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입사동기 셋이 동업으로 창업에 성공한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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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52 등록일등록일: 2025-01-02본문
동업하면 망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한 기성세대들과 달리 요즘 MZ세대들은 상대적으로 동업에 긍정적이다. 동업을 하면 투자비도 절약할 수 있고 업무 분담을 통해 워라벨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동업은 짝수가 유리할까? 홀 수가 유리할까?
입사 동기로 만난 여자 친구 셋이 동업으로 미용실을 차렸다. 디자이너별로 예약을 받아 1대1로 고객을 관리하는 시스템인데 수익을 동일하게 배분한다. 셋 중 한 명이 출산 휴가를 들어가도 불만이 없다.
2024년 경기가 침체돼 거의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 곳은 2023년 대비 2024년 매출이 30% 이상 상승했다. 서울 마곡동에 있는 요망헤어가 그 주인공이다.
◆동지애로 만들어진 베스트 프렌드
2011년 서울 신촌의 한 미용실에 세 명의 여성이 입사했다. 힘든 인턴생활부터 디자이너로 입봉해서 정식 디자이너로 함께 일한 지 6년. 세 여성은 속 얘기까지 나누는 베스트프렌드가 됐다. 이들이 2020년 함께 차린 미용실이 <요망헤어>다. 의기 투합한 세 사람은 조은정(34), 정연우(34), 김인혜 원장(33)이다.
흔히 동업하면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동업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요망헤어>의 원장들은 4년 간 꾸준히 매출이 상승했다. 이웃 매장을 터서 미용실 규모를 확장하기도 했다.
<요망헤어>는 올해 서비스도 고도화시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스마트미러를 도입한 것이다. 스마트미러 덕분에 고객들은 미용 시술 전 더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해보고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또 스마트미러를 연계한 두피 진단 서비스를 통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두피 관리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됐다. 동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요망헤어’의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셋이 분담해 창업비 부담을 줄이다
신촌의 헤어숍에서 입사 동기로 만난 조은정, 정연우, 김인혜 원장은 힘든 인턴생활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디자이너로 입봉하기 전까지 수습기간 동안 월급 80만 원을 받고 일했다. 월급은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며 일하면서 동지애가 싹텄다.
6년 후, 잠시 각자의 길을 갔던 세 원장은 다시 의기투합해 창업을 결정했다. 코로나 기간이었지만 세 명이었기 때문에 의지가 됐다. 매장을 구할 때도 함께 다녔다. 임대보증금이 비싼 강남은 제외하고 서울 전역을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다녔다.
마침 서울 마곡역 인근에 적당한 매장이 있어 계획을 했다. 창업 준비 시기에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 매장 인테리어는 최대한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중간 중간에 칸막이도 넣고, 손님들이 서로 나란히 앉지 않도록 배치했다. 25평 매장에 개인 시술 공간을 4개만 넣은 것은 그 때문이다.
총 창업비용은 1억 정도가 들었다. 매장의 보증금은 3천, 월세는 250만 원이었다. 세 원장이 똑같이 분담했다. 당시 20대라 창업비용이 부담됐지만 셋이 분담하니 무게가 훨씬 가벼워졌다.
◆블로그와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는 홍보 1등 공신
<요망헤어>는 마곡역 인근에 있다. 매장 기준으로 북쪽으로는 LG를 비롯한 기업들이 많다. 남쪽으로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직장인들이 많고, 공항이 가까워 승무원과 공항 종사자들도 많이 산다. 아파트 단지에는 토박이 주민들이 많다.
매장을 구할 2020년 당시에는 주변에 프랜차이즈 헤어숍이 몇 개 있고, 개인 헤어숍은 거의 없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개인 헤어숍도 늘어났다.
초창기 홍보는 블로그나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로 많이 했다. 홍보의 1등 공신이다. 전단지도 돌려봤지만 전단지는 큰 홍보 효과가 없었다. 네이버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은 지속적으로 매장의 인지도를 높이고 객관적인 신뢰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온라인 홍보와 병행해 고객 만족을 통해 단골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이 사업 성공에 중요하다.
코로나 영향으로 오픈 첫 달 매출은 1천만 원도 안 나왔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자 2배로 뛰었다. 매출은 계속 우상향했고, 2023년 매출은 2억3천만 원까지 올랐다. 2023년에는 이웃 점포를 얻어서 매장을 확장했다. 덕분에 현재 매장 규모는 40평이다. 올해 매출액은 3억5천만 원을 넘어섰다. 지난 해보다 매출이 30% 이상 오른 것이다.
