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볶음밥으로 홍대 핫플 된 볶음밥 맛집의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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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1,093 등록일등록일: 2023-11-20본문
취미를 갖는 것은 생활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그런데 취미가 요리라면 식당 창업에는 매우 유리하다. 특히 요즘은 멋있는 남자의 조건 중 하나가 요리 취미이다.
직장 생활 하면서 요리가 취미였던 남자가 음식점을 창업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틈틈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2년간 식당의 조리 환경과 경영을 배운 후 창업했다. 그는 식당 창업에 성공했을까?
홍대 맛집으로 유명한 <그남자의볶음밥>은 요리가 취미이던 남자가 아내와 함께 창업한 매장이다. 창업 초기에는 몇 달간 계속된 적자로 진지하게 사업을 접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테이블 13개로 연매출 7억볶음밥 맛집으로 홍대 핫플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사업하는 동안 풍파도 많았다. 메르스, 코로나 팬데믹 등을 거치며 대학가 앞 매장의 특수성 때문에 매출이 급락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 이전 매출을 회복하고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도 참여해 매장을 디지털화 해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작은 볶음밥전문점으로 10년 장수 매장으로 운영하며 홍대 맛집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준. 김성희 부부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취미로 요리하다가 창업에 뛰어들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김민준 사장은 무역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3년 정도 일할 즈음, 펀드 열풍이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 금융쪽에 관심이 많았던 김 사장은 직장을 그만두고 보험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보험대리점 사업은 그럭저럭 잘 됐고, 8년 정도 운영을 한다. 사업을 하며 김 사장은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 바로 요리다. 요리에 흥미가 생기면서 주변 사람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만들어주는 게 재미있었다.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다. 그렇게 레시피를 참고해서 이것저것 요리를 만들다보니 본격적으로 식당을 차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창업 공부...볶음밥 메뉴개발에만 3~4개월
식당 창업을 결심한 후 생각만 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 우선 훈련삼아 틈나는 대로 한식당과 중식당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일을 하면서 식당 환경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조리와 식당 운영 전반에 대해 공부를 하며 2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 경험을 살려서 창업한 게 <그남자의 볶음밥>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틈틈이 메뉴개발도 시작한다. 집에서 시간날 때마다 실패를 반복하며 볶음밥 메뉴를 개발했다. 메뉴 개발에만 3~4개월이 걸렸다, 레시피는 중식 볶음밥과 태국식 볶음밥을 기본으로 해서 변형을 줬다. 볶음밥을 선택한 것은 호불호가 없는 음식이고 김 사장이 볶음밥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메뉴개발을 완성해 아내 김성희 사장과 함께 2014년에 홍대 부근에 20평 규모, 테이블 13개인 <그남자의볶음밥>을 창업한다. 창업비용은 보증금 포함해 7천만 원 정도가 들었다. 당시 보증금은 4천만 원에 월세가 300만 원이었다. 점포구입비를 제외하면 실제로 매장을 운영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3천만원 남짓인 셈이다. 창업자금은 대출없이 그동안 모은 저축으로 충당했다. 자금이 부족해 인테리어비용을 최대한 아꼈다. 페인트칠 타일 등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매장을 꾸미는 일은 직접 다 했다. 개인 업소라 디자인 매뉴얼이 없다보니 공사를 여러 번 다시 하는 등 시행착오도 많았다.
◆매출이 오르려는 찰나 메르스 발생...폐업까지 고민
밥메뉴는 호불호가 없는 주식이지만 평범한 음식이다. 특히 볶음밥 전문점은 생소해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2014년도에 오픈하고 3~4개월 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3개월이 지나면서 매출이 오르려는 찰나 메르스가 발생했다. 다시 한달간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이 때 김 사장과 아내 김성희 사장은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했다. 그러나 어렵게 애정을 갖고 오픈한 가게라 문을 닫기가 쉽지 않았다. 참고 또 참고 6개월 정도가 되니 매출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퀄리티 있는 음식 맛과 성실한 운영을 하니 손님들이 모였다.
그렇게 몇 년간은 매출이 계속 상승해 연간 7억이 넘는 매출까지 올렸다.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김 사장은 2020년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도 겪어내야 했다. 대학가라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이 40%까지 떨어졌다. 업체 불러서 방역하고 테이블 간격을 띄우고 영업하면서 겨우 유지했는데 무려 2년 넘게 계속된 코로나 기간을 버티기 위해 받은 대출 때문에 빚이 점점 쌓여갔다.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배달로 매출이 힘든 시간을 버텼다. 코로나 전에는 배달 비중이 10%대였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30%대다.
