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치킨집에서 피자, 피자집에서 치킨...외식업계, ‘빅블러 현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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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0,500 등록일등록일: 2023-10-13본문
업종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빅블러 현상은 빠른 사회적 변화로 인해 기존의 영역과 법칙이 무너지고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빅블러 현상의 사례는 다양하다. 해외에서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마존이다. 미국 유기농 식품점 홀푸드를 인수하고 ‘아마존 고’라는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들도 ‘비금융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에, 신한은행은 배달앱 사업을 확대 중이다.
국내 외식업계에서도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킨 브랜드가 피자 브랜드를, 피자 브랜드가 치킨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매출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일찌감치 피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부터 피자 메뉴를 출시했는데, 인기 메뉴인 ‘시카고 피자’는 올해 2월 누적 판매량 600만판을 돌파했다. 굽네치킨이 오븐구이 치킨이니만큼 피자를 구울 때 추가 시설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교촌치킨>은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7월 대표 소스를 활용한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을 출시했다.
교촌치킨 볶음면의 핵심인 ‘레드소스’, ‘블랙시크릿소스’는 간장, 허니소스와 함께 교촌을 대표하는 소스로 꼽힌다. 매운맛과 단맛을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했다.
교촌치킨은 볶음면 출시와 함께 교촌에프앤비를 종합 외식기업으로 발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피자집에서 치킨을...펫 시장에도 진출한 피자 브랜드
피자브랜드들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피자 브랜드 <한국파파존스>는 지난 7월 <마마치킨>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마마치킨은 오리지널 미국 치킨을 구현하는데 주력한다. 그와 함께 국내 치킨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셉트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본점 오픈을 시작으로 연내 직영 2호점을 오픈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해 2035년까지 1000여 개 매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피자 브랜드 <피자알볼로>는 지난 9월 반려동물을 위한 자연화식 ‘펫피자’를 선보이며 펫 사업에 뛰어들었다.
<피자알볼로>가 출시한 ‘펫피자’는 방부제와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스팀 조리를 통해 살균을 거친 휴먼그레이드 애견용 자연 화식사료이다. 닭고기 맛과 소고기 맛 두 종류가 있다. 해썹(HACCP) 인증 제조 시설에서 엄격한 위생 기준으로 생산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버거? 피자? 둘 다 공략해 볼까?
버거 브랜드들의 피자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싸이버거로 유명한 <맘스터치>는 2021년 서울 화랑대역 인근에 <맘스피자>를 오픈하며 피자 사업을 확대했다. 맘스피자는 크리스피한 도우와 한국식 식재료 토핑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맘스터치>는 지난해 중소피자 브랜드 <피자헤븐>을 인수했다. <맘스피자> 브랜드로 통합해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브랜드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도 피자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국내 피자 시장의 가격 거품을 빼고, 소상공인을 위한 양질의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을 위해 ‘노브랜드 피자(No Brand Pizza)’를 론칭했다.
서양식 패스트 푸드를 자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푸짐하고 독자적인 감칠맛의 피자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현재 성수동 본사 테스트키친을 비롯해 대치동, 서울대입구역, 미아 등 4곳에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지나친 문어발식 확장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 나을 것
외식업계에서 확산되는 이러한 빅블러 현상은 점차 다양화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따라잡고, 침체되고 있는 외식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기업들의 자구책으로 보인다.
한 가지만 팔아서는 승산이 없으니 신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또 다른 전략일 수 있으나,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의 문어발식 확장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