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트렌드] 이젠 `스몰데이터`도 신경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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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등록일: 2018-03-15 조회1,785본문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특징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데이터에는 사람들의 관심과 시장 흐름이 담겨 있다. 그래서 요즘은 사소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구 하나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다. 전략 수립의 기반이 되는 트렌드 분석 역시 빅데이터 활용이 기본이다.
그런데 빅데이터 활용에는 적극적이면서 정작 내 사업에서 생산되는 스몰데이터는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빅데이터가 거시적 흐름을 보여준다면 스몰데이터는 우리 사업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준다. 그 안에는 기업이 미처 모르고 있었던 문제 해결의 열쇠가 많다.
외식 부문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를 컨설팅할 때다. 이 조합은 맛의 균일화, 인건비 절약, 나아가 대형 업소들과 경쟁하기 위해 중앙주방 역할을 하는 제조공장을 만들었다. 제조공장을 원활하게 가동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했다. 조합원 확대가 필요했다. 그러자면 확장 전략과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했다. 전략을 짜기 위해 먼저 가맹점 만족도와 운영 현황을 분석했다. 다행히 가맹점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사업 전략도, 시스템도 미흡했지만 뛰어난 맛과 착한 경영이 바탕이 된 화합의 결과였다.
높은 매출 비결에 대해서는 조합원 대부분이 24시간 영업 방침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자녀를 둔 한 여성 가맹점주는 24시간 영업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지만 매출 하락이 우려돼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점포 매출을 자세히 조사해 보니 전 매장에서 심야 영업의 매출 기여도는 생각보다 낮았다. 점심과 저녁 매출 격차도 컸다. 기간은 짧았지만 비수기 매출이 성수기와 격차가 컸다. 더구나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데도 24시간 영업 매장보다 매출이 높은 매장이 있었다. 그러한 조사 내용은 많은 해결책을 내포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어렴풋이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깨닫지 못했던 결과에 조합원들은 당황하면서도 기뻐했다.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과 전략 수립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데드타임 매출을 극대화하는 상품 전략 수립과 낮시간 매출 증대를 위한 공간 마케팅 강화, 이에 필요한 브랜드 테마 설정, 고객의 지속적인 방문 유도와 상권별 고객 구매 행동을 조율한 영업시간 설정이 모색되었다. 나아가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브랜드 콘셉트와 전략은 모두 현장과 고객 행동 속에 숨어서 자신들을 드러내주기를 기다렸던 스몰데이터 덕분에 가능했다.
컨설팅을 해보면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프랜차이즈 기업은 원조집들이 자신들의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돼 출점 전략을 조정했다. 또 다른 회사는 매출이 높은 가맹점주들의 특이점을 파악하게 돼 그러한 자질을 강화하는 교육 전략을 수립했다. 한 음식점은 고객들이 자신의 매장을 사랑하는 원인이 주메뉴가 아니라 사이드 메뉴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고 마케팅 방향을 수정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회사는 업계 1위였지만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1위 자리를 위협당했고 직원들이 이직하면서 상품 노하우도 노출돼 개성 없이 올드한 이미지가 누적되고 있었다. 스몰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업 초기에 가졌던 핵심 콘셉트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모두 수정할 것을 주문했다.
`파랑새`의 주인공 틸틸과 미틸은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있음을 알게 됐다.
기업들은 바깥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는 관심을 가지면서 그 큰 물결의 작은 물방울들이 오늘 우리 상품을 사는 고객이라는 사실을 종종 망각한다. 틸틸과 미틸이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들의 오두막집이 아름답게 변한 것은 실제 집이 변한 게 아니라 집을 보는 그들의 시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늘내일 적자를 내지 않고 생존하는 것이 중요한 소기업에 빅데이터는 `인류`라는 거대한 단어처럼 우리에게 멀리 있는 환상 속 파랑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사업의 스몰데이터는 내가 사랑해야 하고 내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줄 파랑새이자 내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고객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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