2023년 코로나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김 사장에게 코로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로 생긴 빚은 여전히 남아있다. 물론 매출은 회복되어 지난해 연 6억5천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가게 운영에도 한결 안정감과 여유가 생겼다. 김 사장이 메르스와 코로나를 이겨낸 비결은 무엇일까?
◆데워서 나가는 볶음밥 아닌, 주문과 동시에 볶아서 나가는 시스템
첫째는 ‘오더메이드방식’이다. <그남자의볶음밥>은 미리 만들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데워서 나가는 방식이 아니다. 주문과 동시에 밥을 볶는다. 때문에 밥맛이 꼬슬꼬슬하고 맛있다. 그렇다고 조리 시간이 길지 않다. 야채는 미리 다 손질해 놓고 강한 불에서 빠르게 볶아내기 때문에 5분~10분이면 조리가 된다.
둘째는 ‘밥 온도의 유지’에 있다. 볶음밥이 뜨겁게 달군 철판에 달갈찜과 같이 익혀서 바로 나가기 때문에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따듯하게 먹을 수 있다.
셋째는 ‘간소한 메뉴’이다. <그남자의볶음밥>의 메뉴는 네 가지이다. 김치삼겹살볶음밥(가장 인기, 8900원), 치킨베이컨볶음밥, 김치베이컨볶음밥, 해산물볶음밥이 전부다. 운영의 편리함을 위해 메뉴를 간소화 시켰다. 오더메이드 방식인데도 주방을 간소화시킬 수 있는 비결이다. 메뉴 개발은 직접 하고 있는데 조만간 신메뉴도 출시할 예정이다.
넷째는 ‘가성비’이다. 가장 인기있는 김치삼겹살볶음밥이 8900원이다. 매장의 주고객층이 10~20대 학생들이고, 홍대가 학생들이 많은 상권이다보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않았다. 객단가는 1만원대다. 원가율은 30% 정도되고 순수익률은 20%대다. 코로나 전에는 이보다 순수익률이 높았는데 배달 비중이 늘면서 순수익률은 떨어졌다. 점심과 저녁 비중은 6대4 정도이고 평일 주말 매출에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이 됐다는 증거다.
◆손님들이 붙여준 별칭, ‘UFO볶음밥’
다섯째는 ‘이색적인 플레이팅’이다. <그남자의볶음밥>의 볶음밥은 동그란 원형 철판 가운데 볶음밥을 동그랗게 쌓고 그 주변을 원형 테두리처럼 달갈찜으로 감싸서 나간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이색적인 플레이팅은 고객들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그 모양이 UFO처럼 생겼다해서 손님들이 ‘UFO볶음밥’이라는 별칭도 지어줬다. 이제 <그남자의볶음밥>하면 ‘UFO볶음밥’이 자동연관될 정도로 시그니처가 되고 있다. 이색 플레이팅과 손님들의 네이밍이 만나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공짜밥 10계명으로 홍대 핫플이 되다
여섯째는 ‘톡톡튀는 이벤트’다. <그남자의볶음밥>에는 ‘공짜밥 10계명’이라는 이벤트가 열린다. ‘이름이 남자 홍대 서교 연남인 사람’, ‘완전삭발한 여성이나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의 남성’, ‘외국인이 자신의 국가를 노래하는 분’, ‘생일이 똑같은 커플’ 등 10가지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식사를 무료로 할 수 있는 이벤트다.
공짜 식사 뿐만 아니라 10계명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들의 인증샷을 찍어서 가게 내부와 외부에 하나하나 걸어준다. 지금까지 공짜밥 인증을 한 사람 수가 3천명 정도 되는데, 그 인증샷 사진이 매장의 또 다른 인테리어가 되고 있다.
◆스마트기술 도입으로 매장에 활력을 불어넣다
식당을 10년 동안 운영하다보니 김 사장은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그동안 상표등록이나 대출 지원을 많이 받았고 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제도를 찾아보는 편이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시행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신청해서 선정돼 스마트상점 기술도 도입했다. 그남자의볶음밥이 도입한 기술은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다.
오픈 초기부터 쓰던 키오스크는 구형이라 결재 오류가 많아 김 사장도, 손님들도 불편할 때가 많았다.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몰릴 때 결제 오류가 나서 난감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매출이 회복되었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졌던 빚 때문에 부담이 되어 구형키오스크의 고장과 불편을 참으며 키오스크를 교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개별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 정보를 보고 뛸 듯이 기뻤다.
