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다니던 왕초보 창업자의 브런치카페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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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51 등록일등록일: 2025-02-03본문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느지막한 아침 시간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즐기는 브런치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작은 행복이다. 카페 창업자들 중에는 그런 행복을 기대하며 브런치카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기창업 아이템인 브런치카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브런치 카페로 2막도전, 공리단길 핫플 만들다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브런치카페를 창업한 사람은 허성관 사장이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는 레인템포다. 2019년 4월에 문을 연 레인템포는 공릉철길 옆 공리단길 상권의 핫플이다. 주변에 비슷한 카페들이 생겼다 없어졌다하는 동안에도 레인템포는 창업 이후 계속 단골을 쌓으며 맛집으로 자리잡았다.
허 사장은 외식업 초보였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금융회사에서 오래 근무했다. 처음 도전한 사업은 마카롱 카페였는데 마카롱카페 실패후 다시 도전한 업종이 브런치카페다.
브런치 카페는 감성적인 장소다. 그래서 테이블오더나 키오스크 같은 스마트기술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스마트기술 도입을 망설이던 허 사장은 지난해 이웃사장의 소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참여해 매장에 테이블 오더를 도입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다.
지난해에는 브런치카페를 테마로 웹드라마도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무대는 레인템포카페이고,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은 물론 허 사장 본인도 등장인물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외식초보 사장의 브런치카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유망한 줄 알고 도전했던 마카롱카페의 실패
허성관 사장은 튼튼한 직장에 다녔다. 직장인일 때는 회사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 그만큼 사회생활 하기가 편하다. 단점도 있다. 윗사람, 아랫사람과의 관계가 잘 안풀리면 스트레스가 심하다.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던 시절 허 사장의 눈에 들어온 게 마카롱 카페였다. 외식업 경험이 전혀 없던 그에게는 작은 과자 하나가 1500~ 2000원에 팔리는 현상은 신기하기만 했다. 당시에는 콩깍지가 씌었는지 마카롱 사업이 유망해보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마카롱 카페를 양도받아 첫 창업에 도전했다.
마카롱카페는 서울 공릉동 구상권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게를 인수하기 전에는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기대와 전혀 달랐다.
하루 10만원 매출 올리기가 힘들었고, 월 매출이 백만원밖에 안될 때도 있었다.
◆마카롱카페 실패한 이유는?
직접 운영해보니 마카롱 카페는 잘되기 힘든 사업이었다.
우선 객단가가 너무 낮았다. 1개 1500~2000 원 정도 하지만 마카롱은 보통 2-4개를 구매하기 때문에 손님이 많아도 객단가가 낮아서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마카롱이 기호품이라는 것도 한계였다. 한정된 상권에서는 매일 또는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유리한데 마카롱은 자주 먹는 디저트가 아니었다. 상권과 업종도 어울리지 않았다. 구상권을 찾는 고객층이 마카롱 업종과 맞지 않았다.
제2의 창업을 준비해야 했다. 그때 생각한 것이 브런치였다. 마카롱 카페를 운영하면서 브런치 메뉴를 개발했다. 메뉴 개발 후 숍인숍으로 운영하며 브런치 배달을 시작했다.
브런치는 일반 음식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다. 배달앱에 등록하면서도 이런 메뉴를 배달해서 시켜먹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는데 조금씩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고객은 매일 주문을 했다. 자신감을 얻은 허 사장은 제대로 된 브런치카페를 오픈하기로 했다.
◆숍인숍으로 배달전용 브런치카페 운영하다가 자신감 얻어
마카롱 카페를 인수한 게 2017년이었는데 2년이 지난 후 지금의 자리에 매장을 얻고 브런치 카페를 오픈했다. 브런치카페 오픈에는 아내의 도움이 컸다.
아내는 금융회사에 근무할 때 만난 사내커플이었다. 결혼 후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던 아내는 허사장이 창업을 하면서 사업을 돕게 됐다.
요리에 대한 감각이 좋았던 아내는 브런치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에게 브런치 메뉴를 배운 후 본인의 감각을 더해서 메뉴를 개발했다.
마카롱 카페가 있던 곳이 구 상권이었다면 지금 브런치카페가 있는 상권은 경리단길처럼 공릉동에서는 핫한 상권이다. 기차가 다니던 철길이 이었는데 전철이 개통되면서 공원으로 바뀌어 철길 옆쪽으로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코로나 시기에는 멀리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방문했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지역 주민들이 많다.