동업하면 망한다는 말까지 있는 우리 나라에서 짝수인 둘도 아니고 친한 친구 셋이 동업으로 성공해서 계속 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15년차 베테랑 디자이너가 1대 1 서비스
첫째, ‘1대 1 시스템’이다.
<요망헤어>는 세 명의 원장과 프리랜서 디자이너 최재영 실장이 다른 스텝 없이 일한다. 최재영 실장은 2023년에 입사했다.
원장 셋의 미용 경력은 14~15년 정도다. 베테랑 경력자들이 고객을 1대 1 시스템으로 시술한다. 고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디자이너가 시술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다.
인턴이 같이 시술하면 아무래도 숙련도에 대한 걱정이 있다. 디자이너 1명이 1대 1 시스템으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면 여러 사람의 손을 안타니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좀 더 꼼꼼하게 고객 맞춤형으로 전문적인 시술을 할 수 있다.
◆어떤 고객이 와도 자신있다!!
둘째, ‘다양한 기술을 가진 원장들’이다.
세 명의 원장이 처음에 일을 배웠던 신촌의 미용실은 역사가 오래된 곳이었다. 그래서 손녀나 손자, 부모님, 할머니까지 3대가 같이 머리를 하러 오는 곳이라 고객층이 매우 다양했다. 고객층이 다양해 다양한 스타일의 헤어 스타일 시술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곳에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세 명의 원장들은 어느 연령대의 고객이 와서 어떤 스타일을 요구해도 소화해 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원장들과 비슷한 또래인 20~30대 젊은 손님들과도 공감대 형성이 잘 되고, 어머니 할머니 손님들의 머리도 잘하고 응대도 잘해 손님 층이 넓고 탄탄하다.
<요망헤어> 시술 가격은 현재 여성 디자인컷이 3만1500원, 남성컷이 2만2500원, 다운컷이 4만5000원, 앞머리컷이 5000원이다. 가격은 할인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객맞춤형 서비스로 단골 확보
셋째, ‘고객 맞춤형 시술과 서비스’이다.
<요망헤어>의 주고객층은 30~40대 남녀지만, 어머니와 아기부터 어린 자녀를 동반한 고객들도 많이 온다. 연령대별로 응대방법은 달라진다. 중장년 여성고객들은 본인이 하던 스타일을 고수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고객의 얼굴은 나이가 들면서 얼굴형이 무너지고, 머리숱도 없어진다. 파마를 해도 3년 전과 지금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객은 예전과 똑같은 느낌을 주기를 원한다. 때문에 아무리 머리카락이 얇아졌어도 그때 같은 볼륨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중장년 여성고객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피드백과 공감을 잘 해준다.
반면 20~40대 고객들은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특히 깊숙한 사생활 오픈을 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미용 시술에 집중하고 말을 아낀다. 특히 30대 중반의 손님들은 직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힘든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미용실에 오면 힐링을 원한다. 두피 케어나 탈모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면 좋다.
아기나 어린이 고객이 올 때는 원장들이 긴장한다. 대부분 예약을 하고 오는데, 특히 아기 손님들이 오면 밝은 옷을 입는다. 아기들은 어두운 옷을 입고 있으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연령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힘들지만,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요망헤어>의 원장들은 정기적으로 외부강좌를 통해 서비스 교육도 받고 있다.
◆매출의 10%는 손님에게 돌려주자, 투자 마인드
넷째, ‘스마트기술 도입’이다.
올해 <요망헤어>의 매출액은 3억5천만 원을 넘어섰다. 경기가 어렵다는 데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매출액이 3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매출의 10%는 세금을 내기 위해 저축해둔다. 또 매출의 10%는 감가상각비로 떼어놓는다. 모든 고정비용을 제외한 것이 순수익이다. 이 금액을 세 명의 원장이 이익 분배한다. 지분율은 동일하다.
<요망헤어>를 창업하면서 세 명의 원장은 경영원칙을 정했다. 매출의 10%는 손님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인테리어나 내부 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손님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가상각비로 모아놓은 돈을 올해는 스마트기술 도입에 투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을 통해 스마트미러를 도입했다.
스마트미러의 주요 기능은 고객 맞춤 헤어스타일 추천이다. 카메라로 고객 얼굴을 찍어서 그 얼굴형에 맞는 퍼스널 컬러나 AI추천 스타일을 보여준다. 나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미리 볼 수도 있다. 스마트미러를 도입하기 전에는 고객이 가져 온 사진을 보고 헤어스타일 상담을 했다. 그럴 경우 딱 맞는 느낌을 찾기 어렵다. 스마트미러를 이용하면 앞머리를 좀 더 길게 하거나 짧게 해보는 등 미리 가상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해볼 수 있어서 원하는 스타일에 대한 소통이 정확히 이루어진다.
