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낮은 창업비용과 고객층 넓은 메뉴, 밀겨울 광교호수공원점 황연옥 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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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이 일상화 된 요즘은 외식업 뿐 아니라 전반적 창업시장에서 소자본 창업이 대세가 되었다. 그러나 노동 강도가 지나치게 높은 분야는 창업자들은 눈길을 두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밀겨울은 칼국수와 시락국밥이라는 단순하지만 범용성이 높은 메뉴로 재방문율이 높을 뿐 아니라 조리가 쉬워 노동력 절감형이라는 점에서 최근 창업트렌드에 맞춰진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밀겨울 광교호수공원점은 황연옥 점주(55세)의 친절과 청결이 더해서 저가 음식점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상권분석에도 불구하고 월 3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매장으로 사례분석의 의의가 있다.

◆ 우연으로만 볼 수는 없는 브랜드 선택

황연옥 사장은 8년 정도 외식업 경험이 있다. 1997년에 시작한 가든 형태의 고깃집은  IMF의 위기도 넘겼지만 2002년 광우병 사태로 사업을 정리했다. 교외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활용하여 비용 부담이 적었고 야외 결혼식, 회갑연 등 행사를 같이하는 고깃집이라 상대적으로 IMF에는 그런대로 영향이 적었다. 그러다 광우병 파동으로 고깃집이 어려움을 겪자 일식집으로 업종 전환을 했는데 3년 정도 사업을 지속하였다가 일도 힘들고 경기도 좋지 않아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접고 쉬게 되었다.

밀겨울 이라는 브랜드를 만나게 된 것도 우연이 미금역 인근을 지나다 이름이 예뻐서 들어가게 되었는데 당시 감기가 걸려 있어 따뜻한 국물음식이 먹고 싶었고 소위 착한 가격과 깔끔한 맛에 호감을 느꼈다. 또한 그때 칼국수를 먹고 나서 감기가 나아 묘한 운명 같은 것도 느끼게 되어 가맹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

고깃집과 일식집을 운영한 경험이 브랜드 선택에 영향을 미친 바가 적지 않다. 메뉴가 칼국수와 시락국밥이어서 전 연령층이 부담 없이 즐기는 시장성이 있었고 무엇보다 레시피가 간단하여 주방장 등 전문 인력 없이도 충분히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메뉴가 단순하고 저가형이라 인테리어나 설비에도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었다. 특히 매장은 동생이 분양 받아 세계맥주 주점을 운영하던 곳이라 적은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조금만 수정하는 정도로 해서 1,500만원 정도의 소자본 창업이 가능했다.

◆ 시장 친화적 메뉴의 힘

밀겨울 광교호수공원점 매출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메뉴는 칼국수인데 4천원 미만이다. 이외 시락국밥이나 시락 비빔밥, 떡만굿국 등도 6천원을 넘지 않는다. 대신 궁중떡랄비, 찐만두 등의 사이드 메뉴로 매출을 보완한다. 그래도 1인당 객단가는 1만원 남짓이다.

저가형 매뉴로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비결은 재방문율에 있다. 매장은 호수공원 인근의 복합상가/주거 건물로 40층의 고층건물로 오피스텔 고객이 많아 평일에 재방문율이 높다. 단골고객의 비율이 60%정도라고 한다. 주말에는 호수공원으로 오는 행락객이 많아 오히려 단골고객은 주말에는 피하는 정도이다.

칼국수와 시락국밥이 대중성이 높다는 것은 고객분포에도 드러난다. 남녀 비율도 5대 5 정도로 비슷하고 고객의 연령층도 골고루 구성된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애기엄마나 초등학교 교사 학생들도 자주 보이고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아예 냄비를 가지고 와서 테이크아웃을 많이 해 가곤 한다. 이런 분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비중이 높다.

주중 일매출은 70만원 정도이고 주말은 2~3배인 150~200만원 정도인데 레시피가 라면 끓이기 보다 쉽다고 할 정도로 간단하여 인건비 부담이 적고 동생 소유의 매장이라 임대료 부담이 350만원 정도라 적은 편이다. 매장 규모는 17평으로 테라스의 테이블을 포함하여  50~60개 정도의 좌석규모이다. 이 일대의 임대료는 다소 높아서 처음 상권분석할 때에도 저가형의 외식업은 수익성이 낮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히려 저렴하고 맛 있는 음식점이 적다는 것은 경쟁환경 측면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처음 시작한 2018년 12월에 인근에는 주점이나 카페 등만 있었고 음식점이 별로 없었다. 그 때문에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었다.

◆ 청결과 친절, 고객 위주의 레시피 개선

착한 가격과 맛, 시장성 높은 메뉴, 단순한 레시피 등 밀겨울 자체의 경쟁력도 있지만 광교호수공원점 황연옥 사장만의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

첫째는 고객을 생각하는 레시피 운영이다.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표준화된 레시피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황 사장은 고객 중심으로 레시피를 최소한 수준으로 변경하는 것은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락 비빔밥에 당근 대신 파프리카를 넣는 것도 단가는 올라도 고객의 식감과 맛을 위해 기꺼이 감수하며 시락의 비율도 고객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에 따라 조금 높여 수익성 보다는 고객의 입 맛에 맞췄다.

둘째는 청결이다. 청결에 대해서는 강박관념이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지킨다. 식기들도 식기세척기만 사용하기 보다는 직접 삶아 소독하고 행주도 흰색만 사용하여 조금만 지저분해져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이 오기 전에 청소부터 철저히 하는 것은 광교호수공원점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셋째는 고객 중심의 친절이다. 재방문하는 고객의 취향과 입맛을 기억하고 이에 맞추어 밥과 시락의 비율을 조정하거나 메밀의 겨자양을 조절하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항상 고객의 의견을 수집하여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도입하는 무인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도 고객의 편의성을 우선으로 감안하였다.

◆ 현실적이고 유연한 매장운영

외식업의 애로 사항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직원관리이다. 소자본 창업으로 1인 운영이나 부부창업도 많지만 1원 이상의 직원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1년 내내 혼자나 부부가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직원이 한 두달만 근무하다가 퇴직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레시피가 단순한 메뉴라 하더라도 노하우가 쌓이지 않고 오히려 교육기간 동안 일거리가 늘어난다. 고객을 응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황사장은 직원들에게 형식적인 근무보다는 실제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한다. 손님이 없는데도 시간 떼우는 식의 근무보다는 저녁에 급한 일이 있으면 조기퇴근하고 다음 날에 보충하는 식으로 시간관리를 한다.

10시 출근시간을 못 지킬 경우에도 전날 준비를 미리 해 두어 고객을 맞는데 지장이 없다면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주말근무나 외국인 직원들의 쉬는 시간 확보나 대체근무에도 자유도가 높아져 직원의 만족도가 높다.

본사가 개발하는 신메뉴에 대해서도 무조건 도입하지는 않고 고객의 반응을 보며 도입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개발한 신메뉴인 콩국수와 열무비빔밥은 고객의 의견을 들어 도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가맹점의 사기를 올려주는 칼국수 증정 이벤트 등은 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히며 창업 희망자에게도 저가 메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맛과 친절, 레시피 준수, 위생과 청결 등 기본을 충실히 하라고 조언한다.