레인템포는 공릉철길 상권의 끝자락에 있다. 건물 2층에 있으며 30평 규모다.
◆대학생들이 많은 상권, 여성고객이 80% 이상
브런치카페 창업비로 1억원 정도 들었다. 인테리어는 전문가에게 맡겼다.
가까운 곳에 서울과기대를 비롯해 서울여대, 삼육대학교, 광운대, 육군사관학교 등이 있어 인근에 자취생들이 많다. 허성관 사장은 이들을 고려해 우리집 거실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를 했다.
브런치카페는 가벼운 식사지만 쉽게 대충 만든 메뉴를 제공하면 실패하기 쉽다.
정성을 들여서 제대로 만들어야 단골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허 사장의 말이다.
허사장 부부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음식 퀄리티다.
브런치 맛에서 중요한 것은 빵이다. 뉴욕스타일을 표방하기 때문에 프렌치토스트가 대표 메뉴 중 하나인데 레인템포의 빵은 특별하다. 반죽부터 베이킹까지 7시간이나 걸려서 모두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브리오쉬는 버터 함유량이 많아서 식감이 일반 빵과 다르다. 프렌치 토스트의 단맛은 딸기 바나나 천도복숭아 등 제철 과일을 이용한다.
◆단골 고객이 많은 비결은?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레인템포의 메뉴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아메리칸프렌치콤보다.
음식 퀄리티를 유지하는 두번째 비결은 신선한 식재료의 사용이다. 소스, 야채나 과일 등 모든 식재료를 좋은 것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경우 을 많이 사용하는데 창업 초기만 해도 3만 원대였던 가격이 지금은 5만 원대로 올랐다. 로메인도 저렴할 때는 한 박스에 1만 원대이지만 비쌀 때는 10만 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식재료를 아끼지는 않는다. 대신 가게와 집 사이에 있는 구리 농수산물시장에 들러 질좋은 과일과 야채를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서 발품을 팔고 있다. 조리 레시피 준수도 음식 퀄리티에 한몫 한다. 메뉴를 개발할 때 아내가 정량화를 통해 표준화된 레시피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일정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유달리 단골 고객이 많은데 그 비결은 바로 맛이다.
◆브런치 카페에 테이블오더? 결과는 성공
레인템포의 맛은 고객 충성도에서 확인된다. 배달 고객 중에는 아보카도치킨샐러드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시킨 고객도 있다. 아보카도오픈토스트와 커피 세트를 100번 이상 주문한 고객도 있다.
레인템포 고객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친구들끼리 또는 커플로 방문한다. 주말에는 어린 자녀나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도 많다. 테이블 단가는 3만~5만원선이다. 음료 추가 주문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
봄 가을이 가장 바쁘고 추운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진다. 내점고객은 물론 배달도 병행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고객 응대에 힘들어할 때도 있다.
지난해 이웃 사장의 소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을 알게 됐다. 브런치카페는 서비스가 중요해 테이블오더 도입이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직원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도입했다. 기술 도입 후 우려와 달리 주문과 결제에서 해방되자 직원들의 서비스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 테이블오더 사용에 익숙한 MZ세대 고객이 많아 거부감도 없었다.
아직은 메뉴 사진만 넣었는데 앞으로 대기 화면 등을 잘 활용해 카페와 메뉴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다. 테이블오더 6대를 도입했는데 기술도입비의 50%를 국비로 지원받았다.
◆직장인처럼 6시면 퇴근
레인템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영업시간이다. 휴무는 매주 월요일이다. 월요일에 관공서 업무 등 밀린 일들을 처리한다.
오전 손님이 많은 브런치 카페의 장점 중 하나가 영업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퇴근 시간이 빨라 직장 다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퇴근 후에는 일주일에 3일 가량 운동을 한다.
창업 초기에는 아내와 함께 5대5정도로 일을 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7대3 정도로 허 사장이 아내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브런치 카페 성공의 일등 공신은 아내지만 사업 초기에는 서로 다툴 때도 적지 않았다.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아 의견 차이가 있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각자의 역할이 분리되면서 의견 차이로 인한 갈등은 줄어들었다.
경제적인 문제는 남자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허 사장은 고생하는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요즘은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어 아내도 이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가사와 육아에 쓸 수 있게 됐다.