또한 두피 카메라로 두피 분석도 해준다. 기존에는 휴대폰으로 찍어서 디자이너가 주관적인 판단으로 설명을 해줬다. 이제는 AI가 두피 분석도 해준다.
스마트미러 도입에 든 총비용은 650만 원이다. 이중 <요망헤어> 측에서 부담한 비용은 부가세 65만원을 포함해 총 260만 원이다. 국비 지원율은 전체 기술 도입 비용의 70%다.
◆셋이 동업하는 데 더 잘되는 이유
다섯째, ‘합리적인 경영’이다.
<요망헤어>는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된다. 미리 고객이 디자이너를 지정해 예약한 뒤 시술을 받는 시스템이다. 그러면 디자이너별로 고객 수가 다르고 좀 더 매출을 많이 올리는 원장이 있을 수 있다. 사장이 1명인 곳은 이런 시스템도 무방하지만, 3명이 동업을 하는 체제에서는 불만이 생길 여지는 없을까?
조은정 원장은 “우리 미용실은 1대 1 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실질적으로는 1대 3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한 손님이 한 디자이너에게 시술을 받는 경우, 다른 디자이너가 샴푸를 하거나 옷을 받아주는 등의 보조 역할을 해준다. 그래서 팀워크가 아주 좋다.”고 말한다.
“매출을 좀 더 올리는 원장도 있지만, 매출을 적게 올리는 원장도 그만큼 매장의 다른 일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동일한 이익 분배에 대한 갈등은 없다.” 조은정 원장의 말이다.
이익 분배에 불만이 나올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세 명의 원장의 실력과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요망헤어>는 원장의 실력이 평준화되다보니 조은정 원장이 바쁘면 정연우 원장에게, 아니면 김인혜 원장에게 시술 받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고객 쏠림 현상이 별로 없다.
조은정 원장은 “내가 손해 보는 부분이 있으면 이득 보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동업에서는 합리적인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의견 충돌을 극복하는 비결은?
팀워크와 동지애로 똘똘 뭉친 <요망헤어>의 원장들이지만 의견 충돌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결할까?
정연우 원장은 “세 명이다보니 조율이 잘 된다. 두 명이면 갈등이 깊어질 텐데 세 명이라 한 명이 중간에서 조율을 하게 된다. 둘 보다 셋이 오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3년 정연우 원장은 출산 휴가를 다녀왔다. 그 다음에는 조은정 원장과 김인혜 원장 차례다. 김인혜 원장은 “정연우 원장이 출산 휴가 갔을 때 나머지 원장들이 배려를 많이 했다. 앞으로 저희도 배려를 받을 거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세 명이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만약 더 확장을 해야 한다면, 현재 미용실과 가까운 곳에 분점을 낼 계획이다.
<요망헤어>에서 ‘요망’은 제주 방언으로 ‘야무지다’라는 뜻이다. 또한 한자로 요자는 ‘요긴할 요’, 망은 ‘바랄 망’이다. ‘어떤 희망이나 기대가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다’는 뜻도 있다. 야무진 세 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 <요망헤어>는 앞으로도 동업을 통해 더 성장해나갈 것이다. .
◆이경희의 원포인트
소상공인 매장의 디지털 전환 요소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 하나가 서비스 상품의 고도화이다. 서비스 상을 고도화시키는 대표적인 기술은 스마트미러나 전자칠판, 체형 분석기 등이다. 경험에 기반해 제공되던 서비스가 스마트 기술을 만나면 더 입체적이고 과학적이며 정교해진다. 스마트미러의 경우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가상체험할 수 있을 뿐아니라 퍼스널컬러 진단 및 이를 활용한 맞춤형 염색서비스, 정교한 두피 진단에 따른 맞춤형 헤어클리닉, 나아가 고객의 시술 이력 관리와 미용 시술 중 다양한 콘텐츠 활용까지 가능하다. 앞으로 소상공인 매장에 도입되는 스마트기술이 생성형 AI를 만나게 되면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저서 <내 사업을 한다는 것><CEO의탄생><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외
이 콘텐츠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2024년 스마트상점기술보급사업> 서울.인천.강원권 전문기관의 일반형 스마트상점 우수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