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유행에 휘둘리는 기업 vs 트렌드로 히트하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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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289 등록일등록일: 2026-01-30본문
트렌드는 새로운 변화다. 그래서 새로운 트렌드를 경영과 마케팅이 잘 활용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매년 새로운 트렌드 이슈가 등장한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 연구진은 연말이 되년 내년도 트렌드 주제를 공개하기도 한다. 어떤 트렌드는 반짝하다 말고 어떤 트렌드는 롱런한다. 롱런하는 주제 중에 하나가 로코노미다. 그런데 수많은 기업들이 로코노미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시늉만 하고 단기 마케팅으로 끝나는데 비해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사례도 있다. 얌샘김밥의 로코노미 전략이다.
◆트렌드 테마로 성공한 사례
얌샘김밥은 2014년 10월 김밥축제에 메인 협찬사로 참여했다가 전라남도와 인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24년 12월에 영암군, 완도군과 MOU를 맺고 본격적인 로코노미 전략을 실행했다.
당시 로코노미는 핫한 테마였지만 그 테마를 적용해서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데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당시 전라남도 영남군의 새청무 쌀은 소비자도 외식업계도 잘 모르던 시기였다. 쌀은 김밥 프랜차이즈의 강제품목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휴를 해도 가맹점에서 얼마나 사용할 지는 미지수인 상태로 시작했다

◆ 진정성을 담은 실행이 히트 비결
얌샘김법은 관리 외 품목으로 희망하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새청무쌀 공급을 시작했다. 얌샘김밥의 전략은 저렴한 가격이었다. 강제품목이 아닌데 가맹점에서 많이 소비하게 하려면 가격이 저렴해야 했다. 인터넷 최저가 이하로 가격을 맞추고 얼마 안되는 가맹본사 마진마저 절반 이상 줄였다. 그런데 2025년 유례없이 쌀값이 폭등해 전국 대부분의 식당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 햅쌀이 나오기 전 쌀이 품절되어 한 달간 좋은 쌀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반면 얌샘김밥은 영암군과 협약이 되어 있어 안정적인 쌀 수급이 가능했다.
한편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쌀을 공급했음에도 1년만에 쌀값이 20kg당 1만원 가량 상승하자 얌샘김밥은 아예 가맹본부 마진을 없애고 가맹점에 쌀을 공급했다.
◆ 트렌드가 경영전략의 성공으로
이런 노력을 통해 월 12톤이던 쌀공급 분량이 월 40톤 이상으로 늘어났다. 가맹본사 마진까지 없앤 가격으로 공급해 인터넷 최저가 이하 가격인데다 품질까지 좋으니 가맹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우리 농민들을 돕는다는 선한 마음까지 갖게 돼 대표적인 로코노미 전략 성공 사례가 되었다.
얌샘김밥은 전라남도와 협업해 500g 소포장 쌀 3천만원어치도 가맹점에 소비자 프로모션용으로 무상 배포했다.
얌샘김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브랜드를 전라남도 지자체와 연결해주기도 하고 2025년에는 완도전복을 활용한 김밥과 메뉴 개발에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라남도 공무원 대상 로코노미 성공 사례 특강까지 진행했다.
◆실패하는 전략은 왜 그럴까
그런데 얌샘김밥과 반대로 로코노미라는 트렌드에 편승했다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시들해진 사례도 많다.
A사는 지자체의 로코노미 지원금으로 자금을 받아서 메뉴를 개발했다. 애초에 진전성이 없었기 때문에 지원자금은 내부 인건비로 사용하고, 형식적으로 시즌에 맞춰서 신메뉴를 출시했다. 그 메뉴는 한 시즌 잠시 판매되다가 사라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지속적인 협업을 원하기 때문인데 반짝 시즌 메뉴로 출시했다가 사라지면 지자체도 농어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로코노미로 생색만 낸 셈이다. 가맹점 반응도 신통찮았다. 가맹점 입장에서 보면 가격 경쟁력도, 메뉴 경쟁력도, 후속 프로모션도 없는데 열심히 판매활동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유행만 추종하고 트렌드 전략에 실패하는 신호는?
요즘 뜨는 두바이 초콜릿처럼 유행이나 트렌드를 잘 활용하면 브랜드에 새로움과 호기심을 더할 수 있고, 주목받을 수 있어 브랜드가 늙지 않는다.
카페인중독의 경우 두바이초콜릿 유행을 빠르게 도입해 두바이초콜릿 와플을 출시해 오픈런 효과를 거두고 신세계백화점에 팝업샵으로 입점하는 예상치 못한 성과까지 거뒀다.
얌샘김밥처럼 로코노미 전략의 경우 지역을 돕는다는 보람과 국내산 원재료 사용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그런데도 이런 유행이나 트렌드를 도입해 성공하는 회사와 실패하는 회사는 무엇이 다를까? 트렌드를 기업 가치와 연계해 실행하지 못하고 유행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의 회의 풍경을 보면 그 점을 알 수 있다. 화이트보드에는 AI, ESG, 로코노미, 구독, 커뮤니티, 숏폼, Z세대라는 단어가 빼곡히 적힌다. 팬데믹 기간에는 메타버스였고, 그 전에는 NFT였으며, 그 이전에는 O2O와 플랫폼이었다.
