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창업해 30억 매출 대박식당 만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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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360 등록일등록일: 2025-04-01본문
통행길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식당을 창업해 연 30억원 매출 대박 식당으로 만든 사장이 있다. 경상남도 밀양에 있는 다원정소고기국밥(이하 다원정)의 손태현 사장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을 혁신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라이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라이콘 프로젝트는 소상공인을 라이프 스타일과 로컬 혁신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인데 다원정도 지역 사회의 지지가 성장의 비결이었다.
◆밀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출신
손태현 사장은 밀양 토박이다. 그곳에서 나고 자라고, 지금도 그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손 사장이 했던 일은 건설 관련 장비업이다. 주로 건설 현장을 지원하는 건설장비업을 하던 중 주변에서 철물점을 하라고 해서 밀양시내에서 철물점을 하게 되었다.
손 사장은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땅을 구입해 소를 사육하는 축산업도 병행했다.
손사장의 축사 옆에는 형님이 운영하는 과수원도 있었다. 그런데 전기 관련 사업을 하던 형님의 사업이 잘못돼서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과수원 인근에는 손씨 집성촌이 있었고 그 지역은 선조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었다. 자칫 경매로 넘어갈 뻔한 그 땅을 위기에서 구하고 인수한 사람이 손태현 사장이었다.
◆ 광우병 파동, 소값이 바닥일 때 식당 창업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소 100두를 사육하던 손 사장이 음식점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광우병이었다. 위기가 기회를 만든다고 하지만 당시만 해도 식당은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손태현 사장의 형님은 경기도로 출장을 자주 갔다. 출장길에서 과수원에 있는 가든을 보고 가든형 음식점을 운영하고 싶다고 손사장에게 말하곤 했다.
광우병 이슈가 터져서 소 값이 바닥에 떨어지자 손 사장은 형님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음식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이다. 혀가 예민하고 맛집을 좋아했던 손태현 사장은 나름대로 음식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
한 편에는 손 사장이 운영하는 축사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대추나무. 매실 등을 키우는 과수원이 있었다. 그 중간에 식당을 만들었다. 2009년 경이다.
손 사장이 다원정을 오픈할 당시에는 마을에서 식당으로 오는 길이 없었는데 워낙 다원정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자 다원정때문에 길이 만들어졌을 정도다.
◆허허벌판에서 식당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다원정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 대구 울산 창원 부산에서도 접근하기 쉬운 입지다. 하지만 식당 오픈 당시에는 길도 없는 그곳에 문을 연 음식점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손 사장이 기댈 곳은 고향 사람들이었다. 외진 자리에 식당을 만든 후 손 사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소 한 마리를 잡아서 동네 사람들을 초청해서 잔치를 연 것이었다. 밀양에는 자녀들을 객지로 보내고 고향에 사는 토박이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었다. 손 사장은 지역 어르신들을 초대해서 한우 구이를 마음껏 드시게 했다. 손 사장의 부모님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토박이인 손사장을 잘 알고 있었다.
◆오픈 두 달 후부터 입소문, 시니어 고객 덕분
오픈 후 처음 두 달은 장사가 그저 그랬지만 폭발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두 달 후부터는 단번에 대박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월 매출액은 2억원대였다. 지금은 연간 30억원대에 매출을 올리고 있다. 허허벌판에 오픈한 식당이 16년째 대박매장으로 장수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어르신들의 마음을 훔친 것이었다. 원래 손태현 사장은 정이 많고 퍼주는 성격이다.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손태현 사장의 이런 진심은 그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오픈 직후 소 한 마리를 잡아서 한우구이파티를 열어서 무료로 대접한 것외에도 음식 반찬 등 모든 면에서 푸짐한 서비스를 제공해 어르신들을 충성팬으로 만들었다.
