥 ,김치찌개 등 대표적인 오프라인 업종으로 넘어오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1인분 2만3천원대인 막창, 간장게장, 수제마카롱 4개, 커피, 과일쥬스 등 고급음식에서 휴게음식 아이템까지 확장되고 있다. 배달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오프라인 음식점의 매출은 점점 더 줄어들 전망이며 이는 외식 창업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제 어떤 음식점도 배달 대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20년도 외식기업들은 배달 대응 전략을 진지하게 수립해야 한다. 배달 강화를 위한 매장 내부 구조 변경, 배달을 위한 포장디자인, 배달에 접합한 메뉴개발, 배달앱 마케팅까지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2.공유주방의 확산
배달 음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덩달아 꿈틀대는 분야가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은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중앙집중적 관리 강화를 통해 배달 음식 주문 고객들이 갖는 위생에 대한 고민도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을 걸로 전망된다. 공유 주방의 확산은 외식 창업 시장에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이며 공유주방 자체가 브랜드 파워를 가진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도 갖고 있다.
공유주방은 한 번에 수십개의 외식업체가 입점해 공동 마케팅을 펼칠 가능성이 커 지역 상권에서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걸로 전망된다.
다양한 외식 시장 변화 속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면 브랜드 마케팅과 고객 만족을 위한 노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3. 아티잔 외식
베이커리 시장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한 파리바게트를 위협하면서 아티잔 베이커리가 성장하고 있다. 베이커리 뿐만 아니라 외식 전영역에서 아티잔 푸드는 확산될 전망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8천원짜리 식사를 한 후 아티잔 마카롱 4개에 1만원이 훨씬 넘는 비용을 지불한다. 젊은 여성들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일년에 몇 번쯤 1인당 8만원이 넘는 초밥을 즐기며 지인들과 값비싼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찾기도 한다. 아티잔 외식업은 평범한 음식을 거부하고 극상의 럭셔리 또는 화려한 푸드스타일링, 더 스페셜티한 원재료 등으로 기존 음식보다 적게는 50% 많게는 두 세배 이상 가격이 더 비싼 가격을 받지만 유니크한 외식 경험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는 상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4. 미니 스낵샵, 가벼운 식사
극상의 럭셔리와 유니크한 외식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다른 한편에서는 시간절약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가벼운 식사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토스트, 꼬마김밥, 핫도그, 대만샌드위치, 가벼운덮밥, 주먹밥 등 스낵종류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 그리고 극상의 럭셔리 외식을 즐긴 젊은층들도 스낵이 주는 편리함과 간소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단 과거와 달리 더욱 건강함을 추구하는 스낵,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편리함과 품질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파리바게트는 이미 가벼운 식사를 위한 건강 스낵바로 변신하고 있다. 샐러드, 샌드위치, 미니과일, 토스트로 가득 찬 진열대는 이른 아침이나 점심시간 식사손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5. 비버리지, 음료 시장의 성장
커피를 비롯한 음료는 오프라인형 비즈니스이다. 커피나 쥬스 역시 배달 시장이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지금 당장 마른 목을 축여주는 음료는 오프라인에 강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음료의 가장 큰 장점은 음식과 달리 소비 주기가 빠르다는 점이다. 칼국수나 돈까스는 일주일 혹은 2~3주에 한 번씩 즐길 수도 있지만 음료는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게 된다.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대부분의 음료는 가격도 비싸 수익성이 좋다. 4천~5천원대 가격이지만 음식에 비해서는 조리가 간단해서 외식 사업자 입장에서도 운영이 유리하다. 지난해 메가커피, 이디야, 커피베이 등은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 해에 수백개씩 가맹점을 추가 개설 했다. 여기에는 단순하고 깔끔한 업종을 선호하는 창업자들의 취향도 한 몫했지만 음료사업이 가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6. 부티크 음식점
대형음식점의 시대는 지나갔다. 라이프스타일의 개인화 추세로 수십명씩 단체로 모여서 확자 지껄하게 떠드는 게 아니라 소수의 취향 공동체들이 속닥거리는 문화로 변하고 있다. 이들은 뷔폐식 혹은 중대형 매장 대신 20~30평, 심지어 10평 이내의 소형 매장을 선호한다. 늘어나는 싱글족들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끼리끼리 모여서 어깨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기를 원한다. 작지만 개성있고 화려하며 매스티지한 가격대의 부티크음식점들은 이들의 취향을 충족시켜준다. 부티크 음식점으로 성공하려면 대중적 가격보다 20~40% 더 비싸더라도 가심비가 뛰어난 음식을 제공하고 인테리어 비쥬얼면에서 새로운 몰입형 경험을 제공해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어울리는 컨셉과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7. 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비