이번에 중소베처기업부의 지원으로 도입한 최신 키오스크는 속도도 빠르고 화면도 커서 아주 만족하고 있다. 매장 운영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를 하고 하나 하나 사람이 손으로 볶는 시스템이라 주방의 노동 강도가 높다. 이렇게 노동 강도도 높은 상황에서 손님 응대를 하면 특히 손님들이 한 번에 몰르는 점심시간에는 언제 키오스크가 오류를 일으킬지 몰라서 조마조마했다. 김 사장은 신형 키오스크가 직원 1.5명 정도의 몫을 톡톡히 한다고 말한다.
◆마케팅 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국가 부르는 외국인 영상 인기
키오스크와 함께 디지털 사이니지도 도입했다. 보통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메뉴 정보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남자의 볶음밥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김사장 부부가 직접 만든 메뉴 설명 영상뿐만 아니라 마케팅 및 고객 소통용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게 독특하다.
공짜밥 이벤트를 소개하기도 하고 공짜밥 10계명에서 인증샷을 찍은 손님들의 사진을 영상으로 만들어 틀어놓는다.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손님들은 즐거워하며 식사를 한다.
보통 음식점들은 TV 방송을 틀어놓고 있는데 비해 고객이 이벤트에 참여한 영상을 디지털 사이니지로 상영하는 마케팅은 매장을 힙하게 만들고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스마트기술을 도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총 400만 원인데 이중 300만원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해줬고, 김 사장은 100만 원 정도를 부담했다. 이번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고 효과가 좋아 앞으로 서빙로봇과 자동 볶음기계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은 후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 홍보를 하고 있는데 알려줘도 관심을 안갖는 소상공인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최고 성공비결?...세무 노무 신경 안쓰면 사업 망할 수도
김민준 사장이 아내 김성희 사장과 1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김 사장은 ‘한결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을 최고로 꼽았다. 덕분인지 오래된 단골들이 많다. 홍대 교수님들, 재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생들, 근처 도서관 직원들 등 다양한 계층의 단골이 많다. 재방문률도 30~40%가 넘는다.
현재 김 사장의 식당에는 4명의 직원이 주방에서 일하고 있다. 전부 20~30대다. 이들을 컨트롤하며 음식 맛이 흔들리지 않고, 한결 같은 맛을 유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남자의볶음밥>에 10년 된 단골들이 많은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물론 식당이 음식 맛만 좋아서는 안 된다.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고 경영 전반을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개인매장을 창업할 경우 처음에 시작할 때 세무나 노동법을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김 사장은 말한다. “노무 세무가 잘못되면 돈이 세어나가고 망할 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흑자도산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노무사와 세무사에 맡겨도 결국 사장이 다 점검을 해야 실수가 나지 않는다.”
◆직영점 내서 사업 확장...북한에 지점 내는 게 꿈
식당 경영 10년 차 김민준 사장은 요즘 다양한 사업 구상을 하고 있다. 코로나때 진 빚을 다 갚고 나면 단기적으로는 직영점을 2~3곳을 내어 사업을 확장한 뒤 가맹사업을 해보는 것이다. 볶음밥을 간편식으로 만들어서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실현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먼 훗날 북한과의 관계가 회복되면 북한에도 <그남자의볶음밥> 지점을 내보고 싶다.
개인적인 꿈도 있다. 조형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김 사장은 매장의 손잡이나 조명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런 조형물들을 하나 하나 모아 숫자가 많아지면 가까운 지인들을 모아놓고 전시회를 한번 열어보는 것도 작은 꿈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김민준 사장은 요리가 취미였지만 2년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식당 경영과 조리를 배웠을 정도로 준비된 창업자였다. 가짓 수는 적지만 오더메이드 조리로 맛은 물론 시각적인 매력까지 갖춘 메뉴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요즘 힙한 점포들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B급 정서 웃음코드를 담은 이벤트를 활용한 고객 소통은 홍대 핫플이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이다. 정부의 스마트상점기술보급 사업에 참여해 디지털 활용 역량을 강화하는 등 골목상권의 새로운 변화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이제는 10년 경력을 기반으로 더 늦지않게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다. 먼저 브랜드 디자인을 정비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면 프랜차이즈 사업이나 HMR 제품에 도전해볼 수 있다. 볶음밥은 HMR시장의 인기 상품이므로 매장 제품과 차별화한 컨셉이 필요하다. 쌀과 볶음 재료를 차별화해서 건강테마를 강화한 제품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저서로 <CEO의탄생><내 사업을 한다는 것><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등이 있다. KFCEO과정, 부산프랜차이즈사관학교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