밀양시내에는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노인정도 많은데 식대가 나오면 그날은 다원정에 가는 날이었을 정도다. 생일이나 명절 기념일에 자녀들이 고향을 찾아도 어르신들은 무조건 다원정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부모님과 함께 다원정을 방문한 신세대와 중장년층도 한 번 와보면 다원정의 단골이 됐다. 어르신들의 충성심과 입소문이 자녀와 손자 손녀에게까지 미쳐 고객이 제곱으로 늘어나자 단 두 달만에 대박 매장이 되었다.
◆푸짐하고 저렴하게
둘째 가성비 전략이다.
손태현 사장은 다원정소고기국밥이 누구나 부담없이 친근하게 올 수 있는 매장이 되기를 바랬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도 지붕을 낮추고 계단도 없이 개방형 구조로 만들었다. 문턱을 낮추는 전략 중에 하나가 가격이었다.
지금은 한우 가격을 비롯해 식재료비와 인건비 인상 등으로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창업 초기 다원정은 제대로 된 한우 고기와 음식을 푸짐하고 저렴한 가격에 제공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는 불고기 전골과 소고기 국밥이었는데 당시 소고기 국밥 가격은 6000원으로 다른 곳보다 2000원 가량 더 저렴했고. 다른 곳에서는 1인분 1만4000원 정도 하는 한우 불고기 전골을 8000원대에 판매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인심을 베풀기 위한 가격 정책이었는데 지역 주민들도 손 사장의 그런 진심에 적극 호응했다.
지금은 한우 가격이 올라서 1인분 3만~3만5천원대에 팔지만 여전히 국밥과 육회비빔밥, 불고기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고객들도 많다. 한우소고기 국밥은 당일 끓인 양이 다 팔리면 조기 매진을 시킬 정도로 인기다.
◆맛있고 푸짐한 게 음식점 성공의 기본
셋째 음식점의 기본에 충실한 전략이다. 음식 장사 경험이 없는 손태현 사장은 평소 맛집을 즐겨 찾았다. 고객 입장에서 음식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명확했다. 음식은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맛있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식당을 시작한 후 손 사장은 자신이 고객일 때 가졌던 음식에 대한 철학을 식당에서 실천했다.
가장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푸짐하게 고객에게 제공한 것이다.
손 사장은 매일 아침 영업 시작 전에 음식의 간을 보는데 음식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 버리도록 지시했다. 겉으로는 털털한 성격같지만 음식에 대해서는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다. 반찬은 당일 만든 신선한 것을 제공하도록 했고 남은 음식은 모두 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 잔반이 남더라도 고객에게는 무조건 푸짐하게 제공해 넉넉한 마음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정성을 쏟은만큼 고객은 돌려준다
넷째 정성이다. 손태현 사장은 맛을 위해서 정성과 노력을 많이 들인다. 된장도, 간장도, 김치도 매장에서 직접 담근다. 식초도 대봉감을 이용해 감식초를 직접 만들었다. 소고기국은 장작아궁이에서 가마솥에서 끓였다. 지금은 장작조달이 쉽지 않아서 가스불로 바뀌었지만 가마솥에서 끓이는 것은 여전하다.
식당 운영 초기부터 차량을 운행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서 식당으로 모셨다. 어르신들이 한 마디 하면 반찬도 싸주고 넉넉하고 인정많은 음식점으로 자리잡았다.
다섯 째 전통 조리 방법을 고수한다. 경남 지역에서는 돼지국밥이 유명하지만 고춧가루로 고추기름을 내고 대파와 무가 가득 들어간 한우 소고기 국밥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 지역의 전통음식이다. 손태현 사장은 힘을 내는 데는 소고기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원정의 한우소고기 국밥은 간을 세게 하지 않고 무와 대파, 한우, 고춧가루로 낸 고추기름으로 맛을 내는 건강한 음식이다.