매년 인건비가 인상되고 있고 노동법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는 인력의존도가 높은 외식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0년도 외식업은 2019년에 비해서 소폭 인상돼 8590원대이다. 따라서 인건비 절약은 외식업에서 중요한 이슈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가족 창업은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건비 절약을 위해 작은 음식점들이 인기를 얻을 것이고 운영과 조리가 단순한 음식점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다. 외식 프랜차이즈기업들의 경우 완제품 공급 비중을 더 늘려서 조리를 간소화하고, 키오스크 도입 강화, 소형 매장 창업 등 가맹점의 인건비 절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8. 가성비 고깃집
회식이나 술 소비가 줄어들면서 호프집, 고깃집 등 저녁 매출이 높은 음식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고깃집은 낮 매출이 아닌 저녁 매출에 의존하는 음식점이므로 회식문화 축소로 직격탄을 받는 업종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깃집은 오프라인 커뮤니티 문화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점심 메뉴를 잘 개발해 히트시키면 매출을 30% 이상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삼겹살 막창 등의 배달도 활발하므로 매출하락시 배달을 통한 매출 증대도 꾀해볼 수 있다. 불황의 여파로 전반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가성비 고깃집은 주기적으로 유행이 선봉에 등장하고 있다. 다만, 의도적으로 유행을 조작하거나 퀄리티있는 물류공급에 실패하는 가맹본부, 급작스러운 성장의 후유증 등으로 피해를 입는 가맹점 사업자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점포일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려우므로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전략을 세우고 고기 자체보다는 곁들이는 식사와 소스, 사이드 메뉴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한다.
9. 한 가지만 최고로 잘하는 한식 맛집
인건비 인상, 복잡한 조리에 대한 창업자들의 기피 등으로 맛있는 한식집을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학가의 경우 커피숍이나 카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그렇지 않으면 분식이나 패스트푸드점이다. 이렇게 희소성이 커질수록 한식 맛집은 가치를 발할 것이다.
한식이라는 이름만 붙어있는 그저 그런 음식점이 아니라 신선한 식재료, 깊이있는 양념 맛과 소스 비법, 멋진 스타일링을 가진 한식점들은 소비력을 가진 오팔세대(5060) 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도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단 다양한 한식메뉴가 아닌 딱 한 가지만 잘하는 한식 맛집 시대가 열릴 것이다. 전자는 인건비와 복잡한 운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반면 후자는 한 가지만 깊게 파고 들어 리치한 경쟁력을 갖게 되므로 운영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미역국전문점인 오복미역처럼 김치찌개전문점, 된장찌개전문점, 매운탕 전문점, 생선구이전문점 등 전문메뉴를 가진 한식 맛집은 다양한 부가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10. 매스티지한 분식점
분식이라고 하면 기껏해야 김밥 떡볶이 라면 등을 연상하기 쉽다. 하지만 앞으로는 분식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칼국수 분식, 돈까스 분식, 덮밥분식, 파스타 분식 등. 이처럼 과거의 분식점보다 메뉴가 다양해진 매스티지 분식이 뜨는 이유는 불황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인스타그래머블한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만족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과감하게 소비를 한다. 비싼 월세 아파트, 좋은 외제차, 해외 여행, 취미생활, 반려견에 대한 럭셔리한 용품 구매 등은 모두 본인이 지출하고 싶어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그런 생활을 위해 일상생활에서는 점점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매스티지 분식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안은 세대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충족감을 준다. 저렴한 파스타지만, 이탈리안 요리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준다. 저렴한 칼국수지만 비싼 안동국시 대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과거에는 값비싼 전문메뉴였지만 이제는 일반 분식점과 비슷하거나 가격을 조금 더 높인 매스티지 분식은 편의점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하다. 끓이거나 후라이팬을 돌려야 하는 음식은 편의점에서 팔 수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매스티지 분식은 가격파괴라는 이름으로 고객들에게 소구할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운영자이며 K프랜차이즈 리더과정 주임교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저서로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CEO의탄생’, ‘내사업을 한다는 것’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 부자비즈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