◆자영업의 애로점은?
오랫동안 금융회사에 근무했던 허성관 사장이 말하는 창업의 장점은 내가 노력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고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보호해줄 울타리가 없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회사이름만 대면 회사가 울타리 역할을 했는데 자영업자한테는 보호막이 없다. 얼마 전 이웃의 식당 사장이 인근 가게를 방문한 고객과 주차 시비가 있었는데 차를 빼달라고 하자 주차 고객이 ‘당신이 뭔데’라는 말을 해서 그 사장이 상처를 받았다.
손님은 별 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으나 그런 말을 듣는 소상공인은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또 다른 애로점은 경쟁이다. 허 사장은 종종 자전거를 타고 상권 일대를 순찰하며 상권 변화를 돌아본다. 허 사장은 인근에 개성있고 실력있는 식당이나 카페가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좋은 가게가 많을수록 상권의 힘이 커지기 때문이다.
종종 비슷한 메뉴로 창업해서 가격 파괴나 할인을 남발하는 경쟁업소가 생기면 속이 상하기도 한다. 개성없이 비슷한 메뉴로 가격 경쟁을 하면 제로썸 게임이 되어 공멸하기 때문이다.
한자리에서 4년 이상 브런치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인근에 새로 생겼다가 금방 없어지는 가게들을 많이 봤다.
메뉴의 경쟁력 없이 홍보에만 의존하거나 가격 할인을 통해 손쉽게 고객을 유인하려는 업소일수록 빨리 문을 닫는 것을 봤다. 핵심 경쟁력을 가져야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운다.
◆직원들과 함께 웹드라마 제작
레인템포에는 정규직원이 없다. 부부가 운영하다 보니 아르바이트들과 일을 많이 한다. 인근에 대학이 많은데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이 음악, 체육, 연기 등 예체능 계열 전공자다. 직원들은 인테리어부터 메뉴개발, 서비스까지 젊은 감각으로 아이디어를 많이 준다.
최근에는 직원들과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레인템포 프로덕션을 만들어 ‘브런치걸’이라는 웹드라마를 제작한 것이다. 주제는 브런치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알고보니 첩보원이었다는 내용이다. 허대표가 아이폰으로 촬영도 하고 극본과 편집도 직접 했다. 7편까지 제작된 시즌1이 네이버TV와 유튜브 레인템포 채널에 업로드되어 있다. 얼마 전에는 이 주제로 시나리오 공모전에도 참여했다.
웹드라마 제작 때문에 퇴근 후에 하던 운동도 못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허성관 사장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카페를 주제로 하는 웹드라마로 고객과 소통
많은 브런치 카페들이 매장을 홍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허 사장의 홍보 방법은 음식의 퀄리티와 서비스, 나아가 레인템포를 주제로 한 웹 드라마로 고객과 소통하고 싶다.
평소 영화 보는 것이 취미였던 허 사장은 독학으로 시나리오와 촬영, 편집을 공부했다. 아직 채널 구독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웃 가게의 사장들을 초청해 조촐하게 시사회도 가졌다. 지역상권에서 허성관 사장은 인싸다.
작은 카페 사장은 보호막없이 가장 낮은 자리에 던져진 것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100번 넘게 주문할 정도로 가게를 사랑해주는 단골이 있고. 함께 일하는 직원, 상권을 살리기 위해 협력하는 이웃 가게의 사장들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작은 브런치카페는 대기업보다 더 행복한 일터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브런치카페를 커피전문점 만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마치 갤러리를 오픈하는 것같은 마음가짐으로 쉽게 접근하곤 한다. 하지만 브런치카페 경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맛과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20대, 30대 여성이 주고객이라 음식의 퀄리티, 푸드스타일링, 감성적인 인테리어에, 서비스정책과 홍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업종이다. 막연히 잘되는 브런치카페의 메뉴를 모방하기 보다는 오리지널팬케이크하우스처럼 음료나 브런치의 스타일 등 컨셉을 명확히해야한다. 인테리어가 탁월하고 풍광이 뛰어난 곳이 아니라면 메뉴 전략이 중요하므로 메뉴개발 및 조리와 주방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KFCEO과정, 부산프랜차이즈사관학교 주임교수. 저서 <CEO의탄생><내사업을한다는것><이경희소장의 2020창업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