한우소고기 국밥의 또 다른 맛의 비결은 간장이다. 메주를 직접 띄우고 매장에서 직접 조선간장을 만드는 것은 간장 맛이 국물 맛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로컬 식당
여섯째, 로컬 전략이다. 다원정 소고기국밥은 밀양지역 주민들이 다 잘되기를 바라는 음식점이다. 밀양 토박이가 하는 음식점이기도 하지만 로컬식자재를 활용하고 큰 일에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일손을 돕는 밀양 대표 식당이기 때문이다.
다원정소고기국밥은 대부분의 식재료를 밀양에서 조달한다. 메주를 담그거나 식당에서 큰 일이 있을 때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와서 돕는다.
이렇게 다원정의 음식에는 밀양 어르신들의 음식 비법과 노하우가 녹아있다. 창업초기 음식맛을 낼 때도 밀양의 어르신들이 손태현 사장에게 비법과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많은 도움을 줬다.
◆청년들은 육회비빔밥 선호
100평 규모로 시작했던 다원정은 손님이 불어나면서 규모도 조금씩 커져 270여평 규모가 됐다. 지금은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정자도 있고 연못도 있고 저원도 예쁘게 가꿨따.
그 사이에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좌식을 입식으로 바꾸고, 화장실은 현대적으로 쾌적하게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
그 동안 식당 주변 환경도 많이 변해서 인근에 골프장이 3개나 생겼다. 가족 단위 외식고객도 많지만 골프를 치러왔다가 식당을 방문한 고객이 가족을 동반해 다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규모가 있어 밀양 시내와 인근 도시의 동창회나 단체 모임이 자주 열리기도 한다.
모임 고객들은 값비싼 한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 외식 고객들은 떡갈비와 불고기전골, 소고기 국밥을 선호한다. 요즘은 젊은층 고객도 부쩍 늘어났는데 이들은 다원정의 육회 비빔밥과 육회를 먹으러 온다.
◆전국에 경상도식 한우소고기국밥을 알리고 싶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 준비도 하고 있다. 돈 욕심보다는 전통적인 경상도식 소고기국맛을 전국에서 알리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손태현 사장의 아들이 김해에서 매장을 내서 현대적인 분위기의 ‘다원정소고기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손태현 사장의 친구도 부산에서 매장을 냈다. 한우소고기국밥이 귀한데다 다원정의 육회비빔밥이 워낙 유명해 이 두 가지 메뉴를 찾는 고객이 많다.
가맹점에서는 한구 구이를 하지 않는다. 국밥과 육회 비빔밥, 전골이 메인이다.
손태현 사장은 오랫동안 전통을 고집해왔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또 시대 흐름에 맞춰서 변화를 주고 있다.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은?
가마솥 조리는 지키고 있지만 장작불을 가스불로 바꾸고, 양념도 센트럴키친을 통해 공급해 매장에서는 더 손쉽게 조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외식 사업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을 늘 고민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
다원정 밀양매장에는 23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인건비만 월 7천만원 가까이 지출된다. 지역 사회에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보람도 있다. 그 중 상당수는 창업 초기부터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정육과 조리 분야의 전문가, 매장 직원들을 위해 숙소도 제공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 준비를 위해 서울의 큰 회사에서 가맹사업 경력을 쌓은 고향 친구가 함께 일하고 있다. 손태현 사장 자신도 올해 공부를 하기 위해서 부산프랜차이즈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조만간 서울 경기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소를 100두까지 사육하다가 우크라이나 전쟁발발로 사료값 등이 폭등하면서 지금은 열 마리 남짓 키우고 있다. 전쟁의 여파가 가라앉으면 다시 축산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경희의 원포인트
2030 세대가 핵심소비계층인 것은 확실하지만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우리나라는 더 이상 젊은 소비층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밀양은 대표적인 인구감소 및 소멸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다원정은 그런 지역에서 시니어들의 입소문에서 출발해, 중장년, 청년으로 고객을 확장했다. 시니어고객의 충성에 기반해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에서 고령화시대 식당 경영 지혜를 엿본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저서 < 내사업을 한다는 것><CEO의탄생><이경희 소장의 2020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