트렌드는 점점 더 빨리 바뀌고, 기업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 같은 불안에 휩싸인다. 이 불안은 곧 전략으로 둔갑한다. 기업이 유행에 휘둘리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 왜 라고 묻지 않는다
기업이 유행에 휘둘릴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신호는 전략 회의의 빈도와 방향성의 반비례다. 회의는 늘어나지만 결론은 흐릿해진다.
요즘 뜨는 것을 반영해야 한다는 말은 반복되지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사라진다. AI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우리 조직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ESG 경영을 외치지만, 실제 투자와 인사, 평가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트렌드는 언어로 소비되고, 전략으로 번역되지 않는다. 이때 기업은 변화를 준비하는 조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심을 잃어간다.
◆ 잦은 메시지 변경이 주는 문제점
두 번째 신호는 기업의 메시지가 자주 바뀐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혁신을 이야기하던 기업이 올해는 사람 중심을 강조하고, 내년에는 지속 가능성을 말한다.
겉으로 보면 민첩해 보이지만, 고객의 기억 속에서는 정체성이 희미해진다. 브랜드는 일관된 약속이 시간 속에서 쌓인 결과물인데, 유행을 쫓는 기업은 약속을 쌓지 못하고 계속 덮어쓴다.
그 결과 기업은 스스로를 설명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말을 필요로 한다. 설명이 길어질수록 브랜드는 약해진다.
◆유행과 미투 현상
세 번째 신호는 성공 사례를 맥락 없이 복제하려는 시도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주목받으면, 그 구조와 조건을 이해하기보다 형식부터 가져온다. 한때 음성 기반 SNS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을 때, 수많은 기업이 커뮤니티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이 성장한 배경, 초기 사용자 구성, 네트워크 효과의 조건을 분석한 기업은 많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열풍은 빠르게 식었고, 남은 것은 실행 비용과 조직 내부의 피로였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작은 가게나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서도 발견된다. 글로벌 사례에서도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Meta는 메타버스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 기술을 선점하려는 시도 자체는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시장 성숙도와 사용자 경험의 간극은 예상보다 컸다.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결정이 기업의 핵심 사업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리스크로 돌아온다는 점을 보여준다.
◆ 조직원들의 냉소
네 번째 신호는 조직 내부의 태도 변화다.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할 때마다 구성원들이 기대보다 냉소를 먼저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에도 잠깐일 것이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는 직원들이 변화에 저항해서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방향이 바뀌는 경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트렌드 중심의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역동적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신뢰를 잠식한다. 전략이 아니라 유행이 회사를 움직인다는 인식이 자리 잡는 순간, 실행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 본질을 묻지 않는다
다섯 번째 신호는 본질적인 질문이 회의에서 사라진다는 점이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어떤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는가라는 질문 대신 요즘 시장에서 잘 먹히는 키워드가 무엇인가가 논의의 중심이 된다. 이때 기업은 트렌드를 활용하는 주체가 아니라, 트렌드에 반응하는 객체가 된다.
많은 사업가들이 플랫폼, 구독, 커뮤니티, 숏폼 등 수많은 키워드를 쫓아왔다. 그러나 그중 지속적인 성과를 만든 기업은 자사의 핵심 역량과 연결한 경우에 한정된다.
◆결정은 빠른데 실행이 느리다
여섯 번째 신호는 의사결정 속도의 왜곡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일수록 결정은 빨라 보이지만, 실제 실행은 느려진다. 방향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오늘 결정한 전략이 내일 수정되고, 다음 분기에는 폐기된다. 전략의 수명이 짧아질수록 조직은 학습하지 못하고,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한다. 이는 비용의 문제를 넘어 조직 역량의 문제로 이어진다.
트렌드를 도입하는 전략이 매우 효과적인데도 실패하는 이유는 트렌드를 전략의 출발점으로 삼느냐, 전략의 참고 자료로 삼느냐의 차이다.
유행은 방향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방향이 명확한 기업만이 유행을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수많은 기술 트렌드 속에서도 검색과 정보 접근이라는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은 이 본질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흡수되었고, 그 결과 정체성을 유지한 채 확장이 가능했다.
얌샘김밥도 로코노미라는 트렌드를 도입했지만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상생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를 놓치지 않고 가맹본사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로코노미와 가맹점의 원가관리, 고품질 제품공급에 진심을 가졌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기업이 유행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빠른 트렌드 캐치가 아니라, 더 단단한 기준이다. 이 기준은 미션과 비전이라는 문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의사결정의 필터로 작동해야 한다. 이 트렌드가 우리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 조직의 강점을 강화하는지, 아니면 단기적인 불안을 달래는 선택인지 묻는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
시류는 항상 변한다. 문제는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고 있는가다. 기업이 유행에 휘둘릴 때 나타나는 신호를 조기에 인식한다면, 트렌드는 위협이 아니라 선택지가 된다.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기업은 가장 빠른 기업이 아니라, 가장 자기다운 기업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KFCEO과정, 프랜차이즈 사관학교, 잇플외식창업 아카데미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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